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루츠 라파엘이 엮은 <역사학의 거장들 역사를 말하다>(한길사, 2015)를 고른다. 독일에서 나온 책으로 제목대로 근현대 역사학의 거장들을 소개하는 책. 역사가 인명사전으로도 읽을 수 있다.

 

역사책을 읽기 위해서는 역사가를 먼저 알아야 하고, 역사가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역사가를 낳은 사회를 알아야 한다. 이는 카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우리에게 주는 매우 유용한 조언이다. <역사학의 거장들 역사를 말하다>는 지난 두 세기 반 동안 근대 역사학의 태동과 발전을 주도했던 역사가 중에 거장을 선별하여 그들의 고전적인 저술을 통해 역사학의 역사를 개관한다.

안 그래도 오늘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강의하면서 떠올리게 됐는데, 비슷한 성격의 책으론 얼마 전에 나온 이영석 교수의 <역사가를 사로잡은 역사가들>(푸른역사, 2015)과 마리아 루시아 등이 엮은 <탐사>(푸른역사, 2007)도 꼽아볼 수 있다. <탐사>는 "현대 역사학의 거장 9인의 고백과 대화"를 담은 인터뷰집이다.

 

 

그런 거장급에 속하는 역사가의 책으로 최근에 나온 것은 마르크 블로크의 <기적을 행하는 왕>(한길사, 2015)이다. <역사학의 거장들>에서는 '학문적, 정치적 진실을 보증하는 지식인'이라고 블로크를 소개하고 있다. 중세사가로서 블로크의 대표작으로는 <봉건사회>(한길사, 2001)와 <프랑스 농촌사의 기본성격>(나남, 2007) 등이 있다.

 

 

역사학 입문서로도 읽히는 <역사를 위한 변명>(한길사, 2007)도 블로크의 대표작.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블로크가 직접 참전했던 1940년 5월 독일과의 전투를 다룬 <이상한 패배>(까치, 2002)가 절판된 것. 막상 관심을 갖고 읽어보려니 '사라진 책'이 돼버렸다. "프랑스를 위해 싸우다 처형된 레지스탕스의 고백이기도 한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초 프랑스 패전의 원인을 가장 정확하게 분석한 글로 평가받고 있다"는 만큼 다시 출간되면 좋겠다...

 

15. 0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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