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공지다. 지난해 겨울과 마찬가지로 이번 겨울에도 경향후마니타스 글쓰기 강좌의 일환으로 서평 강좌를 개설한다(http://www.edukhan.co.kr/writing/). 1월 13일과 20일, 그리고 2월 3일, 10일, 17일, 모두 5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저녁 7시-9시에 진행되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서평에 대한 개관에 이어서 네 권에 책을 읽고 실제로 서평을 써보는 강의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1강 1월 13일_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


2강 1월 20일_ 앤드루 델반코, <왜 대학에 가는가>



3강 2월 03일_ 정병석, <조선은 왜 무너졌는가>



4강 2월 10일_ 박병기 외, <지금, 한국의 종교>



5강 2월 17일_ 알랭 드 보통 외, <사피엔스의 미래> 



16. 1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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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고른다. 타이틀북은 존 F. 윅스의 <1%를 위한 나쁜 경제학>(이숲, 2016)이다. 선명하고 노골적인데, 원제가 <1%를 위한 경제학>이니 과장이나 왜곡이 아니다. 실제로 저자는 주류 경제학을 1%를 위한 경제학으로 맹렬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짝이 될 만한 책은 최근에 나온 김재수의 <99%를 위한 경제학>(생각의힘, 2016)이다. 한데 이 책은 부제가 '낮은 곳으로 향하는 주류 경제학 이야기'이니 만큼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는 <1%를 위한 나쁜 경제학>과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그러한지는 비교해서 읽어봐야 알겠다. 아무려나 더이상 속아 넘어가지 않는, 99%를 위한 경제학 공부도 새롭게시작할 때다. 



두번째는 김광기의 <부자는 어떻게 가난을 만드는가>(21세기북스, 2016)다. 미국 사회를 반면교사로 삼아보자는 책으로 '0.01%를 위한 나라, 미국 경제로 보는 한국 중산층의 미래'가 부제다.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진 미국, ‘한강의 기적’이 사라진 한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국의 현실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한국 사회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들을 짚어본다."


세번째 책은 마강래의 <지위경쟁사회>(개마고원, 2016)다. '왜 우리는 최선을 다해 불행해지는가?'가 부제. "저자는 이제 우리가 경쟁의 정도와 속도를 늦춰야만 한다고 말한다. 지금과 같은 지위경쟁은 경쟁의 내용보다 순위에 집착하게 만들어 본질을 잃게 하고, 출혈 경쟁으로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며, 소수가 사회적 보상을 독식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경쟁으로 인한 이득보다 폐해가 훨씬 크다는 걸 깨닫고 새로운 협력적 시스템을 고민하자는 것이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다."



네번째는 사회학자 김덕영의 <국가 이성 비판>(다시봄, 2016)이다. "사회학 고전 번역과 연구, 집필에 집중하고 있는 사회학자 김덕영이 한국 사회를 분석한 책이다. 한국에서 '국가'란 도대체 무엇이고 왜 이런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담았다." '이게 나라냐?"란 탄식에 대한 한 사회학자의 응답으로 읽을 수 있겠다. 


끝으로 다섯번째는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박근혜 무너지다>(메디치미디어, 2016). "TV조선이 시작하고, 한겨레가 키우고, JTBC가 파헤친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서 대한민국은 박근혜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렸다. 독선적 정부와 언론-시민 연합군 사이의 전투가 2016년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20일에 걸쳐 진행된 숨 가쁜 '전투' 현장을 담아낸 책이다." 현재 진행중인 역사의 기록으로 최종적인 국민 승리와 함께 조만간 증보판이 나오길 바란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1%를 위한 나쁜 경제학
존 F. 윅스 지음, 권예리 옮김 / 이숲 / 2016년 1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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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어떻게 가난을 만드는가- 0.01%를 위한 나라, 미국 경제로 보는 한국 중산층의 미래
김광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오늘(17~21시) 사이" 택배 수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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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경쟁사회- 왜 우리는 최선을 다해 불행해지는가?
마강래 지음 / 개마고원 / 2016년 1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오늘(17~21시) 사이" 택배 수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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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이성 비판- 국가다운 국가를 찾아서
김덕영 지음 / 다시봄 / 2016년 1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오늘(17~21시) 사이" 택배 수령 가능
2016년 12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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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새 에세이를 펴낸 3인을 골랐다. 먼저 독문학자 문광훈 교수. 네이버의 열린연단을 통해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독문학계의 대표 학자인데, 이번에는 <가장의 근심>(에피파니, 2016)을 펴냈다. 제목은 카프카의 단편에서 따왔다.

