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주 사적인 독서>(웅진지식하우스, 2013)에 대한 리뷰기사가 몇 편 올라왔다. 일부를 간추려놓는다. 거울을 봐야 자기 얼굴을 볼 수 있듯이,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아야 내가 어떤 책을 쓴 것인지 알 수 있다. 글쓰기의 피드백 과정이다...

 

 

요즘 책 읽기에는 나름의 방식과 요령이 필요하다고 한다. 텍스트 선정부터 책의 구성 파악, 그리고 그 속에서 건져낼 교훈까지 제대로 읽어 내는 데 적지 않은 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쁜 생활에 쫓겨 사는 이들에게 촘촘한 책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독서의 이유로 ‘남들과 견주기 위해’, ‘교양을 쌓기 위해’, ‘시험 준비를 위해’ 같은 것들을 들지만, 이 명분들은 독서의 원래 의미에서 비켜난, ‘공적인 독서’에 불과하다.

‘아주 사적인 독서’(이현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바로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바른 독서법을 제시한 길라잡이 성격의 책이다. 저자는 2000년부터 ‘로쟈의 저공비행’이란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해 온 인터넷 서평가다. ‘아주’는 그동안 저자가 대학 강단과 독서클럽에서 책 읽기와 관련해 강의한 내용을 추린 강의록인 셈이다. 텍스트는 근현대 서양문학 고전 7편.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 ‘돈키호테’ ‘햄릿’ ‘파우스트’ ‘석상 손님’ 등이다.

7편의 서평 겸 고전 읽기를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독서법은 철저하게 ‘사적인 감상’이다. 남들처럼 천편일률적 따라잡기를 할 게 아니라 나만의 관심과 열망, 성찰을 위한 독서에 빠져들라는 것이다. 제 방식으로, 자기 색깔로 책 읽는 방법을 배워 독서의 진정한 효용을 건져내라는 메시지가 신선하다. 그 방식은 다름 아닌 독자와 텍스트 저자, 그리고 등장인물과의 긴밀한 대화와 교감 만들기다.(서울신문)

 

욕망에 관한 고전 일곱편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살린 길라잡이다. 로쟈 이현우라는 이름으로 일단 신뢰가 간다.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를 10년 넘게 운영하며 인터넷 서적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그간 <로쟈의 인문학 서재> 등 7권의 책을 펴내고 다양한 매체에 서평을 기고하고 있는 알아주는 책벌레다. <아주 사적인 독서>는 저자가 고전 애독자 독서모임에서 강의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구성이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다루고 있는 책은 <햄릿>부터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손님>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까지로 남성과 여성의 관점으로 나뉜다. 일곱 개의 챕터 중 정해진 순서 없이 흥미로운 부분부터 골라 읽으면 된다. 주변 배경과 당시 시대상황, 세밀한 감정선을 면밀히 포착하고 있는 이 책은 제목처럼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독서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보편적인 관점을 아우르고 있다.

예컨대 <마담 보바리>는 권태라는 프랑스 부르주아 소설 특유의 정서를 기본 모티프로 했다.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한 부인이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며 일탈을 한다는 단순한 줄거리에는 그러나 숨은 곡절과 내밀한 심리 변화가 동반된다. 남편 샤를르는 특별히 악인은 아니나 야망이 없고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몰취미하고 심심한 인사다. 엠마는 실제 결혼 생활은 꿈꾸던 것과 너무 다른 것에 절망한다. 비록 시골에 있으나 책을 읽는 여인으로 지식과 상상력이 풍부한데다 파리 이야기를 익히 들어온 터라 남편은 따분하기만 하고 엠마는 계속 헛된 것을 욕망한다. 리얼리즘 작가인 플로베르는 사랑 때문이 아닌 재정파탄으로 인해 자살한다는 결말로 냉혹하게 엠마를 취급하지만 욕망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복잡다단하다. 그 과정을 이 책은 제대로 포착해 일깨워준다.(한국일보)

 

“<마담 보바리>에서 권태의 원산지는 프랑스라고 했었죠. 덧붙이자면 우울증은 영국산, 광기는 러시아산이라고 하고요, 이런 감정들도 일종의 문화 상품들로, 장신구를 수입하듯이 수입해오는 겁니다.” 소문난 서평가 ‘로쟈’ 이현우씨의 <아주 사적인 독서>를 집어들면, 잔치국수처럼 글을 ‘흡입’하게 된다. 독서모임의 서양 문학고전 강의를 옮긴 이 책은 사유와 재기가 맛깔나게 배합된 ‘지극히 사적인’ 고전 소설 읽기다.

서양 근대 소설의 시대를 수놓은 7편의 고전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 손님>이 차림표다. 욕망과 죄, 정신과 육체 등에 얽힌 소설 속 스캔들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인물들의 감정과 성격, 행동들이 현재 우리 삶에서 어떻게 되풀이되는지 일러준다. 책은 고전의 유익함을 강박하지 않는다. <마담 보바리> 주인공 엠마의 인생 탐구에서 지은이가 일러주는 것은 너무 진지한 독서의 위험성이다. 상류층 소설 읽기에 빠져 책 속 욕망에 끌려다니다가 인생까지 내던진 엠마의 교훈은, 책을 ‘읽는 것’과 ‘읽어버리는 것’의 차이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 쫄깃쫄깃한 식감에 재미진 비유와 함축으로 가득한 글들이지만, <주홍글자> 작가 너새니얼 호손을 20세기 사람으로 둔갑시킨 연대 오기는 당혹스럽다.(한겨레)

한겨레 리뷰에서 "<주홍글자> 작가 너새니얼 호손을 20세기 사람으로 둔갑시킨 연대 오기는 당혹스럽다"고 지적한 것은 51쪽의 연대 오기를 꼬집은 것이다. 여러 번 원고를 읽으면서도 감쪽같이 모르고 지나쳤는데, 어이없는 착오다. 책을 구입하신 분들은 20세기 연도들을 19세기 연도로 고쳐주시면 감사하겠다(세 개의 연도에서 19XX를 18XX로 고치시면 된다). 일곱번째 책을 냈지만 오자에서 벗어나는 건 정말 어렵다!..

 

13.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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