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학기에도 세계 각국 문학을 강의하고 있지만 주력은 영국문학이다. 주력부대가 영국전선에 배치돼 있는 상황인데 작전 현황판으로는 그렇다. 실상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 마치 로마군단이 브리타니아 정복에 나선 것과 비슷해서 이동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제인 오스틴에서 시작해서 찰스 디킨스를 거쳐서 이제 윌리엄 새커리로 넘어가려는 시점에서도 주력부대의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읽어야 할 책들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영국과 영국문학에 관한 책이 너무 많은 것도 전투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다. 신간도 계속 주문하지만 주말마다 서가에서 발견하는 책도 적지 않다. 지난주에는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책들을 다시 주문했고 몇권의 책은 서가에서 빼내 책상에 올려놓았다. 이래저래 너무 많다.

송병건의 <영국 근대화의 재구성>(해남)은 아침에 눈에 띄기에 카페에 오면서 가방에 넣어왔는데 기대만큼 유익하지는 않다. 물론 유익성의 기준은 문학강의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느냐다. 다만 제목은 시사적인데, 내가 영국문학 읽기를 통해서 시도해보고자 하는 것이 ‘영국 근대화의 재구성‘이기 때문이다. 혹은 영국식 근대화 모델의 재구성(프랑스식 모델, 독일식 모델, 러시아식 모델 등이 비교대상이다).

집에 들어가는 대로 리처드 앨틱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아카넷)도 참조해봐야 한다. 그리고 어제 주문해서 받은 책으론 보리스 존슨의 <런던 위인전>(마티)도 살펴봐야 한다. 디킨스와 새커리의 런던과 관련하여 참고할 내용이 있는지. 디킨스와 새커리에 대해서는 강의가 일단락되는 대로 정리용 페이퍼를 써두어야겠다. 영국문학 강의 한 가지로도 일거리가 많은데, 이번주에도 중국문학과 러시아문학에 독일문학까지... 이렇게 앞으로 10년은 더 달려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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