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컬렉션'에 적어두긴 하지만, 반드시 수집대상인 책들만 컬렉션 목록에 오르는 건 아니다. 때로는 관심을 가질 뿐인 책도 있다. 서점에서 책장을 열어보기는 하되 계산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꽂아두는 책들. 최근에 나온 중국 관련서들이 그런 관심의 경계선상에 놓인 책들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구입하거나 읽게 될 성싶지 않지만 출간 사실은 적어두려고 한다.

 

 

 

먼저 독일의 중국학자 알프레드 포르케의 <중국근대철학사>(예문서원, 2013)이 나왔다. 포르케판 '중국철학사 시리즈'의 완결판. "지난 2004년에 번역 소개된 <중국고대철학사>(소명출판사)에서 선진시대의 철학사 전반을 다루고 2012년의 <중국중세철학사>(예문서원)에서 한대와 위진남북조시대, 당대의 철학사를 다룬 데 이어, 이번에 선보이는 <중국근대철학사>에서는 송대와 명대, 청대의 철학사를 다루고 있다." 관심은 가져볼 수 있지만, 936쪽 분량에 책값도 65000원이 매겨져 있어서 사실 쉽게 엄두를 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서구, 특히 독일의 중국철학사란 점에서 궁금한 정도.

 


중국 본토에서 나온 중국철학사로는 북경대학교철학과연구실 편의 <중국철학사>(전4권, 간디서원, 2005)가 나온 바 있지만 이미 절판된 상태다(4권은 절판되지 않았지만 이미지가 뜨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소장하고 있지만 중국철학사 중 가장 대표적인 건 펑유란의 <중국철학사>(까치, 1999)일 것이다. 영어판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책. 표준서라고 할까. 

 

 

프랑스의 중국학을 대표하는 학자는 마르셀 그라네인데, 그의 대표작 <중국 문명>이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았다. 수년 전 근간 목록에서 봤던 듯도 싶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아무튼 그라네까지는 관심도서에 속하지만, 알프레드 포르케의 <중국철학사>는 보류도서다.

 

 

이어서 민택의 '중국문학이론 비평사 시리즈'. 이 역시 대단히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보이는데, '양한시대'(2001)와 '위진남북조'(2008) '수당오대시기'(2008)까지 세권이 출간됐었다. 거기에 지난 연말에 한권이 더해졌다. <중국문학이론 비평사:송금원>(성신여대출판부, 2013).

 

 

해프닝이 좀 있는데, 이 책이 알라딘에는 <중국문학이론 이평사>(이화여대출판부, 2013)로 등록돼 있다. '비평사'가 '이평사'가 된 건 물론 오타인데, 알라딘만의 오타는 아니고, 네이버 검색에도 그렇게 뜬다. 출판사에서 보도자료를 잘못 넣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중간에 아무도 교정할 생각을 안 했다는 것. 게다가 출판사도 '성신여대출판부'가 엉뚱하게 '이화여대출판부'로 바뀌었다. 이건 알라딘만의 오류다. 게다가 송나라, 금나라, 원나라 시기를 다뤘다는 의미의 '송금원'이 알라딘에는 버젓이 '저자'라고 뜬다. 제목과 저자를 한자로만 박은 책을 펴낸 곳도 좀 무심하지만, 무지를 표나게 과시하는 알라딘도 생각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당초 표지 이미지 없이 <중국문학이론 이평사>라는 제목으로 뜰 때도 의심스러웠는데, 역시나 오기였다.

 

개인적으론 <중국문학이론 비평사>란 타이틀이면 충분히 읽어볼 생각이 있었는데, 이게 현재 나온 걸로만 4권짜리면 애기가 좀 달라진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그 정도로 자세하게 알아야 할 것도 아니고 읽을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관심도서에서 보류도서로 분류하는 이유다...

 

14. 01. 05.

 

 

P.S. 지난주에 구입한 중국 관련서 가운데 으뜸은 후지이 쇼조의 <중국어권 문학사>(소명출판, 2013)다. 저자는 도쿄대학 문학부 교수로 전공이 중국현대문학이라고 돼 있다. 루쉰에 관한 책이 몇 권 있는 걸로 보아 루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신뢰할 만한 이력의 저자가 내놓은 책이라 믿음직하다. 그래서 같은 저자의 <현대 중국문화 탐험>(소화, 2002)과 <현대중국, 영화로 가다>(지호, 2001)도 한꺼번에 구입했다(<현대중국, 영화로 가다>는 절판된 상태여서 중고로 구입했다). 그보다 먼저 <100년간의 중국문학>(토마토, 1995)가 같은 역자의 번역으로 처음 나왔었다는 데 절판된 지 오래 됐다(256쪽의 얇은 책이다). 이 또한 다시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