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간지 기사들을 읽다가 배우 최민식의 '마스터클래스' 강연기사를 접했다. 재미있게 읽었기에 마지막 대목을 옮겨놓는다(전문은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603183.html).

 

한재덕_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최민식_사나이픽쳐스에서 제작한 <신세계>의 강 과장.

 

한재덕_그건 황정민씨 영화지. 거기서 선배가 한 게 뭐가 있나. (일동 웃음)

 

최민식_어쨌든 배우라면 오감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훌륭한 창작물을 많이 접해야 한다. 돈 생기면 성형하지 말고 좋은 공연을 보고 콘서트장에 가라. 외형적인 데 말고 나의 내면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돈을 썼으면 좋겠다. 진짜는 귀하다. 흔하지 않다. 내가 나를 귀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나는 예술가다. 나는 배우다. 남이 날 알아주기 전에 내가 날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개차반처럼 놀다가도 촬영 들어가면 나를 차갑게 통제할 수 있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부화뇌동하지 말고 처절하게 외로워봐라. 우리말이 아니라 좀 그렇긴 한데 ‘곤조’라는 말이 있지 않나. 진짜 내 자신을 냉정하게 다그치고 통제할 필요가 있을 때 그런 기질이 나와야 한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안 할 거면 다른 사람 피해주지 말고 일찌감치 때려치워라. 나도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재무장한다. 훌륭한 배우가 되기까진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다.

 

한재덕_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뭐냐고 여쭤봤는데…. 아무튼 훌륭한 말씀 잘 들었다. (일동 웃음)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최민식_미안합니다. (일동 웃음) 아무튼 스스로가 귀한 존재란 걸 인식해주었으면 좋겠다. 개뿔도 없는 자존심으로 버텨야 한다. 그런 거 누가 챙겨주는 거 아니다. 그거 하나로 나도 지금까지 살아왔다.

13. 0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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