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전'으로 표트르 크로포트킨의 <빵의 쟁취>를 고른다. 자서전과 <상호부조론>이 대표적인 저작인데, <빵의 쟁취>가 추가되었다. 그것도 올해 두 종이나. 애초에 불어판으로 나왔던 책인데, 이책에서 나온 건 이 불어 초판을 옮긴 것이고, 그보다 먼저 나온 행성B잎새판은 영어판을 대본으로 하고 있다.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이 그의 공동체주의 사상에 관한 차분한 설명이라면, <빵의 쟁취>는 적극적인 선동이다. 크로포트킨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이상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한다. 공공재를 오염시키고 사유화해 자신의 부를 축적시키는 자본가들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모든 사람이 좋은 교육을 받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터무니없는 착취와 불의가 없는, 모두가 좋은 삶을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책은 형식적 대의민주주의와 극소수에게만 부가 집중되는 병든 자본주의에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는 지금의 세대에게 좋은 삶의 권리, 빵의 행방을 다시 묻고 있다."

문제의식에 있어서는 과거의 고전이 아니라 현재의 고전으로서도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하겠다.

 

 

언젠가 한번 언급한 것 같은데, 크로포트킨의 책은 여러 차례 표지갈이를 하거나 중복출판된 게 특징이다. 자서전만 하더라도 두 차례 표지와 제목이 바뀌어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3가지 판본이 있다.

 

 

반면에 <상호부조론>은 <만물은 서로 돕는다>로 출간된 이래 두 종의 번역본 더 나와서 모두 세 종이다. 번역이 다르고 출판사도 다르다.

 

 

그밖에 선집으로 <아나키즘>(개신, 2009)과 격문으로 <청년에게 고함>(낮은산, 2014)까지가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크로포트킨이다. 졸라의 <제르미날>에서 "빵을 달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을 읽다 보니 생각이 나서 적었다. <빵의 쟁취>는 1892년 파리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제르미날>은 그보다 앞서 1885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16. 0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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