 


"이 책은 나/개인의 생활에서 출발해, 예술과 철학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사회로 넓히고 사회의 문제를 나/개인의 일상의 구체적 생활 속에서, 간곡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살피고 있다."

 

 

 

저자는 주로 아도르노와 벤야민의 사유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데, 거기에 한 사람을 추가하자면 김우창 선생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권의 김우창론을 펴낸 바 있는데, 대담집 <세 개의 동그라미>(민음사, 2016)도 김우창전집의 한권으로 최근 다시 나왔다.

 

 

전공으로 치면 사회학자나 문화학자로 분류될 성싶지만, 그냥 '전방위 인문학자'로 불리는 엄기호의 신작도 나왔다.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창비, 2016). 최근에는 주로 공저를 펴냈는데, 단독 저작으론 <단속사회>(창비, 2014)에 이어지는 책이다. 공감이 가는 제목이지만 동시에 어떤 내용의 책인지는 가늠하기 어려운데,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집필 의도는 이렇다. 

"나는 우리가 역사를 믿는다면서 왜 역사에 절망하며 역사 자체를 리셋하고 싶어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정념은 또 어떻게 우리를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시켰는지, 그리고 다시 역사로 귀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필요할지를 살펴보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어쩌면 내년은 한국사의 새로운 리셋 원년이 될지도 모르기에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서라도 일독해봄직하다.  

 


영화평론가 내지 문화평론가에서 어느덧 방송인으로 더 친숙한 허지웅의 신간 에세이도 출간되었다. <나의 친애하는 적>(문학동네, 2016). <버티는 삶에 대하여>(문학동네, 2014)를 펴낸 지 2년만이고, 데뷔작 <대한민국 표류기>(수다, 2009)로부터는 7년의 시간의 흘렀다(나도 첫 책을 낸 게 2009년이므로 허지웅과는 '데뷔 동기'다!). 표지의 이미지도 그렇지만 '스타일리시한 진보'의 대표적인 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아주 따끈한 신작이어서 세번의 촛불집회 참가 경험담까지 책에는 들어가 있다. 그가 어머니와 함께 찍은 인증샷이다.



16. 1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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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하고 대출할 책이 있어서 도서관에 들렀다가 돌아가는 길에 PC방에 들렀다. 서재일도 잔업이 좀 남아서인데, 잔업 처리에 앞서 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 몇 자 적는다. 나쓰메 소세키의 아내 나쓰메 교코의 회고록 <나쓰메 소세키, 추억>(현암사, 2016). '아내 교코가 들려주는 소세키 이야기'가 부제다. 작가의 아내가 쓴 회고록이 몇 권 될 텐데, 얼른 생각나는 건 도스토예프스키의 아내 안나 도스토예프스카야의 회고록 정도다. <도스또예프스끼와 함께한 나날들>(그린비, 2003)이라고 나왔었지만 현재는 절판된 상태. 교코의 책은 소세키 연구서들에서 보통 <나쓰메 소세키의 추억>이라고 일컬어지는 책이다. 번역서 분량이 486쪽인데, 생각보다는 두툼한 편이다.

 

"소세키가 세상을 떠난 후 1928년에 교코가 소세키와의 결혼 생활을 구술하고 이를 소세키의 제자이자 사위인 문학가 마쓰오카 유즈루가 기록한 것이다. 이 책이 발표되자 "교코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소세키를 미치광이 취급한 악처다"라는 차가운 눈총을 받았다. 하지만 교코는 '읽는 분들에게 뭔가를 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되도록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말씀드렸다는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이 책의 가치가 더 있다."

소세키는 교코와의 사이에서 7남매(2남 5녀)를 두었지만 부부간의 사이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오랜 기간 신경쇠약을 앓았던 탓으로 보이는데, 심신이 괴로운 데다가 일본의 근대성이라는 필생의 화두와 대결하던 터여서 아내와 가족에게 살뜰한 가장이 되기는 어려웠다. 교코는 결혼초에 한 차례 유산을 하고 나서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 무정하면서 간혹 폭력적이기까지 했던 남편 소세키를 두고 교코는 '미치광이(정신병자)'가 아닌가 생각했다. 모두 회고록에 근거하고 있기에 이번에 2차문헌이 아닌 1차자료를 통해서 확인해볼 수 있겠다.

