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저공비행‘을 서재의 문패로 달고 있지만, ‘로쟈‘라는 주인장 이름을 뺐다면 ‘게으른 저공비행‘이 되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낸 자작 문집 제목이기도 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고른 것이 휴식에 관한 책이다. 로버트 디세이의 <게으름 예찬>(다산초당).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이 부제다. 원제를 보니 ‘레저의 즐거움‘이다.
저자는 호주의 러시아문학자인데, 번역된 책 이전에 <사랑의 황혼: 투르게네프와 함께 하는 여행>의 저자로 먼저 접했다(확인해보니 지난 5월에 구입한 책이다). <게으름 예찬>이 처음 번역된 책인데 <사랑의 황혼>을 포함해서 더 나오면 좋겠다. 호주의 러시아문학자이면서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엿볼 겸. <어느 어머니의 수치>라는 제목의 책이 자서전이다.
˝저자는 고전문학 작품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 요시다 겐코의 <쓰레즈레구사>, 시트콤 ‘핍 쇼‘와 다큐멘터리 ‘스시 장인: 지로의 꿈‘ 그리고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까지,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경유하여 ‘진정한 휴식’이라는 키워드를 편안하고 위트 있게 풀며, 우리에게 지적 만족감까지 선사한다.˝
며칠전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강의하고 스티븐슨의 평전도 주문했는데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까지 썼는지는 미처 몰랐다(연보에 나오지 않았다). 확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