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바로 입에 익지는 않는다. 미국의 작가이자 선구적인 페미니즘 이론가 샬럿 퍼킨스 길먼(1860-1935). 대표작 중의 하나인 <허랜드>(1915)가 '에디션F' 시리즈로 다시 번역돼 나왔다. 

















봄에는 아르테판도 나왔기에 졸지에 선택지가 늘었다(<여자만의 나라>로 번역된 책들은 절판됐다). 몇년 전 강의 때는 아고라판으로 읽었었다. <허랜드>는 제목이 시사하듯, '여자들만의 나라'를 그린 유토피아 소설. 그렇지만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반유토피아 소설로도 읽힌다(모든 유토피아 문학의 숙명이다). 

















길먼의 작품으로는 <내가 깨어났을 때>와 함께 단편 '누런 벽지'를 더 꼽을 수 있는데, 대표 단편으로 유명한 '누런 벽지'가 새로 나온 단편집 <엄마 실격>(민음사)에 실려 있다. 이 역시 예전 강의 때는 <필경사 바틀비>(창비)에 실린 것으로 읽었었다. 


길먼은 세대로 보면 한국의 1세대 페미니스트 작가들(나혜석, 김명순, 김일엽 등. 모두 1896년생이다)보다 한 세대 정도 앞선다. 페미니즘과 여성문학을 강의에서 다루면서 지난주에는 나혜석을 읽었고, 그와 관련하여 논문자료들을 살펴보았다. 덕분에 1910년대와 20년대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다. 
















나혜석은 두 종의 전집이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다만 두께 때문에 일반 독자가 접근하기엔 마땅치 않고, 그에 따라 선집들이 나오고 있는데,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민음사)에 이어서 <나혜석의 말>(이다북스)이 최근에 나왔다. 대표 단편 '경희'(1918) 등이 <나혜석의 말>에는 빠져 있는 게 차이(다만 가독성은 좀더 높였다. '이혼고백장'을 '이혼고백서'로 옮기는 식으로).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바로는 대략 2000년 전후로 나혜성과 신여성이 새로운 조명을 받는다. 

















나혜석학회도 창립되고 관련서들이 많이 나왔는데, 최근까지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그만큼 많이 읽히는지는 모르겠다).
















신여성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와 있고(미술전시회도 열렸었다) 지난주에는 임옥희 <메트로폴리스의 불온한 신여성들>(여이연)이 추가되었다. '신여성' 현상과 담론을 국제적인 시야에서 보게끔 해준다. 한국의 신여성 역시도 일본과 중국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사회문화적 유행의 일부였다. 
















당장은 미국판 신여성 '플래퍼'(국내에서는 '아가씨'나 '말광량이'로 번역되었다)에 대한 책이라도 소개되면 좋겠다(피츠제럴드의 단편집 <플래퍼와 철학자들>의 배경으로라도).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로런 엘킨의 <도시를 걷는 여자들>(반비)이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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