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 전에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식전이어서 그런지 '먹는 책'이 눈에 띄었다. 데버러 럽턴의 <음식과 먹기의 사회학>(한울, 2015). 저자는 초면인가 했더니 <의료문화의 사회학>(한울, 2009)이란 책으로 먼저 소개된 바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저작을 펴내고 있는 호주의 사회학자다.

 

 

<음식과 먹기의 사회학>의 원제는 번역본이 부제이기도 한 <음식, 몸, 자아>(1996)다. 어떤 책인가.   

음식이 몸과 자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연구하여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연구 과정에서 음식 먹기의 사회학과 감정 사회학을 결합시키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1996년에 출간되어 오래된 책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2011년과 2012년에도 재판을 거듭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의 먹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회 현상도 이 책을 통해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내가 보기에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다만 교양서라기보다는 학술서에 해당한다는 점(책을 낸 출판사나 책값만 보아도 책의 난이도를 어림할 수 있다). 정말로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인지는 미지수다. 대신 '음식사회학'이란 새로운 분야를 안내하는 입문서 정도로 읽을 수 있겠다. 찾아보니 같은 분야의 책으론 앨런 비어즈워스 등의 <메뉴의 사회학>(한울, 2010)이 번역돼 있다. <음식과 먹기의 사회학>과 역자가 같다. 어떤 경로로 번역됐는지 짐작하게 한다.

 

 

아울러 역자가 옮긴 책으론 밥 애슬리 등이 쓴 <음식의 문화학>(한울, 2014)이 더 있다. 최근에 나온 댄 주래프스키의 <음식의 언어>(어크로스, 2015), 그리고 몇년 전에 나온 주영하의 <음식인문학>(휴머니스트, 2011) 등과 같이 묶어서 읽어봐도 좋겠다(입맛을 좀 잃긴 했지만 책에 대한 입맛은 여전한 모양이다). 점심 먹어야겠다...

 

15. 0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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