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을 한권 더 고른다. 분량으로 보자면 '어마어마한 발견'이라고 할 만한데, 무려 1100쪽에 이르는 <20세기 프랑스 역사가들>(삼천리, 2016)이다. '새로운 역사학의 탄생'이 부제. 사실 편제 자체가 두꺼워질 만하다. 42명의 프랑스 역사가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20세기 프랑스 역사가 사전'이라고 보면 되겠다. 옮긴이의 말에서는 '20세기 프랑스 역사학의 오디세이아'라고 불렀다. 앙리 피렌(1862-1935)에서 앙리 루소(1954- )까지다.

 

 

원저는 영어본이다. 영어권의 프랑스사 연구자들이 총동원된 듯한 인상이다(실제로야 그렇지 않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이런 규모의 책을 꾸미려면 관련학계가 총동원되어야 한다). 원저에 대한 욕심도 생기는데, 하드카바밖에 없어서 가격이 좀 부담스럽긴 하다(20만원대). 같이 비교가 되는 책은 작년에 나온 <역사학의 거장들 역사를 말하다>(한길사, 2015)이다. 마르크 블로크, 페르낭 브로델, 조르주 뒤비, 미셸 푸코 등이 두 권에서 중복되는 이름이다.

 

 

어떤 용도로 읽을 수 있는가. 역사학 전공자라면 통독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사전으로 활용할 만하다. 가령 최근에 나온 <날씨의 맛>(첵세상, 2016)의 편자 알랭 코르뱅(1936- ) 같은 역사학자를 알게 되었다면, 그의 전반적인 관심사와 이력을 이 책에서 읽어보는 식이다.

 

 

책에서 코르뱅보다 젊은 역사학자는 딱 두 명인데, 로제 샤르티에(1945- )는 국내에 <읽는다는 것의 역사>와 <프랑스혁명의 문화적 기원> 등이 번역되었고, 앞서 언급한 앙리 루소의 책으론 <비시 신드롬>이 나와 있다. 곧 <20세기 프랑스 역사가들>은 이런 책들을 읽기 전후에 읽어볼 만하다. 엄두가 안 나는 독자라면 도서관에서 대출하거나 필요한 페이지만 복사해서 읽어도 좋겠다...

 

16.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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