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이주의 경제서도 골라놓는다. "30편의 논문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이론적.경험적.정책적.정치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는 책", <네오리버럴리즘>(그린비, 2009)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논저들이 그간에 많이 출간되어서 제목도 '네오리버럴리즘'이란 음역을 선택한 듯하다. 묵직한 책이다.   

 

한국일보(09. 03. 14) 소수에게 이롭고 다수에겐 해로운…

"민중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는 헤게모니 시스템이다." 이 책이 신자유주의를 규정하는 도입부의 명제는 일부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경제성장률 하락, 실업과 불완전고용의 광범위한 확산, 불평등 심화 등 그 해악들을 나열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식상함마저도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다. 세계적 경기침체 상황에서 그것은 더욱 중증의 행태로 치닫고 있다. 한편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엘리트와 금융자본이, 다른 편에서는 빈익빈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빈곤층의 절망이 합쳐져 두 개의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증가일로에 있는 미국의 어린이 노숙자들을 두고 '신자유주의 난민'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는 최근 소식은 신자유주의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비판적 경제학자의 논문 30편으로 21세기의 지도 이념이 된 신자유주의를 해부하는 이 책은 정기적인 경기침체, 금융과 국제수지의 취약성, 반복되는 위기 등 신자유주의의 존립에 치명타를 가하는 세계적 양상들을 먼저 개괄한다.

신자유주의는 1979년 영국의 대처 수상과 이듬해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으로 촉발됐다. 책은 그 본질이 "국제화에 초점을 둔 자본주의의 재조직화, 금융자본 헤게모니의 복귀"(322쪽)에 있다고 상술한다. 신자유주의의 경제ㆍ정치ㆍ사회적 의미를 파헤친 1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지구적 경제지형에 따른 전개 양상을 분석한 2부 등에서 신자유주의가 세계 구석까지 '고통을 전파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한국 관련 부분도 기술돼있다. 책에 따르면 한국은 "금융 붕괴의 징후가 드러나자 해외 자본이 이탈하는 등 역시 신자유주의의 피해자"이자 "신자유주의의 피해를 입증하는 설득력 있는 사례"이다.

편저자인 런던대학 아시아아프리카대 사드필류 교수는 신자유주의는 결국 "소수에게 이롭고 다수에게는 해로운 메커니즘"이라고 말한다. 번역자 김덕민(고려대 경제학과 강사)씨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위기가 신자유주의의 종말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심의 중심'인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위계질서가 생성, 신자유주의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장병욱 기자)  

09. 03. 14.  

 

P.S. 편저자의 한 사람인 사드필류 교수의 책으론 마르크스의 저작인 <자본론>을 해설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책갈피, 2006)도 출간돼 있다. 얇은 책이지만 원서가 4판까지 나온 걸 보면 영어권에서는 많이 읽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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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4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4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iosculp 2009-03-14 13:09   좋아요 0 | URL
김광수 경제연구소에서 펴낸 책 한국경제의 도전중 지난 대선전에 쓴 글,
2.신자유주의와 레이거노믹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보면, 대처리즘,레이거노믹스,고이즈미 개혁이라는것이 현실의 시급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방법론을 의미하고 공허한 이념적 사상이 아니라 각국이 처한 경제적 현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문제해결의 방법론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결국은 상황이 바뀌면 방법론은 바뀌는것이고 잘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론적인 책들을 보면 경제학에 문외한이기는 하지만 경제연구소에서 펴낸 글을 읽으면 이해가 가는데 저런 글들을 읽으면, 뭐 그렇다는 얘기는 알겠는데, 그게 한국 현실에서 잘 할수 있느냐 라는 문제에대해서는 답이없는것 같거든요.
민영화도 국영기업이나 공적이 조직이 엉망일때 뭔가 해결을 해야될때 할수도 있고 안할수도 있는데, 요 며칠 나오는 공무원 조직의 횡령이나 수당 조작같은게 계속 반복되고 누수되는 세금을 어떻게 할것인지 등등 결국 다 관계된 문제로 그것을 외국책에서 더 넓게 이해할수도 있겠지만 지금 한국에서의 일반인들이 이해할수 있는 해결책을 미흡하나마 하나하나 얘기 하는게 우선일것 같다는 생각"만" 듭니다.
한국어로 철학을 하든 사회학,경제학을 하든 말이 현실속에서 토론가능한 뭔가를 던져주어야 그제서야 한국말이 실제로 뭔가가 유의미하게 되고, 이런게 한측면에서 해결될것도 아니고 여러 전공하는 분들이 접합이 되면 이게 통섭인지 소통인지 뭔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책값은 비싼데, 사서 읽으면 뭔가 읽은것 같기는 한데, 옆에 책안읽는 아저씨들한테 신자유주의라는게요 라고 얘기해봤자 눈만 껌먹껌먹하는 상황인데요.

로쟈 2009-03-14 23:35   좋아요 0 | URL
이번에도 김광수연구소 책이 하나 나왔더군요. 사실 저는 경제서를 잘 읽는 편이 아닌데, 요즘은 리뷰 정도는 챙겨보고 있습니다. 결국은 국민(특히 중산층 이하) 각자가 눈을 부릅뜨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