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한번 하는 청소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전에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오랜만에 여행서를 한 권 골랐다. 이원근의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벨라루나, 2015).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이 부제다. '주말'이란 말이 제목에 들어간 책의 8할은 여행서로 보이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주말에 아무데도 못 가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책'. 그나마 '오지'라서 쉽게 갈 수는 없다는 핑계를 대본다. 그렇지만 '눈으로 하는 여행' 가이드북으로서도 쾌적하다. "이 책을 읽고 여행을 가고 싶어도 떠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신발 끈을 단단히 묶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원근 작가의 아버지는 하루라도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몸살이 날 정도로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쟁이이다. ‘승우여행사’의 대표로 국내여행을 개척해왔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원근 작가는 ‘여행박사’라는 여행사의 국내여행 팀장으로 17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답사를 했고, 다양한 코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여행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으며, 인솔하고 가이드해왔다. 이 책은 그가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배워온 여행과 작가가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오래 전부터 시작된 그들의 동행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손바닥만할 거라고 예단하기 쉽지만 찾아보면 의외의 오지 마을이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되는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절반이 강원도다!).

 

찾아보니 오지만 전문으로 찾는 오지 여행가들도 있는 모양이다. 해외 오지 여행서로서 이정식의 <세상 끝 오지를 가다>(쌤앤파커스, 2010), 박상주의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북스코프, 2009) 등이 눈에 띈다. 세계의 오지까지 갈 일이 있을까 싶지만, 책으로 둘러보는 여행쯤이야 언제든지, 얼마든지...

 

15.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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