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저녁에 잠이 드는 바람에 밤 2시에 잠이 깨어 누워있다가 급기야는 3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에서 아무 책이나 빼서 읽기 시작했다. 아무책이라고는 하지만 지난주에 빼놓은 책들 가운데 하나로 밥 버먼의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예문아카이브)다. <바이오센트리즘>의 공저자이기도 하다는 건 지금에야 확인했는데, 여하튼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내지는 ‘속도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으로 꽤 흥미롭다. 동어반복인데 애초에 흥미로울 것 같아서 손에 든 책이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강의차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다시 읽으며 ‘빅히스토리‘ 얘기를 곁들이려다 보니 자연스레 빅뱅과 우주론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거의 모든 것의 속도> 서두는 바로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에 관한 이야기다. 매우 비인간적인 속도를 주로 다루지만(광속의 절반이 넘는 속도로 멀어지고 있는 천체들) 그런 사실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 이야기는 그래도 인간적이다. 덕분에 우주팽창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암흑에너지(대단한 에너지가 아니라 아직 모르는 에너지라는 의미라고)에 관한 책들도 장바구니에 넣었다(이미 구입한 책들도 있건만).

그러면서 한밤중에, 아니 새벽에 주문한 책은 데이비드 아이허의 <뉴 코스모스>(예문아카이브)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대한 오마주이면서 업데이트 버전. 새삼 업데이트된 내용이 궁금해서 주문했고 당일배송을 기다리는 중이다. 평소에 읽기 어려운 역사서와 과학서들을 읽자니 방학 기분이 좀 나는 것도 같다. 그럴 여유가 있느냐는 마음 한쪽의 질타에 대해선 폭염에 이런 낙도 없으면 어떡하냐고 변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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