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이긴 하지만 '이주의 발견'을 미리 적는다. 캐서린 부의 <안나와디의 아이들>(반비, 2013). 퓰리처상 수상 기자의 도시 빈곤 르포르타주로 '안나와디'는 인도 뭄바이의 빈민촌이라고 한다. 부제가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소개는 이렇다.

 

저자는 안나와디 빈민촌에서 가난과 불행의 인간적인 초상화를 그리는 동시에, 그것을 통해 세계화가 양산한 구조적 빈곤과 불평등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지 드러내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작품의 무대인 뭄바이는 하나의 상징이다. 그만큼 발전하고, 그만큼 소외된 사람들이 사는 세계의 어느 도시이든 또 다른 뭄바이가 될 수 있다. 19세기에 찰스 디킨스가 묘사했고, 20세기에 조지 오웰이 묘사했듯, 21세기에 캐서린 부는 뭄바이라는 가장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 도시에 내재한 빈곤과 불평등을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가장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마침 지난주에 오스카 루이스의 멕시코 빈민가 르포르타주 <산체스네 아이들>(이매진, 2013)이 출간됐기에 나란히 읽어봐도 좋겠다. 슬럼가를 다룬 책은 마이크 데이비스의 보고서 <슬럼, 지구를 뒤덮다>(돌베개, 2007)가 세계화 시대 도시 빈곤화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준다. 가까이로 눈을 돌리면 조은 교수의 <사당동 더하기 25>(또하나의문화, 2012)가 한 빈곤 가족에 대한 4대에 걸친 묘사를 통해서 도시와 성장의 이면을 보여준다.  

 

 

 

덧붙여, 빈곤 문제를 다룬 책으론 김윤태 교수 등이 쓴 <빈곤: 어떻게 싸울 것인가>(한울, 2013), 필립 맥마이클의 <거대한 역설: 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교양인, 2013), 아네트 라루의 <불평등한 어린시절>(에코리브르, 2012) 등도 꼽을 수 있다.

 

<안나와디의 아이들>에 대한 평판은 경탄 일색인데 인도 학자 라마찬드라 구하는 "의문의 여지없이, 지금까지 현대 인도를 다룬 책 중 단연 최고의 책. 내가 25년간 읽은 책 중 최고의 내러티브 논픽션"이라고 평했고, 인도 출신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은 "탁월하다. 인도가 경험하고 있는 풍요로운 경제의 일원이 되지 못한 도시 하층민의 슬픔과 기쁨, 걱정과 열정, 그 불안한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아름답게 기술했다. 이 책은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흥분과 분노를 안겨주고, 영감을 일깨우는 동시에 독자를 뜨겁게 선동한다."고 적었다. <노동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지금껏 읽었던 경제적 불평등을 다룬 책 중 가장 강력한 고발서"라고 말했다. 단연 '이주의 발견'으로 손색이 없는 기대작이다...

 

13. 0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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