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검찰개혁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목소리만 높았고 개혁은 유야무야가 됐다. 최근 총리실에서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대로라면, 검찰권력은 오히려 더 강화될 수도 있다(임기말에 검찰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인회 상임운영위원이 권력검찰의 본질을 비판하고 그 개혁방안을 모색하는 책을 냈다.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오월의봄, 2011). '현황 파악'을 위한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듯싶다. 최재천 변호사의 <위험한 권력>(유리창, 2011)도 '사유화된 검찰권력'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것은 검찰"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그 지배의 '합법적 수단'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싶다...  

 

한겨레(11. 11. 26) 문재인의 외침 “민주주의 위해 검찰 개혁하라”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것은 검찰이다.” 청와대 민정수석 등 참여정부의 핵심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검찰이 우리나라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사회·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문 이사장과 참여정부 시절 사법개혁위원회에서 일했던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함께 쓴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비판을 많이 받는 집단인 검찰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서다. 두 지은이는 다음 정부의 핵심 과제는 검찰개혁이라고 못박는다. 먼저 일본 식민지시대 고위 법관과 검사를 지냈던 사람들이 해방 뒤에도 그대로 자리를 유지했고 일제시대의 불합리한 사법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해방 뒤에는 권력 실세의 정적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면서 안보라는 미명으로 국민의 인권을 앞장서서 탄압해온 점을 상기시킨다. 역대 권위주의 정권은 이런 검찰에 출세와 정계진출이라는 과실을 제공하고 조직에도 압도적인 권한을 몰아주었다.

이런 역사적, 구조적 과오 자체에 대해 성찰하지 않는 검찰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하고 동시에 민주적으로 통제해 검찰의 독점 권력을 분산시키고 견제하는, 당연하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는 해법이 유일한 방책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신설 △검경 수사권의 조정 △법무부의 탈검찰화 △검찰의 과거사 정리 등을 개혁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참여정부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검찰개혁을 실시했지만 성과보다 실패가 많았다고 평가한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절반은 참여정부가 어떻게 검찰개혁을 진행했으며 어떤 부분에서 실패했는지를 강금실·천정배 전 법무장관,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여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설명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당시 검찰의 저항은 상상 이상이었고 엘리트 의식으로 뭉친 특권집단으로 검찰은 개혁의지가 박약했다”고 회고한다. 또 참여정부가 검찰개혁이라는 목표는 있었지만 종합적인 계획이 부족했으며 정당과 행정부가 이런 과제를 서로 공유하지 못한 점을 실패 원인으로 꼽는다.

결국 개혁을 둘러싼 검찰의 저항은 참여정부가 끝나고 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이어졌고, 검찰의 꼼수는 한명숙 전 총리 수사로 이어졌다고 지은이들은 주장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라도 더이상 검찰 개혁을 미룰 수는 없다는 것이다.(권은중 기자) 

1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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