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르려다 보니 후보감이 너무 많아서 일본인 저자 두 명을 따로 묶는다. 좀 알려진 우치다 타츠루와 다소 생소한 사토 마사루이다.

 

 

출판계의 대세 작가인 사이토 다카시나 기시미 이치로만큼은 아니지만 우치다 타츠루의 책도 매해 한두 권씩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번에 <반지성주의를 말하다>(이마, 2016)가 나옴으로써 <하루키씨를 조심하세요>(바다출판사, 2016)에 이어서 올해는 벌써 두 권을 채웠다. 지난해에는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샘터사, 2015)가 나왔었다.

 

 

우치다 타츠루의 간판 저작은 <푸코, 데리다,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갈라파고스, 2010). 결코 많이 나갈 만한 타이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문 독자들의 호평 속에 '중박'을 쳤던 책이다. 그밖에 <하류지향>(민들레, 2013) 등이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이번에 나온 <반지성주의를 말하다>는 단독 저작이 아니라 우치다의 편저다. "최근 더욱 심해져 가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와 소수자 혐오, 그에 따른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밑바탕에는 반지성주의와 반교양주의가 있음을 성찰하는 책이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과 논객 다수가 저자로 참여하여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적 반지성주의의 역사적, 동시대적 맥락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부제는 '우리는 왜 퇴행하고 있는가'인데, 일본 사회에 대한 진단이지만 반지성주의의 현황이 우리와 동떨어진 건 아니므로 참고할 만하다.

 

 

한글 이름으로는 두 명의 사토 마사루가 있는데(<시진핑 시대의 중국>의 저자 사토 마사루는 중국 전문가다), 여기서 다루려는 이는 다치바나 다카시와의 대담집 <지의 정원>(예문, 2010)을 통해 이름을 알린 사토 마사루다. 전진 외교관으로 러시아통이었고 현재는 전업작가로 활동한다. 그의 책 두 권이 이번에 나란히 나왔는데, <종교개혁 이야기>(바다출판사, 2016)와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역사의아침, 2016)가 그것이다. 좀더 묵직한 책은 <종교개혁 이야기>.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표논객이자 칼날 같은 사회비판으로 유명한 사토 마사루. 그가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15세기 종교개혁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흔히 루터와 칼뱅으로 대표되는 종교개혁으로만 알고 있지만, 그보다 백 년 전 보헤미아의 사제였던 얀 후스가 범접할 수 없는 절대 교황권에 대항하며 제대로 된 신앙을 부르짖다가 화형대의 잿더미로 사라진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저자는 신학자들로부터 '종교개혁 이전의 종교개혁자'로 일컬어지는 얀 후스의 사상과 투쟁을 되짚어본다."

프라하 광장의 얀 후스 동상이 생각나서 더 궁금한 책이기도 하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는 '복잡한 현대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역사'가 부제이며, "구체적으로는 제국주의, 민족 문제, 종교 분쟁의 세 가지 키워드로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통사적인 지식 없이도 세계사의 큰 흐름을 읽어낼 수 있도록 독자를 안내한다." 사이토 다카시의 <세계사를 욺직이는 다섯 가지 힘>(뜨인돌, 2009)과 비슷한 성격의 책으로 보인다...

 

16. 06.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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