'이주의 발견'으로 말런 제임스의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문학동네, 2016)를 고른다. 작가와 작품 모두 생소하지만, 지난해 '맨부커상' 수상작이다. 말런 제임스는 1970년 자메이카 출생인데, 캐리비안 지역 출신 작가로는 1971년 V. S. 나이폴에 이어서 두번째로 부커상 수상 작가가 되었다(나이폴의 수상작은 <자유국가에서>였군).


"'밥 말리 살해 기도'라는 1976년 12월의 실제 사건을 인물 중심, 즉 삶의 시점에서 풀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총 13명의 화자가 일곱 건의 살인과 연루된 자신의 삶을, 그 사건이 지나고 나서도 기어이 이어지고 있는 자신의 삶과 흔적을 각자의 시선에서, 각자의 언어로 전하는 형식이다. 1부에서는 사건 전날인 1976년 12월 2일의 이야기를, 2부에선 사건 당일, 3부는 3년 후, 4부는 9년 후, 5부에서는 15년 후에도 이어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어권 최고 문학상 수상작은 어떤 주제를 어떤 수준으로 다루는지 감상해보아도 좋겠다. 아울러 맨부커상 심사위원회의 안목도 확인해볼겸. “이 작품은 범죄의 세계를 넘어 우리가 거의 알지 못했던 역사 속으로 깊숙이 안내하는 소설로, 이 시대의 고전이 될 것이다” 



맨부커상 얘기가 나온 김에 적자면, 이번주에는 수상작이 한 권 더 나왔다. 2005년 수상작인 아일랜드 작가 존 밴빌의 <바다>(문학동네, 2016)다. 애초에 '존 반빌'이란 저자명, 그리고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랜덤하우스코리아, 2007)란 제목으로 나왔던 책인데, 이번에 제목을 바꾸어서(원제대로) 세계문학전집판으로 재출간되었다. 소개는 이렇다. 

"제임스 조이스와 사뮈엘 베케트를 잇는 아일랜드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존 밴빌의 대표작이자 맨부커상 수상작.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 대거 발표되어 '황금의 해'라는 별칭까지 붙은 2005년의 맨부커상은 존 밴빌의 열네번째 소설인 <바다>를 수상작으로 선정하며, "아련하게 떠오르는 사랑, 추억 그리고 비애에 대한 거장다운 통찰"이라 평했다. 아내와 사별하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어린 시절 한때를 보낸 바닷가 마을로 돌아와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 미술사학자 맥스를 화자로 한 <바다>는, 자전적 경험과 함께 밴빌 특유의 섬세하고도 냉철한 아름다움을 지닌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생의 궤적을 그려낸 소설로, '현존하는 최고의 언어 마법사'로 불리는 밴빌의 명성을 입증한다."

뛰어난 작품들이라고 하니까 두 권 모두 원서도 구해보고 싶다. 늦가을의 시간 한 토막은 맨부커상 수상작을 위해서 빼놓아야겠다...


16.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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