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랜시스 우드의 <실크로드>(연암서가, 2013)를 '이주의 발견'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면서 저자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었다.

 

 

영국 국립도서관의 중국문헌 담당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저자는 국제 돈황 프로젝트의 운영위원이기도 한데, 명성을 얻은 것은 <마르코 폴로는 중국에 갔는가?>(1995)를 출간하면서다. 저자의 주장은 마르코 폴로가 실제로 중국에 간 적이 없으며 <동방견문록>은 한 사람의 저작이 아니라 여러 여행기를 모아놓은 책이라는 것. 학계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흥미를 끄는 주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저자 소개에 이 책으로 "우리에게 이름을 알렸다"고 돼 있어서 혹시나 싶어 찾아봤지만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내친 김에 소개되면 좋을 듯싶다.

학계에서의 결론이 궁금하다고 적었는데, 마침 끄덕끄덕님이 메일로 현재 몽골사 연구자들은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는 견해라고 알려주셨다. 작년말에 나온 <몽골족의 역사>(모노그래프, 2012)의 저자 데이비드 모건은 우드의 주장에 이렇게 논평하고 있다.

프랜시스 우드의 책(마르코 폴로는 중국을 갔을까?)은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그 책에서 마르코 폴로가 흑해보다 더 동쪽으로 진출하지 않았다고 매력적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동조한 학자는 거의 없었고, 라케빌츠는 프랜시스 우드의 책에 권위 있는 반론을 제기했다. 우드의 주장은 마르코 폴로가 언급하지 않고 누락한 내용을 의심하는 것에 근거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마르코 폴로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주장의 근거로 삼는 식이다. 하지만, 마르코 폴로의 기록이 출간되었을 시기에 그가 만리장성을 거의 볼 수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명백했다. 그 당시에는 만리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왈드론의 논문에 의거하여 이러한 결론을 제시했다. 훗날 출간된 왈드론의 광범한 저서는 어떠한 의심의 여지도 남겨놓지 않았다. 마르코 폴로에 관해 쓰 존 라너의 훌륭한 최신작은 그 신빙성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

요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의심을 사기도 했지만 마르코 폴로가 중국(원나라)에 실제로 갔고, <동방견문록>의 저자라는 것. 그게 학계의 정설이며 프랜시스 우드의 주장은 소수 의견이라고 알아두시면 되겠다. 끄덕끄덕님의 귀뀜에 감사드린다...

 

13. 0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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