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말하고 있으니까. 네가 생각하는, 바라는 사랑은 '환상'이라는 것, 그리고 선입견과 편견에서 우리는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 그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이 한 편의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놨는데, 나는 분명 어딘가에서 이 영화에 대한 극찬을 보기는 했지만, 내가 볼 때는 완전 처음부터 메롱이었다.


여자는 지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오는데 집 전화벨이 울린다. 받아보니 자신의 핸드폰을 주웠다는 남자다. 그 남자는 '네가 누군가랑 말다툼을 하고 흥분한 나머지 계산을 하면서 레스토랑 테이블에 핸드폰을 두고 갔다, 그걸 내가 주웠고, 거기에 집 이라고 단축번호가 있길래 너에게 이렇게 전화를 했다' 라고 말한다. 이에 여자는 '그렇다면 바로 그 때 나에게 말을 해주지, 왜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주웠다고 하느냐' 라고 하자, 남자는 '만약 내가 너에게 그때 핸드폰을 거기 두었다고 얘길한다면 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연락했으므로 너는 이제 나를 봐줄 것이다' 라고 하는 거다.



???????????????????????????????????????????????????



나는 이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고 기분이 나빴다. 핸드폰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매우 고마운 일이다. 왜냐하면 요즘 핸드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내 개인 정보가 들어 있으니까. 그걸 잃어버린다면 내가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상상하기도 싫은데, 그런 참에 '네 핸드폰을 주웠고 돌려주겠다'라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러나 테이블에 놓고 나가던 바로 그 때, 바로 알려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고 자기가 챙겨서는 전화를 해??? 이에 여자는 깔깔대며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라면 그 전화기 찾으러 갈 때 누군가와 함께 나가자고 할 것 같다. 그러니까 나를 만나려고 부러 그랬다는 건데, 빡치지 않나?



게다가 핸드폰을 돌려주기 위해 만남을 갖는데, 그 만남에서 여자의 오후 일정을 물어보더니 '내가 지금부터 너를 신세계로 안내할테니 업무약속을 취소하라'고 하는 거다. 여자는 그럴 수 없다고 몇 번이나 거절을 하다가, 남자의 계속되는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서게 되는데, 거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난생 처음해보게 된다. 결과적으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신났다, 고 얘기하지만, 밑으로 떨어지기까지 그녀는 하기 싫다고 몇 번이나 말한다. 


그러니까 진행상황이 이런 거다. 남자가 핸드폰을 주웠다- 여자에게 돌려주면서 여자의 오후 일정을 취소하라고 하더니 여자를 데리고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와우 신난다!!



??????????????????????????????????????


왜 내가 업무 약속이 있다는데 그걸 취소하라고 하지? 왜 싫다고 하는데 자꾸 뛰어내리라고 하지? 이 남자는 여기서 많은 사람들에게 '난장이'라고 불리며 키가 작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데, 여자는 그 핸디캡 때문에 그와의 연애와 결혼을 망설이게 되지만,  이미 나는 첫 통화에서 그가 싫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즐겁지 않아요?' 라고 하는데, 뭐가 즐겁지? 부러 내 핸드폰 그 자리에서 안준 남자인데...이 통화가 왜 즐겁지?????? 즐거운 통화가 뭔지 모르나? 그동안 경험해본 적 없나????  나랑 칠봉이랑 어떻게 통화를 했는지 한 번 들려줄까? 살아있는 즐거운 대화의 교본 같은 것인딩...  아, 어이없어.... 



