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서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건강서'에도 눈길을 주게 된 것이다. 관리를 잘 해오지 않은 만큼 중년에 이르러 건강에 무리가 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텐데, 몸도 마음도 준비가 안된 탓에 아직은 불편하다. 쑤시는 곳은 아직 없지만 걸리적거리는 곳은 많아졌다. 안 먹던 위장약을 먹어서인지 졸음도 계속 쏟아지고. 그래서 건강과 피트니스 분야의 책들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젊을 땐 거들떠도 보지 않던 분야다!), 심지어 책도 몇 권 주문했다.

 

 

아직 주문한 책은 아니지만 '이주의 발견'이라 할 만한 것은 에이미 랜스키의 <임파서블 큐어>(지식공감, 2015)다. "이 책은 호메오퍼시의 객관적인 특징과 가능성을 설명하며 원인을 모르거나 난치병이라 치료하지 못했던 모든 병들에 관한 희망을 준다"고 소개되는 책.

 

'호메오퍼시'는 다른 게 아니고 우리가 흔히 동종요법(동종의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자페증과 발달장애도 치유했다고 하니까 내가 아는 동종요법을 가리키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다. 다른 의미가 더 있는 걸까? 아무튼 '임파서블' 해보이는 병증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관심을 갖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 '2003년 이래 11년간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라고도 하고(아마존에 들어가 보니 평은 좋은 편이다). 저자의 최근작은 <능동적 의식>(2011).

 

 

건강서 분야로 오니까 나도 장님이나 다를 바 없다. 어떤 저자가 믿을 만한 저자이고, 어떤 책이 읽은 만한 것인지 감이 안 오기에 제목에 주로 이끌리게 된다. 그래서 주문한 책이 후지모토 야스시의 <피곤하지 않은 몸 만들기>(삼호미디어, 2014). 피곤한 사람들에게는 '마약' 같은 유혹이지 않을 수 없다(마약 경험이 없으니 실감나는 비유가 아니군). 소개에 따르면, "피곤해지고 그 피로가 안 풀리는 이유는 우리 몸의 ‘센서’, 즉 눈 · 코 · 입 · 귀 등의 감각기관을 잘못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로 누적의 근본적 원인을 밝히고 이를 개선할 방법, 나아가 피곤해지지 않는 방법을 알기 쉽게 알려준다." '셀프 클리닉' 시리즈의 하나인데, 내용이 괜찮으면 다른 책들에도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또다른 책은 인문서로도 분류되는 장지청의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판미동, 2015)다. '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가 부제. 중의학/한의학 관점에서 본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를 오랜만에 복습하고 싶어서 주문했다. 더불어, <마음과 질병의 관계는 무엇인가?>(한언출판사, 2015)는 두 독일인 저자가 쓴 것으로 자연치유에 관심을 가진 심리치료사들이다. 병과 치유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해주지 않을까란 기대에서 주문했다. <몸은 알고 있다>(이지앤, 2006) 란 제목으로 한번 나왔던 책이다. 헛다리를 짚은지도 모르겠지만, 이상이 새해를 맞아 건강서로 주문한 몇 권의 책이다.

 

 

운동을 하라는 충고를 자주 듣고 있어서 나대로 대응책을 마련하려던 참에 눈에 띈 책은 송영규의 <피트니스가 내몸을 망친다>(위즈덤하우스, 2010)이다. 운동을 한다면 통상 집앞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는 걸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니 관심이 안 갈 수 없는 책이다. 약이나 병과 마찬가지로 운동 또한 온갖 속설로 둘러싸여 있는 게 우리의 처지니까 말이다.

운동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이다.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속설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진실에 도달하고자 했다. 운동에 관한 한 우리는 일부는 잘못 알고 있고, 일부는 속고 있고, 일부는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것을 깨어 부술 때 건강을 위한 진정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유사한 책으로 지나 콜라타의 <헬스의 거짓말>(사이언스북스, 2005)도 눈길을 끈다. '당신의 트레이너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헬스와 피트니스의 진실과 오해'가 부제다. <생존체력, 이것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위즈덤하우스, 2014)부터 시작하려고 하는데, 지난 여름에 눈도장만 찍고 구입은 미뤄둔 모양이다. 이것도 주문 목록에 포함시켜야겠다. 

 

 

마흔을 넘긴 지가 얼마 안된 듯싶은데, 이젠 쉰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됐다. 그렇다고 <50세부터는 탄수화물 끊어라>(니들북, 2013)는 아직 읽고 싶지 않다(지옥에나 떨어져라!).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터이다. 그게 나이의 순리이므로. 또다른 속설에 따르면, 50세에 인생 역전을 이룬 인물들도 많으며, 55세부터는 '헬로 라이프'가 시작된다고 한다(무라카미 류가 그 나이를 넘겼구나). 이런 유혹 역시 필시 '마약'임에 틀림없을 듯싶다...

 

15. 02. 21.

 

P.S. 이번주에는 '이주의 저자'를 건너뛴다. 피곤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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