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에 끌리는 경우가 가끔씩 있는데 몇년전에는 한비자였고 최근엔 손자다. 그건 원전 번역 때문이 아니라 유용한 해설서들 덕분인데, 손자에 대해선 리링의 강의 <전쟁은 속임수다>(글항아리, 2012)가 출간된 게 계기다. '강의'가 주어지면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되나 보다. 로드맵을 장착하고 길을 나서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 게 나대로의 독서법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안 연후에 책을 읽는다는 것. 

 

 

손자병법에 이어서 관심을 갖게 된 책은 역시나 '밀리터리 클래식'에 해당하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다. 여러 차례 번역본이 나왔고 수년 전엔 완역본도 출간됐지만(2009년) '밀리터리 매니아'는 아니기에 '남의 고전'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장서용으론 좋지만 아무래로 분량이 부담스러운 책.

 

 

하지만 이 <전쟁론>의 '전기'가 출간되니 마음이 또 움직인다(견서생심이다!). 휴 스트레이천의 <전쟁론 이펙트>(세종서적, 2013)가 그것인데, 짐작으론 최적의 가이드북이 아닐까 싶다. 완역본이 어렵다면 축약본이라도 구입해서 같이 읽어보고픈 마음이 생긴다.

 

 

영어본을 찾아보니 대략 아래 세권이 뜬다. 최근에 나온 책이어서인지 소트프카바가 하드카바의 책들보다 더 비싸지만, 단권이어서 3권짜리 한국어본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찾아보니 <전쟁론>도 1832-1834년에 초판이 나올 때 세 권짜리로 출간됐었다. 단권짜리 영어본은 합본인 셈이다(최초의 영역본은 1873년에 나왔다 한다).  

 

 

아무려나 <전쟁론>을 읽게 되면 부수적으로 예전에 읽다가 만 폴 비릴리오의 책들도 다시 손에 들지 모르겠다. <속도와 정치>, <전쟁과 영화> 같은 책들이다.

 

 

그렇게 항상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적당한 때 꼬리를 잘 자르는 것도 독서의 비결이다. 독서보다 어려운 건 책을 안 읽는 것이다...

 

13. 0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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