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지구에서 가장 특이한 종족》의 저자 디트리히 슈바니츠는 많은 여성들이 남자와 연애할 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상대방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들은 자신 속에 내재된 풍부한 감성과 사랑의 능력을, 상대 남자의 매력으로 오인한다는 것이다. (p.104)









한번은, 

연애중인 남자가 정말이지 무척, 좋아서 '이렇게 좋을 수도 있나?'라고 생각을 하다가 정희진의 저 말이 딱, 떠올랐던 때가 있다. 아, 가만있자, 정희진이 그 책에서 그게 '나의' 장점이라고 말한 것 같은데? 라고. 그래서 나와 연애중인 상대에게, 정희진의 저 문장이 떠올라(라고는 하지만 실은 '디트리히 슈바니츠'의 것) , 물었더랬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게 너의 매력 때문일까, 나의 사랑하는 능력 때문일까?


정말 그런 생각이 마침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서는 아닐까? 내 안에 잠재된 감성과 사랑이 엄청나게 풍부해서, 그래서 이런 감정으로 상대를 대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내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었다. '다른 연애에 있어서도 네 감정이 지금과 같았었냐'고. 그러니까 이정도의 감정이 발현됐었는지 되묻는 거였다. 그래서 생각해봤었는데, 그러자 쉽게 답이 나왔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건 그의 매력 때문이구나, 하고.


이런 결론을 내려놓고 무심히 지내다가 또다시 불쑥, 생각하게 됐다. 정말 상대의 매력이 전부인가?


그렇게 생각을 또 해보다가 내린 결론은, 상대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내 안의 사랑하는 능력과 합쳐져서 당시의 연애에 대한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는 것. 상대가 매력적이지만 내 안의 사랑의 능력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고, 내 안에 사랑의 능력은 발현되지만 상대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들이 생기겠지만, '어떤 사람'은 '나의 사랑하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상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사람을 만났을 때 내 안에 숨겨져있던 '사랑하는 능력'이 최대한 발현되는 거지. 그러니까 이것은 백프로 상대의 매력도, 백프로 나의 능력 때문도 아니고, 나의 능력을 끌어 올리는 상대를 잘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



아..

졸 똑똑해...

나는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가면 갈수록 공부를 못했지만(학사경고!!), 그래도 참..똑똑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막 혼자 생각하고 깨닫고 결론까지 다 나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늘 '혼자서도' 뭐든 잘 해내는 강한 사람을 열망했는데, 나는 이미 그런 사람이 아닌가! 멋지다. 똑똑해!!





가끔,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데에 큰 보람을 느낀다. 며칠전에는 알지 못하는 사람의 트윗을 보고 또 가슴이 뻐근해졌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내가 말하고 싶어 말하고 또 내가 글로 쓰고 싶어 쓰지만, 어쩌면 이런 나의 결과물들이 누군가의 생각을 대신해주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내 글을 보고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는 걸 자각하게 되면, 그렇게나 좋아지는 거다. 그래서 이걸 멈출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들을 내가 좋아해서. 가끔 익숙하지 않은 닉네임으로 비밀댓글들이 작성 되기도 한다. 네 글을 읽는게 즐겁다, 꼬박꼬박 들러 보고있다, 하는 글들. 그러면 또 막 어깨에 힘이 뽝- 들어간다. 나는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이 일이 누군가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것에 대해서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그래서 이걸 멈출 수가 없다. 내가 내 기분에 의해 내 생각에 의해 작성한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어제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대한 글을 썼는데, 비밀댓글로 누군가가 내 글을 보고 그 영화를 찾아 보았다고 말해주었다. 본인도 혼자 밥을 차려먹어야 하는데 그 영화를 보며 힘이 됐다고. 좋은 영화 추천 고맙다는 그 말이, 또 그렇게나 어깨에 힘 들어가게 하더라.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알고 보게된 영화에 실망을 하기도 하겠지만, 만약 내가 쓰지 않았다면 세상에 존재하는지 알지도 못했을, 그런 영화가 됐을 수도 있을테니. 



