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룬 책들이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듯싶은데, 지난주에도 몇권의 책이 나왔다. '개 구하기와 인생의 의미'를 부제로 한 스티븐 코틀러의 <치와와 우두막에서>(필로소픽, 2013)도 그중 하나다.

 

 

저자는 저널리스트이자 유기견 보호소인 '란초 데 치와와'의 공동설립자라고 한다. 공저한 논픽션 <어번던스>(와이즈베리, 2012)도 국내에 소개된 저자다. 내용은 어림짐작해볼 수 있다.

여자 친구를 따라 우연히 뛰어들게 된 유기견 구호에서 시작해 철학적, 과학적 탐구를 거쳐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담은 개에 관한 인문 에세이. 유기견 보호소에서조차 포기한 시한부 운명의 개들이 모인 뉴멕시코의 ‘치와와 목장’에서 병들고 학대당해 버려진 개들이 다시 사람을 받아들이고, 공동체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서로 배려하는 이타주의적인 개들, 불치의 장애를 가진 개에게는 예외를 인정해 공동체의 평화를 유지하는 개들, 놀이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혼자 연습을 하는 개, 동성애 개 등 통념을 뒤집는 개의 행동들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개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뒷표지의 소개로는 "연인을 위해 개 구호 활동에 뛰어들었다 개 없이는 못 살게 된 한 남자의 실존적 회고록"이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독자들에겐 더없이 흥미로울 만한 책.

 

 

 

웨인 파셀의 <인간과 동물, 유대와 배신의 탄생>(책공장더불어, 2013)은 더 본격적인 책으로 '동물권리선언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은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책공장더불어, 2012)였다. '책공장더불어'는 동물원에 위치하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동물 관련서를 전문적으로 내고 있는 출판사다. '동물과더불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야생동물병원24시><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등 다수의 책을 펴낸 곳이다. 출판사 대표의 열성도 대단하지만, 이 책들이 유통될 정도의 독자층도 형성된 듯하다. <유대와 배신의 탄생>의 저자 웨인 파셀은 미국의 가장 큰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대표. '인도적인 동물보호운동의 얼굴이자 목소리'라고도 일컬어진다. 휴메인소사이어티는 무려 1100만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단체라 한다(이 정도면 파워를 안 가질 수가 없겠다).

 

 

<동물해방>의 저자 피터 싱어도 추천사에 한마디 보탰는데, 이렇게 적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놓쳐서는 안 되는 책. 미국에서 오늘날 동물복지가 주요 이슈가 되는 데 기여를 한 웨인 파셀은 동물의 지성부터 동물원까지, 공장식 축산, 투견으로 구속된 마이클 빅 사건 등 모든 것에 대한 그의 견해를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유익하며, 박진감 넘치고, 충격적이다. 이 책은 우리가 동물과 맺는 관계의 영역을 모두 다루고 있다.

 

 

한편 철학자 데리다도 말년에 숙고했던 주제 가운데 하나가 동물과 동물성이었다. 우리 안의 동물성도 포함하는. 이 주제의 책들도 소개되면 좋겠다. 다행히 두껍지 않은 책들이다...

 

13. 09. 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