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으로 가요
라는 노래 들으며 딴데로 간다
해변은 어디에 있었나
매일 저녁 해변으로 갔다

여름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밤바다 파도 소리 들으며
지난날을 되새김질했다
왜 이런 날은 떠올리지 못했나

24년이 지난 어느 날
해변으로 가요를
들으며 나는 딴데로 가고
해변으로 가서 마시던 캔맥주는

거품마저 삭은 지 오래
나는 오늘도 해변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나는 해변으로 가요를 들으며
내일도 해변으로 가서

잃어버린 시간을
바닷물과 함께 움켜쥐고
나는 또 딴데로 가며
오래 전 시간을 되새김질하고

나는 갈 곳이 없고
나는 가는 곳이 없고
나는 딴데로만 가는 게 특기였나
해변으로 가요

해변은 어디에 있었나
태양은 어디로 숨었나
태양이 앉았다 떠난 자리 같은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물거품을 애도하고
거품은 거품끼리 몰려 다니고
나는 딴데로 간다
나는 딴데로 가며 해변으로

간다 아무도 없는
해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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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5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향기의 아니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
13살부터~송창식 윤형주의 노래를 들었더랬죠.
뭘 알고나 들었을까 싶네요.
그 어린것이.
이젠 땡볕 내리쬐는 해변을 좋아할만큼의 열정도 사라지고
해변에서의 나 잡아봐라~~는 저멀리 추억속으로~~ㅎㅎ

로쟈 2018-06-26 00:07   좋아요 0 | URL
네 버스에서 흘러나와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