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책이 오랜만에 나왔다(실제로 그런 건 아니지만 인상이 그렇다). <효율적 이타주의자>(21세기북스, 2016). '예일대학교 캐슬 강연'을 묶은 것이라서 분량이 두껍진 않다.

 

"사회의 도덕기반과 윤리 이슈들을 다루는 예일대학교 캐슬 강연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세계적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사회운동,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를 소개한다. 효율적 이타주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운동이다. 싱어 교수는 타인을 돕는 데 있어서 이제는 더 이상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의 생명과 고통이 자신의 것과 동등한 수준의 가치를 지닌다는 인식을 이성적으로 이해할 때, 세상에 더 많은 ‘선’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감정적’ 기부의 단점을 지적하고, 진정으로 ‘착한 행동’이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한다. 지구촌 빈곤 퇴치부터 멸종위기 동물 보호, 말라리아 예방부터 맹인안내견 보급까지 다양한 구호활동의 가치를 비용대비효과 차원에서 적나라하게 해부한다."

아, 오랜만에 나온 책이라는 인상을 받은 건 이 책의 주제가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산책자, 2009)를 잇는 것으로 여겨져서다. 원제가 '효율적 이타주의'인 건 아니지만, '착한 사람들의 일회성 기부와 감성적 이타주의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감성적 이타주의냐, 효율적 이타주의냐'란 문제제기로 이해해도 좋겠다. 혹은 감성(직관)이냐 이성이냐. 이런 구도는 싱어가 줄기차게 반복하고 있는 구도다. 그리고 그는 도덕/윤리적 판단에서 단연 이성(적 추론)의 편을 들고자 한다.

 

 

피터 싱의의 철학적/윤리적 입장을 이해하는 데 가장 요긴했던 책은 방한 강연문을 엮은 <이 시대에 윤리적으로 살아가기>(철학과현실사, 2008)였다. 아무래도 강연은 핵심을 압축하여 전달해주니까. 그런 의미에서 <효율적 이타주의자> 역시 피터 싱어 입문용으로 읽어도 무방하겠다...

 

16.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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