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동인회 ‘크리티카‘에서 펴내던 비평무크지 <크리티카>가 언제부턴가 나오지 않았는데(그러니까 폐간되었는데) 이번에 방향을 바꾸어서 단행본을 냈다. <소설을 생각한다>(문예출판사)가 첫 성과물이다. 거의 매일 문학강의, 그것도 대부분 소설 강의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책이다. 문학 전공 학부나 대학원생들에게도 유익한 교재나 공부거리가 될 만하다.

동인들과 비슷한 세대여서 그런지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이론가나 비평가들이 낯익다. 소설의 이론이라면 으레 루카치와 바흐친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통념을 공유하는 세대다. 몇년 전에 나온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창비)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우연찮게도 필진 역시 얼마간 중복된다.

두 책에서 모두 루카치 파트는 ‘자유연구자‘로 <소설의 이론>(문예출판사)의 번역자 김경식 박사가 맡았다(<소설을 생각한다>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배경으로 보인다). 얼마전에 <루카치의 길>(산지니)를 펴내기도 했다. 루카치에 대한 일련의 책들이 더 나올 예정인데 무탈하게 진행되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도 더한 것인데, 나 역시 소설에 대한 사고에서 루카치에게 진 빚이 있기에 내년봄 문학기행에서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찾으려 한다. 부다페스트의 걸출한 두 지식인, 루카치와 하우저를 찾아가는 문학기행이다. 더불어 근대소설과 그 운명을 다시 생각해보려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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