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대기근을 다룬 수전 캠벨 바톨레티의 <검은 감자>(돌베개, 2014)를 '이주의 발견'으로 더 고르다. 말 그대로 '아일랜드 대기근 이야기'가 부제. 미국 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 최우수 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고. 찾아보니 디스커버리 총서로도 피터 그레이의 <아일랜드 대기근>(시공사, 1998)이 소개돼 있다. 어떤 책이고 어떤 재앙이었나.

 

1845년 아일랜드에 재앙이 닥쳤다. 하룻밤 사이에 까닭 모를 전염병이 돌아 농가의 거의 유일한 식량이었던 감자가 검게 썩기 시작했다. 감자 전염병은 5년간 되풀이되었고, 가난한 아일랜드인 100만 명이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다 죽었다. 대대로 살아온 고국을 쫓기듯 떠난 사람도 1910년까지 500만 명에 달했다. 아일랜드를 완전히 바꿔 버린 이 역사적 사건을 오늘날 우리는 ‘아일랜드 대기근’이라고 부른다. ‘아일랜드 대기근’은 100년도 훨씬 전 먼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이지만, 굶주림과 질병, 죽음, 혼돈과 봉기 등 일련의 과정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이 책은 아일랜드 민중이 자기 삶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진짜 대기근 이야기를 전한다. 이를 통해 독자가 오늘날에도 반복되는 불합리한 ‘굶주림’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과 극복 방법에 대해 고민하도록 이끈다.

 

대기근 관련서로는 중국의 대기근을 다룬 <1942 대기근>(글항아리, 2013), 김덕진의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푸른역사, 2008) 등이 나와 있다(<대기근, 조선을 뒤덮다>는 절판이군). 개인적으로는 소위 '역대급' 대기근으로 꼽히는 1932-1933년의 우크라이나 대기근(홀로도모르)에 관한 책도 나오길 기대한다.

 

 

찾아보니 덴마크 작가 레네 코베르뵐과 아그네테프리스가 공저한 <나이팅게일의 죽음>(문학수첩, 2014)이 우크라이나 대기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30년대 스탈린 치하의 우크라이나에서 대기근에 시달리던 두 소녀와 현대 덴마크에서 약혼자의 학대를 못 이기고 살인미수를 저지른 뒤 도망친 우크라이나 출신 망명 여성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서로 엮이면서 유럽 현대사를 아우르는 숨 막히는 미스터리가 펼쳐진다"는 소설이다. 우크라이나 대기근에 대해서는 더 본격적인 책이 나오면 좋겠다...

 

14. 0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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