며칠전에는, 네 글을 읽는게 내 휴식의 한 방법이다, 라고 말해준 사람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어디에서 어느부분의 쓸모를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이지 이걸 멈출 수가 없다. 히히.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생각했다. 신경숙의 표절에 대한 이응준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자, 나만의 글을 쓰는 사람이 되자, 라고 생각했다. 신경숙의 표절이야 내게는 그다지 충격적인 일이 아니다. 그건 내가 신경숙을 신뢰하는 작가의 군단에 넣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자신의 이십대에 신경숙과 함께 보냈다던 나의 지인중 1人은 이 일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그가 느낀건 배신감이었을 것이다. 만약 나도 내가 신뢰하는 작가의 표절 소식을 들었다면 대단히 좌절했을 것이다. 이깟 책, 읽어서 무얼해, 하는 생각도 하게 됐을 것이다. 허무함과 허탈함이 나를 사로잡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무슨 베스트셀러의 작가도 아니고, 또, 내가 쓰는 글이 뭐 대단한 글도 아니지만, 그저 일상의 작고 사소한 기록일 뿐이지만, 표절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다. 나는 자존심이 센 사람이고 스스로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 누군가의 글을 내 글인척 가져온다는 것을 나의 의지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내가 나를 믿지만, 혹여라도 내가 인식하지 못한 채로, 읽었던 글을 내 창작인줄 알고 쓰게될까봐, 그건 좀 두렵다. 그게 좀 두렵지만, 또 거기에 있어서는 나의 친한 친구들이 지적해줄 수 있을거라 믿어본다. 지금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은 다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고, 그러니 내가 무언가 잘못된 문장들을 적는다면 알려줄 것이다.


신경숙의 표절을 고발하는 이응준은, 그 글을 완성해 세상에 드러내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을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벨 훅스의 《사랑은 사치일까?》를 읽고있는데, 그래서그런지 사랑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사랑하는 능력을 충분히 가진 사람이고, 그렇기에 사랑받는 일도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 모든게 가능해지는 것은 무엇보다, 내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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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6-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헬렌 켈러가 어디에선가 논문의 한 문장을 무심코 인용 없이 썼던가 해서 엄청 큰 곤혹을 치루었던 경험을 쓴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본인도 의식하지 못했던 행동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저도 다락방님 말씀처럼 이 책 저 책 읽다 무심코 내 안에 들어와 버린 문장을 마치 내 것인양 쓰게 될까 때로 두려워요.

다락방님의 이야기들이 더없이 건강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몇 번이나 표절 논란 대목을 비교하며 읽어봤는데 이것은 무심코라는 말로 용인될 수준의 것이 절대 아니더라고요.

다락방 2015-06-17 14:26   좋아요 0 | URL
네, 블랑카님. 저도 의식하지 못한 채로 무언가를 가져다 쓸까봐 너무 겁나요. 인용하는 건 인용한다고 밝히고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제가 제것이 아닌 걸 혹시라도 모른채로 제것으로 할까봐 두렵네요. 하아-

신경숙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겠지요. 이번에도 또 흐지부지 되서 잠잠해지는 일은 없어야할텐데요. 이응준의 용기도 대단해요.

감은빛 2015-06-1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의 초기작품 몇 개 이후로 하나도 읽은 적은 없지만,
그 초기작 몇 개가 제법 마음에 들었었기 때문에 저는 좀 충격을 받았어요.
작가로서 그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한 두개의 작품은 제 개인적인 추억과도 연관이 있어서 더욱 실망이네요.

다락방님의 글을 읽는 건 언제나 즐겁고 재미있어요! ^^

다락방 2015-06-20 17:40   좋아요 0 | URL
히히. 감은빛님이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게 저는 참 좋습니다!

전 이번에 신형철에 대해서도 실망했어요. 뭐, 그사람 입장에선 그게 최선이었겠지만, 그래도 너무 안전선 안에만 머무른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저는 신경숙보다 신형철을 더 좋아해서 그런가봐요. 아니, 이제는 `좋아했다`로 바꿔야겠어요.