이 영화 다 보고난 후에 친구에게 '나 완전 별론데 너는 어때?' 라고 물으니 친구도 별로라고 했다. 뭐 이러냐고..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은 좋던데, OST 검색해도 안나오더라. 아마존...들어가봐야 하나.... 인생........ 아 어이없어 ㅠㅠ




오늘은 이래저래 아침에 처리할 일들이 있어서 아침 7시 10분까지 출근하기로 했다. 평소 일어나는 시간이 05시 30분인데, 혹여 그 때 일어나지 못할까봐 05:48에 알람을 또 맞춰놓고 출근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일어나서는 아침만 안먹으면 내가 생각하는 시간에 출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가고 싶어 눈을 떠서는 화장실에 갔다가 부엌에서 물을 마시면서 시계를 보니 06:15 가 아닌가. 응? 뭐라고? 그래서 거실에 있는 시계를 다시 봤다. 역시나 같은 시간이었다. 헉!!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 내 핸드폰을 봤다. 마찬가지였다. 아니, 이게 뭐여... 평소에 집에서 6:30에 나가는데, 오늘은 06:10 에 나갈 생각이었는데... 06:15에 일어났다고??????????


나는 얼른 욕실로 들어가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 보통 따뜻한 물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려서 물을 잠시 받아두고 따뜻한 물 나오면 그 때 머리 감는데,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틀자마자 나오는 찬물로 후다다닥 추워추워 차가워차가워 하면서 머리를 감았다. 부랴부랴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말리고 후다닥 집에서 나가면서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택시에 타서는 친구랑 통화를 했다. 아니, 어제 회사 가기 싫다고 이천 번 말했더니, 평소 잘 일어나다가 이렇게 일어난건가... 새해 첫 출근부터 이게 뭐여...하는 내게, 친구는 '너 새해부터 택시 타고 편하게 출근하라고 그랬나보다' 라며 나를 달랜다. 말도 이뿌게 하는구먼... 하면서 훌쩍, 삶은 왜이런것인가........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일찍 나와서인지 차가 막히지 않았고, 약 13,000원의 택시비를 내고서는 07:10에 계획대로 회사에 도착했다. 



인생...



내가 여태 이른 출근 하면서 알람 끄고 다시 잔 적 없었던 것 같은데...있었나? 내가 어쨌든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다고 해서 이 회사 다니는 15년 동안 택시 타고 출근한 적은 없었는딩... 새해부터 이게 뭔 일이여.... 써글.... ㅠㅠ 그만둘까 회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마나 나오기 싫었으면 못일어났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쩐지 가엾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때려쳐 때려쳐 집어쳐버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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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3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3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je 2017-01-0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멜로로맨스코미디영화라고 하여 아 봐볼까. 했던 영환데...다락방님 말씀하신 여러부분에서...저도 많이 불편할거 같아요 ㅠ 글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7-01-03 11:15   좋아요 0 | URL
코미디 영화이긴 하고 또 로맨스 영화이기도 한데, 저는 불편한 부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프로 불편러--;; 여서 그런건지도 모르고요. 자꾸 툭툭 걸리는 장면들이라니.. 싫더라고요.
저는 로맨스 영화 보는 거 정말 좋아하는데요. 이렇게 가끔 짜증나는 로맨스 영화들이 걸려요. 노팅힐 같은 건 진짜 예술인데 말입니다!!

제제님, 새해엔 더 자주 뵙도록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몬스터 2017-01-0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ppy new year 다락방님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 늘 건강하시길 바래요.

새해 첫 출근을 하셨군요. 휴가 후 일상으로 (?) 돌아가는 것도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 쉬운게 없어요 lol )

제가 정의하고 있는 삶이란 뭘까 뭘까 하다가 한 순간 딱 끝나게 되는 무의미한 존재 ?!?! ㅎㅎㅎㅎ 그래서 올해는 현재를 살자를 미션으로 잡았습니다. ㅎㅎㅎ

올해도 다락방님 글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락방 2017-01-04 08:15   좋아요 0 | URL
몬스터님, 저는 현재를 즐기는 사람인데, 그래서인지 저축을 잘 못해서...올해는 저축 좀 하면서 살자, 돈을 아끼자, 절약하자,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몬스터님은 늘 운동 열심히 하시는데 저는 또 운동도 안해서... 올해는 일주일에 다섯번 정도는 스쿼트를 하자...라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벌써 1월도 4일이네요. 아, 시간은 어찌나 빠른지요.. ㅠㅠ

열심히 운동하시는 몬스터님, 외국어 공부하시는 몬스터님을 응원합니다.
저도 더 열심히,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몬스터님!

