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마치 '가을방학'이라도 끝난 느낌이다. 이제 바쁜 일정 속에 푹 파묻혀 지내다 보면 연말에 가서야 다시 정신을 차리게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여유가 없을 듯싶어서 미리 '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이번주에는 책이 따로 나오지 않을 것이기에 한 주 묵은 저자들이라고 해도 되겠다.

 

 

먼저 '돌아온' 우석훈. 얼마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 <내릴 수 없는 배>(웅진지식하우스, 2014)를 내기도 했지만 독자의 기대는 아무래도 '경제학자' 우석훈 쪽에 더 쏠리게 된다(<아날로그 사랑법>(상상너머, 2013)란 책도 펴냈다는 건 오늘 알았다!). <불황 10년>(새로운현재, 2014)면 언제부턴가 예고된 책 같은데, 여하튼 제목도 세다.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가 부제. "<88만 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이 쓴 불황 극복을 위한 생활경제 매뉴얼. 지난 15년 동안 저자가 사석에서 나눴던 ‘개인의 경제생활에 대한 진지한 조언’이 실려 있으며, 불황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실전 팁도 함께 담겨 있다."

 

 

이어서 인문저술가 박홍순.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인문학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만 소개되는데, 강연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글쓰기에 있어서는 절정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 서양철학사와 서양미술사를 종횡으로 엮은 대작 <사유와 매혹1,2>(서해문집)을 펴낸 뒤에도 네 권의 책을 더 얹었다. 이런 페이스라면 올해 안으로 한 권이 더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낸 책은 <미술로 뒤집는 세계사>(르네상스, 2014). 저자가 주로 미술사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점을 확인하게 해준다. 소개에 따르면, "세계 역사를 뒤바꾼 결정적인 사건과 밀접하게 연관된 미술 작품 또는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표현한 미술 작품을 통해 역사의 이면을 만나본다. 또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온 정보에서 편견과 왜곡을 걷어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뒤집어 본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 정도로 손에 들 수 있겠다.

 

 

끝으로 저명한 환경운동가와는 동명이인인 미술사학자 최열. '이중섭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자부하는 대작 <이중섭 평전>(돌베개, 2014)이 출간됐다. 932쪽 분량. "불분명한 것들 투성이인 우리 미술사 연구의 한복판에서 다른 무엇이 아닌 문헌과 기록 그리고 남아 있는 작품만을 바탕으로 그 실체를 밝히는 데 주력하는 대표적인 연구자인 저자는 언젠가 이중섭에 관한 기록을 완성하겠노라는 마음으로 오랜 세월 동안 그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섭렵했고, 흩어진 퍼즐을 짜맞췄다." 그러고는 마침내 써냈다. 아직 실물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상당 기간 이중섭 평전의 정본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또다른 평전으론 <박수근 평전: 시대 공감>(마로니에북스, 2011)이 있다. 주저는 <한국현대미술비평사>(청년사, 2012)로 보인다.

 

 

덤으로, 이중섭 평전에 대해. 가장 유명한 두 종은 고은 시인의 <이중섭 평전>(향연, 2004)와 정치학자 전인권의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문학과지성사, 2000)이다. 이중섭의 편지를 엮은 <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다빈치, 2011)은 평전을 읽을 때 필참해야 하는 자료. 최열의 평전과 함께 세트로 묶어놓아야겠다...

 

14. 0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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