Jeanne_Hebuterne 2015-06-18 0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어요. 그러다 누군가가 `아, 그 남자는 정말 제대로 사랑할 줄을 아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던데 순간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그건 그를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옆에서 오랜시간 지켜보고 얻은 결론이었어요. 무조건적이지도 않고 줏대없이 모든 걸 갖다바치지도 않고 때로는 이기적이기도 하고 상대를 좌절시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드러나는 사랑에의 능력이라..표현하기가 좀 어렵지만 옆에서 오랜 시간 지켜본 사람들이 모두 알 수 있는 것. 흙이 꽃을 피우듯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발현시키는 상대를 만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저홀로 꽃필 수 있는 묘한 능력. 그건 참 태어나면서부터 공기처럼 호흡해서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몸 안에 쌓여 상대를 만나면 의도치 않게 숨을 뱉듯 조금씩 새어나오는 게 아닐까...그냥 생각해 봤어요.
상대의 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다락방 님은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을 지닌 사람일거에요.

다락방 2015-06-20 17:43   좋아요 0 | URL
네, 사랑할줄 아는 능력을 지니는 건 정말 크고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제가 그런 사람이라서, 그런 사람이라는 자각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랑에의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내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오는 것 같아요. 이게 안되면 그 다음이 진행되지 않거나 잘못 진행되는거죠. 그런점에서 쥬드님과 저는 충분히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을 떠올려봤을 때, 떠오르는 사람중에 쥬드님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 역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일단은 그게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사람과 하는 연애가 건강한 연애가 되는 것 같고요.

Alicia 2015-06-1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글을 쓰시면 또 안읽어볼수가 없잖아요. 다락님 덕분에 몇달만에 책을 돈 주고 주문했습니다아~ 독서에의 욕구를 다시금 살려 주셔서 감사해요. 네, 책을 읽지 않는 동안 저는 그다지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진 않았어요. 다락님 덕분에 사랑할 줄 아는 것도 능력이라는 걸 배웠네요. ^-^

다락방 2015-06-20 17:44   좋아요 0 | URL
음, 책의 절반은 흥분하며 고개 끄덕이게 되는데 절반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여러 사람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책인듯 한데, 알리샤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사랑할 줄 아는 것은 정말 능력입니다. 아주 큰 능력이에요. 이걸 지니고 있다면, 잃지 않도록 해야하는, 아주 중요한 능력입니다. 앞으로 알리샤님의 시간들은 만족스런 시간들이 될 수 있었으면 해요.
:)
 














'한국이 싫어서', '여기서 못 살겠어서' (p.10) 책 속의 주인공 '계나'는 가족들을 두고 호주로 이민을 간다. 6년간 사귄 남자친구랑도 헤어지고 호주로 간다. 호주로 갔다가 잠깐 한국으로 여행와서 두달간 남자친구랑 함께 지내고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함께 살 것을 제안하지만, 여자는 다시 호주로 떠난다. 남자친구와 오랜 시간을 사귀었고 그래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마음 속에 많지만, 고맙고 미안해서 결혼할 순 없는거니까.



지명은 고개를 숙인 채 내 얘기를 들었어. 아무 말도 안 하더라. 내가 오히려 묻고 싶었지. 너는 왜 그렇게 나를 좋아하는 거야? 나 따위가 뭐라고 나한테 평생을 걸어? 너무 고맙고 미안했어. 하지만 고맙고 미안하다는 이유로 내가 네 옆에 있을 수는 없어‥‥‥. (p.161)



고맙고 미안하단 이유로 당신 옆에 있어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나는 누군가가 고맙고 미안하단 마음으로 내 옆에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이유로 내가 네 옆에 있을 수는 없어, 라는 계나의 생각이 그대로 와닿더라. 고맙고 미안해서가 아니라, 네 옆에 있고 싶어서 네 옆에 있길 원한다. 마찬가지로 내 옆에 있기를 원한다면 그 마음이 '내 옆에 있고 싶어서'이길 바란다. 



지명은 잠이 들어 있더라. 침대 위에서, 옷을 벗은 채로. 아기 같은 자세였어. 나는 잠옷을 입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캔 꺼내 침대에 앉았어. 조심조심 개한테 이불을 덮어 준 뒤에 옆에 앉아 맥주를 마셨지. 걔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아주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잠에서 깨어나면 얘는 나에 대한 의무감으로 섹스를 하려 들 거야. 그러면 나 역시 의무감으로 걔를 맞이하겠지. 서로 연기 아닌 연기를 해야겠지. 그런 섹스, 너무 슬프지 않니.

