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의 하나는 로베르 플라실리에르의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우물이있는집, 2004)이다. '사라진 책들'이란 카테고리에 올려놓은 걸로 짐작하겠지만 절판도서다(알라딘엔 '품절'로 뜨지만 짐작엔 그렇다).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고, 헬레니즘 관련서들을 찾다가 눈에 띈 것인데, 내가 모르는 책의 8할이 그렇듯이, 2004년에 나왔다(나는 러시아 체류중이었다).

 

 

저자는 파리대학에서 그리스어문학 학과장과 고등사범 교장을 지낸 걸로 돼 있다. 정확하게 원제는 '페리클레스 시대 그리스의 일상생활'이어서 번역본 부제가 '페리클레스 시대'다. 1959년에 원서가 나왔지만 목차를 보니 내용을 꽤 알차게 구성돼 있다. 비슷한 컨셉의 책이 드문 듯싶어 소장하려고 했지만 책은 중고로도 나와 있지 않다.

 

찾아보니 출판사에선 몇권을 시리즈로 냈다. 가장 먼저 나온 건 제롬 카르코피노의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우물이있는집, 2003), 그리고 자닌 오브와예의 <고대 인도의 일상생활>(우물이있는집, 2004)가 마지막으로 나왔다. 표지로 보아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은 단발성으로 나온 것이고,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부터 '시리즈' 컨셉으로 간 듯싶다. 반응이 없었는지, 지금은 <고대 인도의 일생생활>만 절판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판매량은 저조하다).

 

 

 

그리스에 관한 프랑스 학자의 책으론 자클린 드 로미이의 <왜 그리스인가?>(후마니타스, 2010)가 떠오른다. 콜레주 드 프랑스의 그리스 고전한 담당 교수였다. <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이레, 2008)의 저자 피에르 아도도 빼놓을 수 없는데, 역시나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역임했다. 프랑스에선 나름 최고 석학으로 인정받은 학자들이다. 이 책들은 아직 살아있다.

 

 

 

<폴리테이아>(아르케, 2000)의 저자 자클린 보르드나 <고대 그리스의 시민>(동문선, 2002)의 저자 클로드 모세도 프랑스 학자인 듯싶지만 책을 안 갖고 있어서 구체적인 저자 정보는 모르겠다. <폴리테이아>는 절판된 상태이고, <고대 그리스의 시민>이나마 챙겨놓아야겠다.

 

 

 

고대 그리스, 하니까 또 생각나는 학자는 모시스 핀리(모제스 핀레이)다. <고대 세계의 정치>(동문선, 2003)의 저자인데(번역이 좋지 않다), 나머지 책들이 대개 절판본이다. 특히 <고대 노예제도와 모던 이데올로기>(민음사, 1998)는 여러 번 구하려고 애썼던 책이다. 제목에 '고대'가 들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구하기 어려워야 할 필요는 없을 텐데, 현실은 일단 그렇다. 눈 밝은 독자들이 많아지거나 출판사가 계산에 어두워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인지. 막상 구하려고 하니 안 보이는 책들이 있어서 몇자 적었다... 

 

12. 02. 07.

 

 

P.S. 프랑스 학자 얘기가 나온 김에 중국학자 앙리 마스페로도 언급하고 싶다. <고대중국>(까치글방, 1995)이 절판이어서 못 구하고 있는데, <도교>(까치글방, 1999)와 <불사의 추구>(동방미디어, 2000)까지 모두 절판된 상태다. <도쿄>만 하더라도 예전에 서점을 오가며 보던 책인데, 이제서야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모슨 조화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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