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가 뜨고 비가 와도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당신은
친절하지 않았다고 구름에게 전했다
구름은 무슨 잘못인가
찌푸린 얼굴로 버킷리스트를 꼽는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도 시간이 남으면 어쩔 것인가
죽어야 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건 누구도
묻지 않았다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명백하게 나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외출을 핑계 삼아
나는 죽은 척하고 심심하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불러모은다
당신은 죽기 전에 무얼 하고 싶었을까
명백하게 죽을 운명인 나는
오늘도 살아있는 척하며
외출에서 돌아와 드러눕는다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빙벽을 오르는 아이스클라이머를 생각하다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에서 지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모두 찢어버리는 일
다만 구름에게 한 마디 전해야겠다
아침에 해가 뜨고 비가 와도
당신이 그립지 않았다
모두가 저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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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8-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기전에 하고픈 일이
왜 한가지도 생각이 안나는지.
어떻게 한가지도 없는지
그게 신기할뿐~~

로쟈 2018-08-28 23:00   좋아요 0 | URL
시기상조여서 그러실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