걔 얼굴이 과로와 수면 부족 탓에 검고 거칠거칠했어. 입주변이랑 턱에 거뭇거뭇하게 수염이 올라와 있더라. 이불을 덮기 전에 본 배는 포동포동하게 살이 올라 있었어. 얘가 아저씨가 됐네, 하고 정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더 짠하고 아프고 그렇더라고. 얘 이렇게 일하다 암 걸리는 거 아닌가 싶고, 내가 이 모습을 10년이고 20년이고 보다가, 그냥 얘는 매일 이렇게 열몇 시간씩 일하는 애다, 그렇게 당연하게 여기게 되면 어떻게 하나 싶고‥‥‥. 막 눈물이 날 것 같았어. (p.156)




'로지 헌팅턴 휘틀리'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놓고 들여다보는데, 최근에는 속옷 화보 사진이 많이 올라왔다. 나는 어째서인지 그녀가 디자인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더라. '막스앤스펜서' 속옷 화보였다. 나는 왜 그녀가 속옷 디자이너도 겸한다고 생각했지? 뭣때문이지? 왜지? 암튼 그녀는 디자이너는 아니고 모델인듯. 어쨌든 그걸 들여다보는데, 정말 예쁜 거다.



그러자 다이어트의 의지가 활활 불타올랐다. 지금보다 훨씬 건강한 몸이 되어,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입을 예쁜 속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속옷을 건강한 육체에 걸치면 아름다움은 극에 달하겠지. 그래, 막강 다이어트야! 스파르타식 다이어트에 돌입하자!!


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뉴스를 들으니 참..욕밖에 안나오더라. [한국이 싫어서]의 지명처럼 저렇게 열시간 이상 근무하며 피곤에 쩔어 지내면 뭐하나. 이 나라는 국민을 죽이고 있는데. 그러자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족발을 포장해오고 와인을 꺼내들었다. 잔에다 콸콸콸 와인을 가득 따라 꿀꺽꿀꺽 마셨다. 상추와 깻잎을 포개어 새우젓을 푹- 찍은 족발을 올려놓고는 남동생이 썰어둔 마늘과 고추를 얹어 한 입 가득 쑤셔넣었다. 마구 씹었다. 맛있었다. 아..맛있어..족발 콜라겐은 짱이야 ♡ 와인을 삼키며 족발을 맛있게 먹다가, 뉴스를 들으며 또 빡이 쳐서 욕하다가...아, 이 나라는 진짜 나의 다이어트에 겁나 방해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술을 못끊게 해. 술 없이 도무지 들을 수 없는 뉴스들을 내보낸다. 나는 이 나라를 떠나는대신 이 나라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도록 하고싶은데, 그게 가능할지나 모르겠다. 이미 늪에 빠져버린 건 아닌지... 하아- 자꾸만 깊게 빠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오늘 아침 또 로지의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아, 어제도 망했어, 이 나라 때문에 내 다이어트 망했어, 라고 생각했다. 건강한 육체, 예쁜 속옷은...내게 정말 꿈에서나 일어날 일인가. 다음 생애에서나 가능한 일인가?





주말에는 영화 [차일드44]를 봤다. 책을 무척 좋게 봤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도 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어느 부분에 감동했었는지를 기억했다. 정부를 위해 일하며 정부의 말에 무조건 복종했던 레오가 '설마..이게 아닌건가?'라는 의심을 갖기 시작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이 그것이었고, 그런 그가 연쇄살인범을 잡고자 할 때 그를 도와주려는 알지도 못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레오의 성장은 약간 드러났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도와주는 장면은 죄다 없앴더라. 게다가 범죄자가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아예 설정을 바꿔버렸다. 영화는, 그저그랬다. 





