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항아가 되지 못했지
반항아라고 불리지 못했어
말을 타지도 말을 길들이지도 못했네
타고나는 건지도 모르지
열여섯 살이면 집을 떠나야 하는 건지도

나는 전화부스를 부수지도 
자동차 지붕에 올라가지도 못했어
강남대로를 막히게 하지도 않았지
텍사스 출신이 아니었던 거지
나는 얌전한 아이였지
열여섯 살에도 나는 학교에 다녔네

나는 황야를 달려보지 못했어
황야는 어디에 있었을까
텍사스 사막이 아니면 태평양 한가운데?
타고난 반항아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타고난 카우보이는 어디에 숨었을까

모하도 레베르소
나는 반항아가 되지 못했어
나는 숨죽인 말이었지
나는 얌전한 시를 쓴다네
나는 아직도 집으로 돌아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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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08-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타는 반항아만 있는건 아니지요.
그 시절 법도 의술도 아닌 말(문학 그것도 러시아문학)을 다루겠다고
하는 반항아?도 있었겠지요.ㅎ

로쟈 2019-08-05 23:49   좋아요 0 | URL
소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