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푸틴의 방한을 계기로 러시아 관련서를 검색해보다가 주문해서 받은 책은 알레나 레데네바의 <러시아를 움직이는 힘>(한울, 2013)이다.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책의 부제는 '정치와 비즈니스에서의 비공식 관행'. 말 그대로 러시아를 움직이는 '비공식 규법'에 관한 연구서다. 제목이 주는 인상과 달리 저널리즘적인 책이 아니라 학술서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진 독자나 러시아를 사업 파트너로 둔 관련업계 종사자라면 필독해볼 만하다. 소개는 이렇다.

러시아가 체제 전환의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 지도 벌써 21년이 지났다. 러시아와 새롭게 협력을 도모하거나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많은 정책 입안자와 기업인은 러시아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아직도 잘 알지 못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러시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역작이다. 특히 러시아인이지만 영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한 합리적 내부자의 시각을 통해 러시아 정치와 경제의 운영방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같은 맥락에서 눈길이 가는 책은 일본 외무성의 관리가 쓴 <러시아의 논리>(한울, 2013). 모스크바 주재 일본대사관의 직원이기도 했던 다케다 요시노리는 국제사회에서 러시아가 어떤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지를 해명하고자 한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이란 핵 문제, 키프로스 구제금융 등 여러 쟁점 사안에서 항상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며 국제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날 러시아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이며, 그 규칙은 무엇인가? 이 책은 호기심과 경계심이 섞인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현재와 미래의 러시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데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보다 저널리즘적인 시각에서 러시아를 움직이는 실세들을 다룬 책으론 매일경제 김병호 기자의 <올리가르히>(더퀘스트, 2013)와 조선일보 권경복 기자의 <21세기를 움직이는 푸틴의 파워엘리트 50>(21세기북스, 2011)이 있다. 소련의 마지막 권력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자서전 <선택>(프리뷰, 2013)도 고르바초프의 시대가 옐친 시대를 거쳐 어떻게 푸틴의 시대로 넘어가게 됐는가를 살펴볼 때 요긴한 자료가 되겠다. 러시아는 어디로 가는가. 19세기 작가 고골이 던졌던 질문이지만,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여전히 오리무중이기에...

 

1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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