이 영화 니가 좋아할 것 같아, 라며 예고편 영상을 받은 [리틀 포레스트]도 보았다. 보내준 예고편을 틀자마자 일본 영화라서, 으음, 나는 일본 영화는 별론데, 라고 생각하고 예고편을 보는데, 오!! 이건 자급자족 라이프!! 요리하는 장면들이 나오고 그 요리들이 꽤나 깔끔하다. 그래서 당장 굿 다운로드 받아서 보았다.


영화는 요란한 내용도 없고 어떤 사건도 없다. 그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혼자 사는 여자가 농사를 짓고 밥 해먹고 간식을 만들어 벅는 소소한 모습을 보여준다. 요리를 하는 모습, 또한 그녀가 만들어둔 요리까지 '정갈하다'는 단어가 적합하겠다. 여름에는 땡볕에 나가 농사를 짓고 오니 땀이 뻘뻘난다. 그런 그녀가 식혜를 만들어먹고, 빵을 구워먹고, 잼을 만들어 먹는다. 이것은 마치 영상으로 보는 킨포크 테이블 같았다.









묵묵하게 자신이 먹을 밥을 자신이 준비하는 과정을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보기에 좋다. 게다가 혼자 정갈하게 밥상을 차려두고서는 그녀는 매번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에게 '잘먹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밤이 되면 온갖 곤충들이 날아들어 문에 붙고, 산에 가면 곰을 조심해야 하는 이 시골마을에서, 얼마 안되는 사람들은 서로 만든 것을 나누어 먹는다. 한 번은 '밤조림'이 어쩐일인지 유행하게 됐는데, 저마다의 방식으로 밤조림을 만들어서는 마실와서 나누어 먹는다. 더운 여름, 여자도 식헤를 차갑게 만들어서는 마을에 사는 청년에게 전화한다. 와서 식혜를 먹으라고.


깜깜한 밤에 전화를 받고 여자의 집에 찾아온 남자는, 정말, 식혜를 먹는다. 그게 전부인 장면.



굉장히 담백하다. 한밤중에 둘이 식혜를 마시는 이 장면에서 친구는 '다른 걸'기대했었다고 했는데, 다른 걸 기대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지더란다. 그렇지만 나도 혹여나 다른 걸(?) 기대했는 걸. 한 마을에 살면서 같이 일을 할 때도 있고 또 서로의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나누기도 하는데, 한국이 싫어서 떠나게 된다면 이런 곳으로 떠나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산수유를 따고 밤을 줍고 고구마를 말릴 수 있는 이 멀고도 조용한 시골.


여자는 어릴때부터 이곳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날아드는 온갖 곤충들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이 한적한 집에서 혼자 밤에 잠드는 것에 대해서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게다가 농사를 지을 때는 자기가 먹을 도시락도 정성스레 준비하는데, 이런 장면들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까도 친구와 긴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로지를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얘기했었다. 로지 헌팅턴 휘틀리에게 관심을 갖게된 건 사실 제이슨 스타뎀 때문이었지만, 그 뒤로는 그녀가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에, 열심히 운동을 하며 자신을 가꿔가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그녀는 제이슨 스타뎀과 오랜 연인이고, 그것이 내게는 무척 좋게 느껴지지만, 만약 그녀에게 제이슨 스타뎀이란 애인이 없었어도 혼자서 충분히 강한 여자일테고, 나는 그 점이 좋다.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누구의 애인이기 이전에 그녀 혼자 일단 강한 사람인거다. 혼자 스스로 강한 사람이 또 혼자 스스로 강한 사람을 알아보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차곡차곡 자신이 할 일을 해가면서, 자신의 먹을 거리는 자신이 준비해가면서, 자신의 건강 역시 자신이 챙겨가면서 혼자서 충분히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내게는 근사하게 느껴지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자 희망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그런 모습이기를 원한다. 




오늘 출근길에 양재역에서 사무실까지 걸어오다가 화장품가게 앞을 지나는데 염색약 광고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색이 예쁘더라. 아, 나도 꼭 저색으로 머리 염색 한 번 해보고 싶은데.