 

안 그래도 오늘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의 하나는 소세키의 산문집 <유리문 안에서>(문학의숲, 2008)이다. 아직 절판되지는 않았지만 다시 구입하기도 애매하여 도서관에서 필요할 때마다 대출하곤 한다(계속 대출하는 건 찔끔찔끔 읽다가 반납하곤 해서다).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일년 전에 아사히 신문에 연재한 산문을 모은 책. 만년에 이른 작가의 인간관과 인생관을 보여주는 이 작품에는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각이 배어 있다. 아울러 그동안 터부시해 왔던 작가의 성장과정과 인간관계를 둘러싼 고민이나 인생관을 더욱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교코의 책과 짝으로 읽어보면 좋겠다.

 

 

소세키의 작품 세계는 <산시로> 이전과 <산시로><그 후><문>에 이르는 '전기 3부작', <춘분 지나고까지><행인><마음>에 이르는 '후기 3부작' 그리고 <마음> 이후의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유리문 안에서>는 자전소설 <한눈팔기>와 미완성 유작 <명암>과 함께 그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책이다. 소세키 소설전집(전14권)의 출간으로 <한눈팔기>와 <명암>도 복수의 번역본을 갖게 되었는데, 내친 김에 <유리문 안에서>도 새 번역본이 나오면 좋겠다 싶다. 바람을 더 적자면 절판된 서간집 <소가 되어 인간을 밀어라>(미다스북스, 2004)도 더 온전한 판본으로 나오면 좋겠다.

 

 

소설전집과 산문집, 서간집을 제외하면 소세키의 책으론 단편집과 <문학예술론><문명론>(소명출판, 2004) 정도가 남는다. 소세키 독자라면 필히 소장해둠 직한데, <문명론>은 현재 품절 상태다. 출간된 지 12년이 됐으니 그럴 만하다. 참고로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은 소세키의 <문학론>에 대한 검토에서부터 시작한다(고진의 평론가로서 등단작이 소세키론이었다). 소세키를 포함해 일본 근대문학 대표작가들을 강의에서 다루면서 갖게 된 욕심은 <일본근대문학의 기원>까지 소화하는 것이지만(대표 작가들에 대한 독서가 선결과제다) 일단은 소세키를 통독하는 것 정도를 올해의 목표로 정했고, 절반 남짓 마쳤다.

 

많은 일정이 미뤄진 상황에서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 그리고 소세키에 대한 강의만큼은 목표에 근접하게 진행했고, 진행하고 있는 중이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프랑스문학 강의와 함께 올해의 개인적인 수확이다...

 

16. 1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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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예정된 국회의 탄핵 의결을 앞두고 있다. 절대 다수 국민의 바람대로 의결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소위 '질서 있는' 정국으로 넘어갈 것이다) 부결된다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분노 정국이 전개될 것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12월의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아직은 평상심으로. 



1. 문학예술 


젊은 한국 작가들의 신작 소설들을 골랐다. 황정은의 소설집 <아무도 아닌>(문학동네, 2016), 최정화의 장편 <없는 사람>(은행나무, 2016), 정세랑의 장편 <피프티 피플>(창비, 2016) 등이다. 제목만으로도 작품의 주제 혹은 문제의식이 느껴지는 소설들이다. 



그리고 지난달에 세상을 떠난 아일랜드의 거장 윌리엄 트레버의 책들을 추모의 의미로 올려놓는다. 한 차례 페이퍼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소설가들의 소설가'가 보여주는 대가적 솜씨를 감상해보기로 하자.  



2. 인문학


역사 분야의 책으론 이이화 선생의 <이이화의 한 권으로 읽는 한국사>(교유서가, 2016)과 류시현의 <동경삼재>(산처럼, 2016), 이영석의 <영국사 깊이 읽기>(푸른역사, 2016)을 고른다. <이이화의 한권으로 읽는 한국사>는 <역사>(열림원, 2007)의 개정판인데, '옛조선부터 6월항쟁까지'가 부제다. 500쪽 분량이지만 그 긴 시간의 역사가 어떻게 한권으로 응축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독서의 포인트. <동경삼재>는 '동경 유학생 홍명희 최남선 이광수의 삶과 선택"을 살펴본 책이다. 조선이 낳은 3대 천재로 불렸던 이 세 사람의 인생 행로가 정확하게 한 시대를 증언한다. 끝으로 <영국사 깊이 읽기>의 소개는 이렇다. 


"30여 년간 영국 근대사를 연구해온 저자 이영석 교수(광주대)가 동아시아 출신 연구자의 입장에서 근대 영국 역사를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하나는 전통 지배 세력이 근대화 과정에서 뒤처지거나 약화되지 않고 오히려 그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의 변방에 지나지 않던 작은 섬나라가 근대 세계의 형성을 주도해 나갔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이전에 그가 펴낸 <근대의 풍경>, <영국 제국의 초상>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문제의식과 연결된다."  