카스피 2017-01-0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신년 새해부터 7시 10분까지 회사에 출근이라니 많이 힘드셨겠네요.그래도 신년 새해부터 좋은 일이 많으실 겁니다.다락방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다락방 2017-01-04 08:16   좋아요 0 | URL
네, 스트레스 정말 많은 첫출근이었는데, 그 날은 벌써 지나고 1월도 벌써 나흘째에요... 시간 참 빠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카스피님!

꼬마요정 2017-01-0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부터 완전 맘에 안 드는 영화네요..
왜 나의 일정을 그 남자가 결정하는 거죠? 나의 의견은 그의 생각보다 하찮은 건가요?
신세계는, 내가 쉬는 날! 그가 정중하게! 시간을 달라 요청해서! 내가 그래요! 하면 가면 되는건데 말이죠.
어이가 없네요..

새해 첫 출근을 푹 자고, 택시로 편안하게 하셨으니 올 한해도 상쾌하고 편안하실 거라 믿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헤쳐나갈 수 있어요~ 충분히 그런 능력 가지고 계시니까요. 조금 미루고, 조금 실수해도 괜찮죠~ 사람 일인데, 뭘 신도 아니고 그걸 다 해내겠어요. 다 해내면... 일만 많아져요^^;;

다락방 2017-01-04 11:45   좋아요 0 | URL
저도 저렇게 미리 일정 잡은 게 아니라 저런 식으로 들이대는 거 너무 싫어요. 불편해요. 확 스트레스를 받죠. 상황 통제를 내가 하지 못한다는 건 진짜 짜증나는 일이잖아요. 그래놓고 좋은 경험 했다고 하는 걸 보니 화딱지가 나더라고요. 좋은 경험은 꼭 내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갑작스레 해야 하는 것인지... 전 예의와 매너 그리고 거리감을 존중하는 사람을 존중합니다.


시작이 왜이러냐, 하고 스트레스 받았는데 그 날도 다 지나갔어요.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고 또 불변의 진리이지요. 그래서 서럽고 그래서 다행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벌써 1월의 네 번째 날입니다. 게다가 점심시간이 다가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씐난다!!

점심 맛있게 드시고요, 꼬마요정님. 저녁도 많이 드시고, 새해에는 우리 더 자주 웃으면서 만나요! 헤헷 :)
 















왜 돈은 힘일까, 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가까운 곳에 돈이 많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의 돈의 씀씀이를 보게 될 일이 매일 있는데, 이 사람은 항상 특권의식으로 가득차있다. 어디서든 누구든 자기의 말을 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음식점에 가면 일하는 사람의 나이가 무엇이든, 성별이 무엇이든 일단 반말로 시작한다. 저 사람이 돈이 없어도 저렇게 행동할까? 그렇다면 돈이 뭐길래 대체 저렇게 행동할까? 왜 그건 저 사람에게 힘을 실어준걸까?


나 역시 얼마전 페이퍼에서도 얘기했지만, 돈이 있으면 정말 편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호텔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좋은 걸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하는 건 어쩌다가 한 번이고 게다가 할인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었기 때문이지, 그냥 내가 받는 월급만으로는 그 호텔에 할부를 긁고 숙박하는 것조차 상상할 수가 없다. 


돈은, 왜 힘일까? 



마침 이 책에서 이런 부분을 읽었다.