(사진출처는 사진 내의 블로그 주소)



한듯 안한듯한 갈색머리 말고 와인색 말고, 검정색 말고, 저렇게 눈에 확 띄는 노랑색으로 나도 하고 싶은데!! 주말에 할까? 하고 잠깐동안 멈춰 광고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하아-. 답은 '안된다' 였다. '하지말자'가 아니라 '안된다'. 내가 만약 지금 속한 이 부서가 아니라 다른 부서였다면 나는 기꺼이 염색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유로운 부서에 있지 못하고, 내가 맡은 보직은... 이걸 허락할 수 없는.... 아아- 더 말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어렵게 다시 걸음을 사무실 쪽으로 옮기는데, 아, 하고싶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염색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 보니 단 하나의 답이 나왔다. 그 답은 바로,



회사를 관두는 것.



회사를 관두면 된다. 회사를 관두면 내가 노랑색으로 염색해도 된다. 지금 이 자리만 아니라면 내가 노랑색으로 염색해도 아무도 나를 터치할 수 없어! 나의 염색 자유를 제약하고 나를 구속하는 유일한 한가지가 바로 이 자리였다. 아아,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어쩌다 여기로 흘러오게 되었나. 



어쨌거나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직을 하게 돼 한숨 돌렸지. 거기 아니라 다른 데 붙었더라도 아무 데나 갔을 거 같아. 그러면 또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지. 나의 장기적인 커리어를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 그냥 백수가 되지 않고 다달이 월급을 받는 게 중요했어. (p.17-18)




나도 그랬다. 나도 이 회사, 이 부서에 올 생각 같은건 코딱지만큼도 없었다. 전공을 살려서 이걸 해보자, 하는 생각 같은 것도 없었고, 이런 업종에 종사하고 싶다, 하는 것도 없었다. 내가 가진 꿈이라고는 타임지 표지모델을 할 수 있는 책을 한 권 써내는 것 뿐이었다. 회사를 선택하는 나의 기준도 까다롭지 않았다. 그냥 여기 왔다. 전직장을 관두고 백수로 잠깐동안 있으면서, 당시에 대학생이던 여동생의 수업에 따라 그냥 들어간 적이 있다. 원서로 진행되는 생물학 수업이었는데, 여동생은 교수 수업 듣기도 벅차니 옆에 앉아 필기라도 해다오, 했다. 그래서 나는 그래, 기꺼이 해줄게! 라며 뭔 말인지 모르면서 교수가 칠판에 쓰는 대로 여동생 책에다 부지런히 옮겨 적었다. 그러다 수업이 끝나고 학교를 나오는데 전화가 왔고, 그 회사가 이 회사였다. 면접 보러 오라고..그래서 면접을 봤고, 나는 면접만 봤다하면 최강 매력 캐릭터라 붙을 수 밖에 없으므로, 붙었고, 그래서 다니게 되었는데, 다니다가 또 최강매력캐릭터가 뿜어져나와 지금의 부서로 스카웃되었...다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다. 여튼 그런데 지금 이 부서에서의 나는 염색을 해서는 '절대' 안되는 거다. 아, 노랗게, 샛노랗게 물들이고 싶다!!!!!



회사를 그만두고 염색하자!

했다가 현실 감각이 금세 돌아온다. 

그래서 이렇게 바꿨다.

회사를 그만두면, 그때 염색하자.



회사가 싫어서 떠나고 싶고 한국이 싫어서 떠나고 싶다.

야, 나랑 바다로 놀러갈래? 라고 남동생한테 문자 보냈는데, 이새끼는 답이 없다... 나를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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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5-06-1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회사 다니기 싫어서 ˝그만둘까?˝ 라고 친구한테 보냈더니 ˝nono˝ 라고 답이...
˝왜?˝... 그랬더니 ˝암튼 다녀.˝ ... ㅠㅠㅠㅠㅠ `리틀 포레스트`는 보고 싶네요.

다락방 2015-06-16 15:12   좋아요 0 | URL
전 회사 그만두는 것도 그만두는 거지만 지금 당장 뛰쳐나가고 싶어요. 아..앉아있는게 너무 지겨워요. ㅠㅠ 흑흑 그렇지만 그랬다가는 앞으로 술 마시기도 책 사기도 어려워지겠죠. ㅠㅠ

저는 리틀 포레스트 2 편 예매해 뒀습니다. 이번주에 볼거에요. 씨네코드 선재에서 상영중이더라고요. 헤헷

2015-06-16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6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5-06-16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영화는 영화일뿐. 지금의 나는 저 영화를 온전히 즐기지 못할 것 같아요.
땀흘리며 일하고 들어와서 식혜를 만들고 빵을 굽고 잼을 만든다..

