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의 <고백>(책세상, 2015)과 존 로크의 <인간지성론>(한길사, 2015)의 새 번역본이 나왔기에 '이주의 고전'으로 고른다. 루소의 <고백>은 <고백록> 혹은 <참회록>으로도 번역돼 있다. 최소한 댓 종의 번역본은 나와 있는 책.

 

 

책세상판은 '루소전집'의 1권으로 나온 것이기에 의미가 깊다(언제쯤 완간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어떤 책인가.

혁명적 사상가 루소의 빛과 어둠을 모두 담은 적나라한 자화상. <고백 1>은 그중 첫 번째 작품으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전체 2부 12권으로 구성되었으며(1, 2부를 각각 <고백 1>, <고백 2>로 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계수리공의 아들로 태어난 1712년부터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제안을 받아들여 영국 우턴으로 망명을 떠나기 전인 1765년까지 일어난 일들을 다루었다. 루소가 스스로 자기 삶의 주요 사건들을 기억에 의존하여, 혹은 서간 자료를 제시해가며 기록한<고백>은 그의 성격과 가치관을 형성시킨 배경과 경험, 인간관계, 주요 저작의 집필 동기와 출간 과정, 그 저작들이 당대에 불러일으킨 반향 등을 상세히 전하고 있어 루소의 삶과 사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 역할을 한다.

거기에 더하여 <고백>은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한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과 함께 자전 3부작을 구성한다.

당대 학자들과의 불화와 세간의 갖은 오해에 억울한 마음을 품고 자기 자신을 변호하고자 끊임없이 시도했던 루소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회상록 형식으로 집필한 <고백>, 여전히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심판대에 세워 가상의 대담집 형태로 쓴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 ― 대화>, 다소 평온해진 마음으로 자신을 담담히 성찰하며 쓴 일기 형태의 미완성 유고작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이렇게 세 편의 자전적 작품을 펴냈다.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는 책세상판 번역이 유일하고, 반대로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의 저작 중 아마도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 아닌가 싶다(적은 분량이 중요한 이유일 듯싶다). 새 번역 <고백>이 나온 김에 자전 3부작도 연이어 읽어볼 만하다. 이 정도만 해도 꽤 만만찮은 견적이 나오겠지만...

 

 

루소보다 80년 앞서 태어나 17세기 사상가이자 철학자로 분류되는 존 로크의 대표작 <인간지성론> 번역도 의의를 인정해줄 만하다. <인간오성론>으로도 번역되던 이 책은 그간에 동서문화사판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데이비드 흄과 로크 같은 영국 경험론자의 'understanding' 개념을 어떻게 옮기느냐는 문제는 좀 까다로운데, '오성''이해력''지성'으로 번역되고 있다. 아직 용어상의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은 듯싶다).  

존 로크는 17~18세기 영국경험론의 대표적인 철학자다. 정치·사상적으로 혼돈과 변혁의 시대인 근대 초기에 살면서 근대정신의 토대를 정초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가 남긴 업적은 오늘날에도 철학뿐만 아니라, 정치학·심리학·교육학·신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사회·정치사상은 미국의 독립선언서와 프랑스 혁명정신에 깊은 영향을 주었으며, 오늘날 자유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이념적 기초를 제공했다. <인간지성론>은 로크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도덕성과 계시종교”에 관해 토론하던 중 과연 인간의 지성이 그런 주제를 다루는데 적합한지 의문을 느낀 로크는 이후 20여 년동안 인간지성의 문제에 천착한다. 그만큼 <인간지성론>은 로크 사상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그간에 로크의 책은 <통치론>과 <시민정부> 같은 정치철학서들이 주로 읽혀왔고, <교육론>이나 <관용론> 등이 곁들여지는 정도였다. <인간지성론>이 더해짐으로써 '로크 읽기'도 묵직해졌다...

 

15. 0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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