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자음과 모음> 가을호가 나왔다. 드물게 계간지 얘기를 꺼낸 것은 이번 호 특집 주제 '다시, 고전'의 게스트에디터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집은 좌담과 에세이, 평론으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에게 고전은 무엇인가'가 좌담의 주제다. 소개의 말과 게스트에디터의 말 일부를 옮겨놓는다. 















소개

계간 <자음과모음> 2020년 가을호(통권 46)가 꾸려졌다. 편집권 자체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개방하여 문학잡지 기획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매호 독특하고 신선한 글로 채워질 게스트 에디터지면의 이번 기획자는 로쟈 이현우이며, 주제는 고전이다. 로쟈 이현우는 열정적인 서평가이자 성실한 인문학자이면서 러시아 문학을 기반으로 근현대문학을 깊이 있게 읽어내는 문학사가이다. 다방면의 고전들을 꾸준히 섭렵하고 그 독서의 결과를 많은 독자들과 공유해온 경험은 이번 기획으로 빛을 발했다.


로쟈 이현우는 이번 고전 특집을 좌담과 에세이, 평론으로 구성했다. 좌담에서는 주로 고전 독서 경험을 다루고자 했고, 평론에서는 고전과 관련한 쟁점들을 짚어보고자 했다. 먼저, 좌담에서는 한유주 소설가와 황유원 시인 그리고 김경은 편집자를 초대해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에세이에서는 편혜영 소설가, 이원하 시인, 윤경희 평론가가 각자 고전 작품에 대한 경험과 견해를 자유롭게 기술해주었다. 평론에서 이지은, 신형철, 복도훈 평론가가 보내준 글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고전의 개념과 범주가 확장되면서 어떻게 다양한 하위 장르 혹은 타 장르와 접속하는지, 고전에 관한 질문을 또 어떻게 갱신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들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게스트에디터의 말

다시, 고전은 고전과의 관계에 대한 하나의 정식, 그렇지만 표준적인 정식을 표현한다. 고전이란 언제나 다시 읽는 책, 다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정의에 준해서 말하자면, ‘다시는 고전의 본질적 속성을 지시한다. 고전은 반복되고 재생되며 재생산된다. 고전은 다시 읽히며 다시 쓰인다. 고전은 다시 사유되며 재발명된다. 때로 고전은 번복되며 탄핵된다. 고전으로부터 모든 문학이 탄생하고 이 문학은 다시 고전으로 귀환하기를 열망한다. 고전과 함께 열리고 닫히는 이 순환계 혹은 생태계에 대해서 다 말한다는 것은 물론 불가능하다. ‘다시, 고전특집의 또 다른 몫은 그 불가능성을 환기시켜주는 것이다. 게스트 에디터의 말을 고전, 다시라고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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