흠..

일단 식혜는 안 만들어봐서 모르겠으니 패스하고,
빵을 구울려면 짧게 잡아도 3시간은 걸리는데, 3시간 동안 반죽하고 발효시키고 공기빼고 다시 발효시키고 오븐에 굽고.
이때 나오는 설거지는은??
잼을 만든다. 잼 만들 과일을 따와서 씻어서 말려서 설탕넣고 불 앞에서 내내 젓어줘야 하는데, 대략 한시간. .
(설마 영화에서 잼만드는 기계를 쓸거 같진 않고)

땀 흘리며 일하고 들어와서 먹기위해 또 다른 노동을 한다는건, 지금의 나에겐 무리..
삶이 영화처럼 낭만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풀무원 평양냉면도 그럭저럭 먹을만하고.. ^^


다락방 2015-06-16 15:27   좋아요 0 | URL
영화를 안봐서 하는 말인게 맞네요, 레와님.
일단 영화에서는 더운날 집 안에 습기가 차서 그걸 집 안에 있는 스토브에 불을 때워 보송보송한 공기를 만드는데, 그 불을 그대로 두기보다는 그 안에 반죽을 넣고 빵을 굽는 거에요. 노동이라기 보다는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느낌이 듭니다. 오븐에 굽지 않아요.
땀 흘리며 들어와 먹기 위해 또다른 노동을 한다는 건 물론 힘이들지만, 주인공이 영화속에서 흘리는 땀은, 자신이 먹을 음식의 식재료들을 마련하는데 드는 땀이고요(회사를 다녀오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노동으로 손에 들어오게된 그것을 어떻게 맛있게 보관하고 요리해 먹을까 하는데서 `노동`보다는 삶에 대한 정갈한 태도가 보여져요. 식혜를 만들어두고 더워서 목이 타들어가는 날 두 컵 연달아 따라 마시며 아 좋다- 하는 건, 또 그나름의 쾌락일테고요. 맛있는 걸 만들어서 다정한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도 무척 좋아보였어요.

전 이번주에 2편 보기 위해 예매해뒀습니다.
:)

스윗듀 2015-06-16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그래도 바다가자고 할 남동생, 툴툴거리면서도 따라갈 것같은 남동생 있는 거 부러워요~ 아직 답 안왔어요?

다락방 2015-06-17 11:24   좋아요 0 | URL
미친것같냐? 라고 물었더니 `그렇다` 라고 왔는데, 이내 묻더라고요. `어디 가고 싶은데?` 라고. 근데 그 뒤로는 제가 답을 안했어요. 7월초에 이미 친구랑 바다를 가기로 했고 그 전에는 시간이 안될것 같아서.. 히히. 남동생하고도 둘이 가고 싶어요. 녀석과 제가 식성이나 이런게 비슷해서 같이 가면 되게 편할 것 같아요. 히히히.

2015-06-16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7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5-06-1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한국이 싫어거 계까지 든다고 하더군요^^;;;

다락방 2015-06-17 11:2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어딘가에서 그런 글을 본 것 같네요. ㅎㅎ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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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엔 분명 `우리 나라` 라고 했던 것 같은데, 요즘 나는 `이 나라` 라는 표현을 쓴다. 저절로 그렇게 되어버렸다. 국민을 죽이는 이 나라, 한국이 나도 싫다. 엉망이다, 이 나라는. 나도 한국이 싫으니, 주인공처럼 호주로 이민을 가야할까?

한국이 싫어.
한국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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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6-16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군요.... 아침마다 뉴스 보기 겁나요.

