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에 서울 YMCA에서 주최한 청소년문학상 심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재작년에 이어서 두번째였다), 오늘 그 수상집이 도착했다. 심사위원단의 일원으로 간단한 심사평을 실었는데, 여기에 옮겨놓는다. 아래 사진은 수상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심사평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문학에 뜻을 둔 많은 청소년이 원고지에 손글씨로 쓴 작품들에서 풋풋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 모두가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또 반드시 그럴 필요도 없다) 문학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문학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지닌 좋은 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읽어줄 독자가 없는 문학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좋은 독자는 좋은 작가가 탄생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더불어 말하자면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독자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필수적으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작품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럴 만한 시간과 여유가 지금의 청소년에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핑계로는 우리가 아무것도 쓸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수상자와 참가자 모두 '어떤 책도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각오의 열혈 독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문학의 키는 여러분이 읽어치운 만큼 성장합니다.

 

16. 03. 16.

 

 

P.S. 말이 나온 김에 청소년문학 관련서를 찾아봤다. 아주 드문 사례로 보이는데 청소년문학 전문 비평서로 오세란의 <청소년문학의 정체성을 묻다>(창비, 2015)가 지난해말에 나왔다. 작품으로는 제6회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손서은의 <테오도루 24번지>(문학동네, 2016), 그리고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수상작으로 김서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자음과모음, 2012) 등이 주목받는 듯싶다. 창작에 뜻을 둔 청소년이라면 일독해봄 직하다. 물론 청소년이 쓴 작품들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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