 

영국사와 관련해서는 가장 지속적으로 연구 저작을 펴내고 있는 저자의 성실함이 미덥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몇 권의 이슈도서를 골랐다. 대니얼 솔로브의 <숨길 수 있는 권리>(동아시아, 2016)는 '국가권력과 공공의 이익만큼 개인의 사생활도 중요하다'는 부제가 주제를 말해준다. "저자는 ‘사생활=비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생활도 ‘사회적인 가치’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간 안보강화론자들이 내세워온 ‘국가안보를 위해서라면 개인의 사생활은 희생되어야 마땅하다’라는 논리에 이성적으로 반박하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민섭의 <대리사회>(와이즈베리, 2016)는 "저자가 익숙하게 체험한 3가지 통제(행위, 말, 생각)를 바탕으로 괴물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노동 현장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 매튜 데스몬드의 <쫓겨난 사람들>(동녘, 2016)은 '도시의 빈곤에 관한 생생한 기록'을 담고 있다. "도시 빈민층에 해당하는 여덟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대도시에서 주거 정책이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며 또 지속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 김홍중의 <사회학적 파상력>(문학동네, 2016)과 함께 프랑스의 계간지 '오팡시브'에 실린 글들을 모은 <재미가 지배하는 사회>(갈라파고스, 2016)도 관심도서로 충분하다. "우리 시대의 신화라고 할 수 있는 광고와 텔레비전, 스포츠, 관광 등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확산이 낳은 대중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기존의 사회적 관계망이 어떻게 해체되는지, 공동체의 일원이 어떻게 해서 점차 고립된 개인으로 전락하는지, 다시 말해서 대중문화를 통해 대중이 결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분별한 소비자로 파편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책이다." 


더불어, 사회학자 김영선은 <정상인간>(오월의봄, 2016)에서 '시대의 인간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탐문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의 모습이, 일상의 풍경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문하는 저자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장시간-저임금 노동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한다.



4. 과학


리처드 도킨스의 자서전(전2권)과 함께 좀 묵직한 책으로 오철우의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동아시아, 2016)를 고른다. 한 차례 언급한 적이 있지만, 과학사회학적 시각에서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과학 논쟁을 면밀하게 들여다본 책이다. 



과학 분야는 눈여겨 볼 책들이 많아서 몇 권 더 고르면,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열린책들, 2016)은 면역학 분야의 책으로는 드물게 접근가능한 책이다. "면역학이라는 난해한 과학을, 시적 은유를 동원해 아름답게, 동시에 냉철하게 서술한다." 김홍표의 <먹고 사는 것의 생물학>(궁리, 2016)는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으로 읽는 20억 년 생명 진화 이야기'를 다룬다. 교양서라고는 하지만 수준이 높은 편이다. 널린 알려진 과학 저술가 닉 레인의 <산소>(뿌리와이파리, 2016)도 다시 나왔다. "영국 왕립학회 과학도서상을 수상한 저명한 생화학자 닉 레인은 산소가 지구상 생명의 진화와 노화와 죽음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5. 책읽기/글쓰기


이동진, 김중혁의 <질문하는 책들>(예담, 2016)은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책수다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인문교양서 9권을 엄선하여 정리하고 보충했다. 최종규의 <시골에서 책읽는 즐거움>(스토리닷, 2016)은 알라디너이기도 한 저자가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에서 네 식구와 시골살림을 꾸리고, '도서관학교'라는 서재도서관이자 사진책도서관을 일구며 함께 배우는 동안 읽은 책 이야기이다." 그리고 권민창의 <권중사의 독서혁명>(책읽는귀족, 2016)은 공군 7년차 직업군인인 저자의 독서체험기다."저자 자신이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외부 독서 전문가가 전할 수 없는 같은 눈높이의 독서 체험담이 더 생생하고 흥미롭다. 이뿐만 아니라, 자칫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며 군대생활을 할 수 있는 후배들을 위해서 독서를 통해 미래의 꿈에 대한 안내를 자처한다. 또한 군대 후배들이나 친구들에게 그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면서 각자에게 맞는 책들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병영도서로도 유력해 보인다. 


16. 12. 0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고른다. "도스또예프스끼의 5대 장편 가운데 가장 서정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그는 완전히 아름다운 인간의 형상을 구현하기를 염원해 왔고, 그 형상을 백치인 미쉬낀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돈키호테>에 이어서 이번 달 푸른역사아카데미의 강의에서 나도 오랜만에 읽어보게 되었다. 아래는 러시아판 영화 <백치>(2003)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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