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를 위한 꽃이 필요해
장미가 아닌 야생초
절벽 위에 핀 야생초 헤더꽃
그게 히스클리프
캐서린을 위한 히스클리프는
에밀리를 위한 꽃이기도 해
에밀리에게 바치는 꽃이어야 해
오빠의 장례식에서 비를 맞고
폐결핵으로 죽은 에밀리
서른에 죽은 에밀리
에밀리가 세상을 떠나던 날
살럿이 에밀리에게 건넨 꽃
히스클리프
절벽에서 꺾은 야생초 헤더꽃
히스클리프를 창조해낸
에밀리에게 어울리는 꽃
헤더꽃이 만발한 황야에 가볼 수 있을까
폭풍이 휘몰아치는 언덕에 서볼 수 있을까
에밀리를 위한 꽃을 들고서
에밀리를 기억하기 위해서
에밀리가 사랑한 개 키퍼처럼
에밀리를 애도하며 울부짖은 키퍼처럼
수주간 울부짖은 키퍼처럼
에밀리를 위하여
에밀리만을 위하여
잠시 절벽에 서볼 수 있을까
절벽 위에 핀 헤더꽃처럼
히스클리프
에밀리를 위한 히스클리프처럼
에밀리만을 위한 야생초처럼
에밀리 브론테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