재판을 받는 재벌 총수들은 예외 없이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나타나고 법원은 집행유예 등의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 설령 실형을 받는다고 해도 '건강 이상-입원-보석-사면'의 도식에 따라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풀려난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처벌을 피하려는 한국 재벌 총수들의 행태와 이들에게 온정적인 한국 사법제도를 비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2006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출두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실, 그리고 조폭처럼 쇠파이프로 술집 종업원들을 폭행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휯레어에 환자복 차림으로 법정에 출두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서 "한국 법원은 재벌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던 경영을 계속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러나 재벌들이 제대로 행동하고, 모든 국민에게 공평한 사법체계를 갖추는 게 국가 이익에 더 부합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p.111-112)




박정희 정권 때 형성된 국가-재벌동맹자본주의는 그 이후의 정권들도 해체하지 못하고 오히려 강화되었다. 그 결과 한국인들 삶의 구석구석이 재벌과 재벌의 상품에 의존하게 되었다. 한국인들의 일상은 재벌에 포위되었다. 그러한 삶을 어느 일간지는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서울 도곡동 삼성 래미안에 사는 김형렬 씨(42세)는 쏘나타를 몰고 여의도로 출근한다. 이 차는 삼성화재에 보험을 들었다. '갤럭시6'로 사무실 직원과 통화한 그는 회사에 도착해 삼성 노트북으로 작업할 것이다. 오후엔 신라호텔에서 바이어를 만난다. 저녁엔 아내와 CGV에서 영화를 보고, 시간이 남으면 엔제리너스(롯데 계열)에서 커피를 마실 생각이다. 롯데마트에서 롯데카드로 장도 봐야 한다. 그의 취미는 프로야구 관람이다. 다음 주에는 sk와이번스의 경기를 보러 가고 야구가 끝나면 친구들과 삼겹살집에서 '클라우드'맥주와 '처음처럼'소주를 섞어 마실까 생각 중이다. (p.113-114)




마침, 오늘 트윗의 타임라인에서 이것과 비슷한 맥락의 기사를 보았다.


< 이 프랑스 배우가 취집을 선택한 이유>



이 기사중에 이 부분이 유독 눈에 띈다.





사람들은 소비를 해야 경제가 활성화 된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지금 여기서 소비를 하면 누군가는 또 이 돈으로 먹고 살게 되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결국 대기업에게 돈을 갖다 바친 꼴이다. 왜 자동차를 만드는 곳에서 호텔도 운영하는 걸까. 왜 핸드폰을 만드는 곳에서 아파트도 만들고 보험회사까지 가지고 있는 걸까. 왜 아파트를 만드는 곳에서 커피까지 팔고 있나. 왜 식재료를 만드는 곳에서 극장까지 갖고 있나. 왜 우리는 사소한 소비 그 하나하나마다 이미 돈이 많은 사람에게 한 푼 더 보태주게 되는걸까. 이런 식으로라면, 돈이 많은 사람은 계속 돈이 많아지고, 돈이 없는 사람은 계속 돈이 없는 상황으로 될 게 뻔하지 않나. 




어제, 2016년의 마지막 책지름을 마쳤다고 생각했는데, 위 기사의 주인공인 배우가 썼다는 책을 '다시' 마지막으로 구입할까... 갈등중이다. (위의 기사도 제목이 구리지만, 이 책도 제목만 보면 너무 구려..... )



















우리, 다같이 잘살면 안되는걸까? 그게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걸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나라는, 왜 잘 사는 사람만 잘 사는 악순환에 제동을 걸기는 커녕 힘을 실어주는가....