다락방 2015-06-16 09:19   좋아요 0 | URL
술을 부르는 뉴스들이지요. 욕밖에 안나와요. ㅠㅠ

바람향 2015-06-1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제목이...ㅠㅠㅠㅠ

다락방 2015-06-16 09:27   좋아요 0 | URL
그냥 훅- 오죠 ㅠㅠ

Jeanne_Hebuterne 2015-06-18 0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가도 싫다가도 병맛같기도 한데 아 그런데 어쩔 수도 없고ㅠㅠ
저희 모친께서 그러셨어요. `이 나라는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 또한 없는 나라다.`
세상에 뭐 이런 곳이 다 있답니까! 긍정으로든 부정으로든요.

이 책과 무관한 덧글-어제 고기 먹으면서 다락방님 생각 했어요. 늘 먹을 것을 앞에 두고서는 이성을 잃어 사진은 없습니다만..생각한 건 사실이어요!

다락방 2015-06-20 17:45   좋아요 0 | URL
어머님의 말씀이 딱 맞네요, 쥬드님. 이 나라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 또한 없다. 하아- 이토록 적절한 말이라니요!!!

고기 먹으면서도 제 생각, 술 마실 때도 제 생각 하세욧! 히히 :)
 

책장엔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수십권인데, 왜,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은 없지? 어째서, 지금 읽고 싶은 책은 새로 사야할 것같은 생각이 들지? 왜지? 왜!! 책장에 저렇게 안읽은 책이 많은데 읽을 만한 책은 없는거지? 왜지?

책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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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애 2015-06-16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그러한데 음반도 그러해서 서 있고 누워 있고 쌓여 있고 겹쳐 있고 그래서 조화롭기도 하고 어수선하기도 하고. 그런데 여전히 새 식구는 줄줄 모르고.

다락방 2015-06-16 08:55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부지런히 내다팔거든요. 음반도 DVD 도 책도 내다 파는데 그래도 여전히 계속 쌓여있어요. 내다파는 것보다 더 많이 들이나봐요. ㅠㅠ

그렇게혜윰 2015-06-1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당첨된 딱풀 마감일이라 5만원어치 샀다요...이게 뭔...^^;; 악착같이 다 읽을 거예요ㅠㅠㅋ

다락방 2015-06-16 08:54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짐요 ㅋㅋㅋㅋㅋㅋㅋㅋ딱풀 마감일이라 5만원어치 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착같이 다 읽으세요, 꼭!!! 화이팅!!!!

blanca 2015-06-1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그렇다니까요. ㅋㅋ 그래서 저는 꾹 참고 있는 책 하나 하나 열심히 읽으려고 하지만... 잘 될지 모르겠어요. ㅋ

다락방 2015-06-16 09:21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그렇게 다짐하고 또 한단 말입니다. 흑흑 ㅠㅠ 그렇지만 결과는 ... Orz

바람향 2015-06-1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내보내지도 못하고 있네요ㅠㅠㅋㅋㅋ

다락방 2015-06-16 09:27   좋아요 0 | URL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내보내기 시작하면 탄력 받습니다. ㅋㅋㅋㅋㅋ

capsyong 2015-06-1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다 그런 거 아닌가요? 저는 가끔 안 읽은 책 중 뭘 읽어야하나 못 고를 때 무게를 잽니다. 젤 가벼운 걸 먼저... ㅋㅋ

다락방 2015-06-16 12:05   좋아요 0 | URL
오! 무게를 재는 건 제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방법이에요. 다음엔 그걸 한 번 해봐야겠어요. ㅋㅋㅋㅋㅋ

비연 2015-06-1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느끼는 거에요. 안 읽은 책들이 있는데 또 읽고 싶은 `다른` 책들이 생긴다는 거. 그래서 어제.주문을...ㅜ

다락방 2015-06-16 13:52   좋아요 0 | URL
분명히 읽고 싶어서 산 책들인데 말입니다. 왜이렇게 되었을까요?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겁니까? ㅠㅠ
 
모든 빛깔들의 밤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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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지은 죄에 갇혀 슬픈 사람들, 자기가 짓지 않은 죄에 갇혀 아픈 사람들. 이들이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해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이들과 같은 세상에서 숨쉬며 벌받고 있다. 그 세상은 무섭고 가혹하고 혹독하다. 좋았던 순간은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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