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저자는 아니지만 은근히 자주 소개되는 일본 저자 중에 나카지마 요시미치가 있다. 철학자로서 칸트 전문가라고 하는데, 국내에 소개되는 책은 비교적 가벼운 교양서다. 가령 <일하기 싫은 당신을 위한 책>(신원문화사, 2011)이라고 하면 철학자가 쓴 책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다는 이 책은 37살까지 직업을 갖지 않았던 저자의 자기 체험을 반영한 처세서라고 한다.

 

"일하기 싫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있어서 일이란 무엇인지,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등에 대한 힌트를 제시함으로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일깨워주고 있다. 일에서 삶의 보람을 찾지 못한 20대, 30대, 40대, 50대의 네 사람과 저자의 가상의 대담이라는 형식을 통해, 각자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그보다는 좀더 철학적인 책으로는 <철학의 교과서>(지식의날개, 2014)가 있는데, 저자 나름의 시각을 담은 철학 입문서로서 나도 언급한 적이 있는 책이다.

 

미리 두 권의 책 얘기를 꺼낸 것은 이번주에 새로운 책이 나왔기 때문인데, <비사교적 사교성>(바다출판사, 2016)이 그것이다. 2013년작. "일본에서 '싸우는 철학자'로 알려진 나카지마 요시미치는 40여 년간 칸트라는 사람과 그의 철학에 천착해 왔다. 그의 집필 활동은 주로 칸트의 철학을 알기 쉽고 명료하게 읽어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칸트가 말한 '비사교적 사교성'을 실마리 삼아, 관계 맺기에 절망적으로 서툴거나 곤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을 생각하며 쓴 철학 에세이다."

 

 

물론 책이 나온 배경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혼자'(홀로)라는 게 사회의 화두이기 때문.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위즈덤하우스, 2015)이 이런 추세를 대표한다.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걷는나무, 2015)나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동양북스, 2015) 등의 책들도 비슷한 기획의 산물일 테다. 이 문제의 칸트적 번안이 '비사교적 사교성'인 것. 여하튼 혼자라는 문제를 좀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듯싶다...

 

16. 0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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