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배송받은 책 가운데 두 권은 조성기의 소설들이다. 장편소설 <라하트 하헤렙>과 소설집 <통도사 가는 길>이다. 두 권 모두 ‘오늘의 작가총서‘ 버전이다. <라하트 하헤렙>은 1985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고 <통도사 가는 길>은1992년에 나왔는데 1991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우리시대의 소설가‘가 수록돼 있다. 바로 1991년에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으로 과내 동아리 세미나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내가 문학이론 세미나의 교사였다).

다시 읽어볼 생각이 든 건 조남현 교수의 신작 <소설의 본질>(서정시학)을 읽다가 조성기 소설이 언급된 걸 보아서다. 조성기는 곧이어 <욕망의 오감도>(1993)와 평역 <삼국지>(2002) 등을 발표했고 나로선 작가로서 변절이라고 생각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시대의 소설가‘ 정도는 90년대 소설의 상황과 지형도 되짚어보는 데 유익할 것 같아서 주문한 것. 27년전에 읽은 작품을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이 들지도 궁금하다.

<소설의 본질>은 저자의 <소설신론>(서울대출판부)의 연장선상에서 읽어볼 만한데 소설에 대해서 너무 폭넓게 정의하고 있는 게 불만이다(나는 최대한 좁게 정의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부르주아 계급의 서사시‘로 정의한 루카치가 좋은 사례다). 그럼에도 저자의 식견과 통찰은 유익한 참고가 된다. 나로서도 러시아문학 관련서를 몇 권 내고 나면 문학일반론(시론과 소설론)도 생각을 정리볼 계획이다. 더이상 미룰 수 있는 나이도 아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