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철학분야 신간 가운데 눈에 띄는 책 몇권에 대해 적는다. 차례대로, 헤겔과 리쾨르, 그리고 미셸 앙리의 책이다.  

 

 

 

헤겔총서의 둘째 권으로 나온 <헤겔의 서문들>(도서출판b, 2013)은 말 그대로 서문들을 모아놓은 것인데, <정신현상학>, <논리의 학>, <철학적 학문들의 엔치클로페디 강요>, <법철학 요강>의 서문에다가 '베를린대학 취임사'가 보태졌다. 거기에 편자인 에르빈 메츠케의 주해가 덧붙여졌는데, 헤겔 철학의 맛보기로서는 가장 요긴한 앤솔로지가 아닌가 싶다. 총서의 첫권인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도서출판b, 2012)이 나온 게 벌써 1년 전이다. '헤겔 읽기'를 계획했던 독자라면(나부터 그런데) 신발끈을 다시 묶어야겠다. 각오가 비장하다면 공구서로 <헤겔사전>(도서출판b, 2009)도 겸하여 갖춰놓을 수 있겠다(나도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봐야겠다).

 

 

음, <헤겔의 서문들>과 함께 무얼 더 읽어야 할까. 물론 헤겔의 책들이다. <정신현상학>과 <법철학>의 서문을 <헤겔의 서문들>과 같이 읽어나가면 '독해력'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짐작이지만 동시에 기대이기도 하다.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의 대담집 <폴 리쾨르, 비판과 확신>(그린비, 2013)도 이번주에 나왔다. 오래전에 영어본을 구해서 갖고 있는 책인데, 빨리 찾아서 읽어볼 참이다. 같이 읽을 만한 책은 리쾨르의 <타자로서 자기 자신>(동문선, 2006)과 프랑수아 도스의 평전 <폴 리쾨르>(동문선, 2005)이다.

 

 

 

좀더 욕심을 낸다면 리쾨르의 주저도 읽어볼 만한데, 마침 가다머의 주저 <진리와 방법>(문학동네, 2012)이 지난 연말에 번역된 김에 <해석의 갈등>(아카넷, 2001; 한길사, 2012)과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이것만으로도 1년치 견적이긴 하지만...

 

 

현상학자 미셸 앙리의 책이 작년부터 출간되고 있는데, <물질현상학>(자음과모음, 2012)에 이어서 <육화, 살의 철학>(자음과모음, 2012)이 새로 선을 보였다. '살의 철학'이라면 바로 메를로-퐁티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들간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가 있는지는 과문해서 모르겠다. 이 참에 욕심을 내자면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앙리의 책은 영어로도 새로 번역된 책들이 눈에 띄는데 <바바리즘> 같은 타이틀이 흥미를 끈다).

 

 

참고로 메를로-퐁티의 주저는 <지각의 현상학>(문학과지성사, 2002)와 <행동의 구조>(동문선, 2008)이며 조광제의 <몸의 세계, 세계의 몸>(이학사, 2004)가 '<지각의 현상학>에 대한 강해'이면서 메를로-퐁티 입문서를 겸하는 책이다. 입문서들이 몇권 더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절판된 듯싶다...

 

13. 01. 18.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02-15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