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은 뜻밖의 국내서다. 나치 시대에 관한 굵직한 번역서들로 잘 알려진 김학이 교수의 첫 단독저서인 <나치즘과 동성애>(문학과지성사, 2013). 공저는 몇권 되지만, 단독으로는 처음 펴낸 연구서이다. '독일의 동성애 담론과 문화'가 부제.

 

 

 

이미 <히틀러 국가>(문학과지성사, 2011)나 <나치 시대의 일상사>(개마고원, 2013) 등의 번역서를 펴낸 만큼 연구주제가 '나치즘'인 건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동성애? 저자는 당초에 '성의 정치사'를 연구주제로 골랐고, 독서를 진행하면서 20세기 전반기 독일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된 주제인 동성애로 자연스럽게 범위가 좁혀졌다고. 결과적으론 국내에서 상당히 희소한 주제의 연구서가 나왔다. 책소개는 이렇다.

바이마르 공화국과 나치 시대 전문가인 김학이 교수의 첫 저작. 바이마르공화국과 나치 시기에 출판된 수많은 책과 신문 기사, 동성애자들의 수기, 게슈타포의 수사기록, 법원의 판결문 등을 바탕으로 당시의 동성애 해방운동, 정치를 상세하게 분석하고 동성애자들의 일상을 소설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를 통해 나치즘과 동성애는 어떤 관계였는지, 나치 체제는 어떤 성을 생산해내려고 하였는지, 그리고 나치는 과연 어떤 국가였는지를 탐문한다.

 

여러 번역서들, 특히 힝베르크의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개마고원, 2008) 같은 대작 번역에서 보여준 학문적 태도와 성실함으로 미루어보건대, 연구서 역시 역작일 것으로 기대된다...

 

13. 11. 07.

 

 

P.S. 사실 오전까지만 해도 '이주의 발견'으로 점찍어둔 책은 오스트리아의 미술사학자 알로이스 리글의 <기념물의 현대적 숭배 - 그 기원과 특질>(기문당, 2013)이었다. 이름만 들어본 저자의 첫 번역서라 주목을 끄는데, 대표저작은 아니고 200쪽 남짓의 얇은 책이어서 김학이 교수의 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언급할 만한 가치는 있을 듯싶다.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이 책은 문화재의 여러 가치들의 상관성을 해명하면서 기존의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넘어선 경년의 가치, 기억의 가치, 사용의 가치, 새로움의 가치, 상대적인 예술적 가치를 제시한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사고의 결과물이다. 문화재의 다양한 가치가 현대 사회에서 융복합을 거듭하는 가운데 문화재 전문가들이 조정자로서, 가치의 총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가치의 균형을 잡고 그들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알려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