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관한 책들도 이제는 서가의 한 칸을 차지하고도 남는데, 지난주에 한권이 추가되었다. 부르크하르트 슈피넨의 <책에 바침>(쌤앤파커스). "결코 소멸되지 않을 자명한 사물에 바치는 헌사"가 부제다. 물론 그 자명한 사물은 책이다. 책은 말 그대로 책에 대한 헌사(오마주)다. 



















"잊혀지고, 버려지고, 수집되었다가 다시 내팽개쳐지고, 온전치 못하더라도 사랑받았던 책들, 그렇게 기꺼이 우리에게 도달하려 하는 모든 책들에 바치는 헌사. 종이책 외에 다른 대안은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던 세상에서 태어나고 자라 이제 60대에 접어든 독일의 한 작가가 ‘종이책’을 둘러싼 아련한 기억들을 소환한다."


이 '헌사'의 행렬에 동참하라는 제안을 받고서 나도 한 꼭지를 보탰는데, 서두에 '미친 사랑의 한 사례'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그리고 뒷표지에는 그 일부가 발췌돼 들어갔다. 


"장서가로 신분이 바뀌게 되면 책은 상전이 된다. 분명 책은 내가 수집하지만 어떤 책이 자기 보존을 위해서 나를 고용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뿔싸, 책에 바쳐진 제물이 되는 것인가! <책에 바침>을 덮으며 복잡한 심경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또한 미친 사랑의 한 사례가 되리라."


물론 책에 미친 동료들에 관한 책들도 이미 나와 있다. 니콜라스 바스베인스의 <젠틀 매드니스>(뜨인돌) 같은 책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경우엔 '곱게 미친 사랑의 한 사례'가 되는 것인가...


20. 0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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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20-02-09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평생 끝나지 않을 짝사랑중입니다.
내 손안에 있는것도 온전히 내것인것 같지 않고
가질 수 없는 것들은 가질 수 없어 애가 타고~


로쟈 2020-02-09 21:16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