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캐스파 헨더슨의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은행나무, 2015)을 고른다. 미처 예기치 않은, 상상하지 못한 책이다. 현재로선 '공존하려는 인간에게만 보이는 것들'이란 부제만 떠 있어서 실제로 어떤 책인지도 상상하기 어렵다.

 

 

다만 같이 꽂아둘 만한 책들은 떠오르는데, 알베르토 망겔의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궁리, 2013),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 2011) 등이다. 차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을 다룬 책이 아닐까, 라는 것. 나머지 두 책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의 상상(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공간과 영감을 제시해놓은 것과 대비되겠다. 하지만 이 역시 제목에 비추어 상상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책이 대체 무엇에 관한 것이고, 어째서 묵직한 분량을 자랑하는지는 실물을 봐야 알 수 있겠다.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해 상상해보는 것만으로 최소한 하루의 반나절은 의미심장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서가에 빈자리를 미리 마련해두면서...

 

15. 0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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