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들이 꼽은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들'이란 부제에 끌리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존 코널리와 디클런 버크가 엮은 <죽이는 책>(책세상, 2015)은 기대감만으로도 '죽이는 책'이다. "영미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19세기 작가들부터 최근 주목받는 미스터리 작가들까지, 미스터리 소설의 역사를 빛낸 작가들의 걸작 미스터리 121편을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20개국 119명의 장르작가들이 엄선하여 비평한 미스터리 비평 선집." 소개를 좀더 읽어보면,

 

미스터리의 망망대해에 처음으로 발끝을 적시려는 이들에게는 물론, 익숙한 항해사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미스터리 가이드북의 결정판으로, 에드거 앨런 포와 찰스 디킨스, 레이먼드 챈들러, 대실 해밋, 조르주 심농, 마이 셰발 & 페르 발뢰, 트루먼 커포티를 거쳐 페터 회, 기리노 나쓰오, 이언 랜킨에 이르기까지, 고전은 물론 풍문으로만 접해본 '전설의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골고루 다루고 있다. 누구라도 동의할 법하지만 지루한 필독서 목록이 아니라, 오직 '한 권'에 대한 사랑의 고백들이 모여 빚어낸,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목록이다.

작품 사전도 겸할 수 있기에(나는 이런 유형의 '사전'을 선호한다) 장서용으로도 의미가 있다. 어떤 책들이 시대별 걸작인지 알려주고, 또 무얼 읽는 게 좋을지 길잡이가 돼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번역도 적임자가 맡았다. 마이클 더다의 <코난 도일을 읽는 밤>(을유문화사, 2013)을 옮기고, <범죄소설>(강, 2012)을 쓴 김용언 전 프레시안 기자가 역자다. 연휴에 읽을 만한 책으로 손에 꼽을 만한데, 흠, 다음주에나 출고가 가능하단다...

 

15. 02. 18.

 

 

P.S. <죽이는 책>이 현역 장르작가들의 비평선집이라고 했는데, 공편자인 존 코널리의 책은 여럿 소개돼 있다. 공저로는 '세계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창조한 위대한 탐정 탄생기', <라인업>(랜덤하우스코리아, 2011)이 있고, 대표작으로 <잃어버린 것들의 책>(폴라북스, 2008)과 <언더베리의 마녀들>(오픈하우스, 2010) 등이 있다. '찰리 파커 시리즈'의 저자이기도 한데, 이 시리즈는 재미를 못본 탓인지 <모든 죽은 것>(오픈하우스, 2011) 한 권만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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