어제는 회식이었다. 내가 내 돈으로는 잘 사먹지 못하는 소고기를 먹었다. 소고기는 맛있었고, 실컷 먹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또 먹고 싶다..... 먹고 싶을 때마다 소고기를 사 먹을 돈이 내게는 없어....나는 소고기를 아주 자주 먹고 싶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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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6-12-28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조화롭게 성장해야 하는건데, 과도한 독과점을 대기업에 몰아준 결과 개인의 하루는 대기업의 매출을 올려주는 구조가 된 거네요. 소고기를 자주 드시려면 호주, 아르헨티나, 캐나다, 또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시는 수밖에 없어요..-_-::

다락방 2016-12-29 08:45   좋아요 0 | URL
크- 네, 제가 이 나라에서 소고기를 자주 먹으려면 이 월급으론 불가능해서 ㅠㅠ 말씀하신 국가들로 이민을 가는 걸..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좀 곤란한게, 거기 스페인어 사용하지 않나요? 이제와 언어 하나를 새로 공부하려면.. 하아- 너무 힘들것 같아요. 캐나다에서도 영어 쓰는 지역으로 선택해야 할 것 같아요. 캐나다 총리가 그렇게 좋다는데...

네, 트랜님. 제 의도와는 다르게 그냥 지내다보면 대기업 배만 불려주고 있는 꼴이죠.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부러 어딘가를, 무언가를 찾아가야만 하는데, 그렇다해도 궁극적으로는 대기업으로 연결되는 건 아닐까 싶고요... 답답합니다.

야상곡(夜想曲) 2016-12-2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원정책 뿐만 아니라 견제책과 감시할수 있는 정책이 시급합니다.

다락방 2016-12-30 08:05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이렇게는 안되는건데 말입니다.

2016-12-31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랙겟타 2016-12-31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체제에서는 돈의 힘이 매우 강력한것 같아요. 그리고 소비가 미덕이라지만 우리는 갈수록 필요이상의 소비를 하고 있구요.. 우리 후대에도 이런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될수 있을까요. 아님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체제 속에서 살고 있을까요.. 다락방님 글을 읽고 더욱 궁금해지는 오늘입니다.
다락방님의 정성스런 글을 어느때보다도 많이 읽었던 한해였습니다.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서 배운점도 많았어요. 댓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몇시간 안남은 2016년입니다.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엔 올해보다 더 나은 한해 되시길 바랄께요 다락방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7-01-02 09:4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블랙겟타님. 저 역시도 필요 이상의 소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고요. 필요하지 않은 건 사지 않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아주 많이, 없어도 되는 물건들을 가지고 있지요.

블랙겟타님이 언제나 제 글을 즐거이 읽어주셔서 저 역시 보람된 해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블랙겟타님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새해에는 블랙겟타님도 더 많이 글을 써주세요. 우리 같이 공부하고 같이 배워나갑시다.

블랙겟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야클 2017-01-0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엔 맛난 고기들과 술들, 좋은 사람들, 그리고 재미난 책들이 다락방님과 함께 하길! 두번째 책 기대합니다!!!

다락방 2017-01-08 18:03   좋아요 0 | URL
야클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고 계십니까?
야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좀 자주자주 뵀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써주세요!! 자주 봅시다!!
:)
 

크리스마스 이브에 조카가 오기로 했다. 오후쯤 올 줄 알았더니 오전에 곧 출발한다고 연락이 오더라. 얘네들 오면 나는 바깥에 한 순간도 나갈 수 없겠구나 싶어, 오기 전에 나가자, 그래야 산책이라도 할 수 있다, 싶어서 부랴부랴 밥을 먹고는 일자산으로 향했다. 아니나다를까, 일자산에 채 다 오르기도 전에 여동생으로부터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니네 오고나면 내가 나올 수 없을 것 같아서 미리 나왔어, 라고 말한 후에, 꼭대기 찍고 갈게,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오는데, 거의 다 내려왔을 때쯤 칠 살 조카가 제 삼촌에게 시켜 내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왜 이모 안오는 거냐며 빨리 오라는 거다. 응 빨리 갈게, 라고 했더니 조카가 이렇게 말했다.



<일 부터 백 까지 셀 테니까 그 동안 얼른 와!>



아... 이 아이는 '아이'이기 때문에 이토록 사랑스러운 말을 하고 또 '이' 아이이기 때문에 이토록 특별한 말을 하는 구나. 그러니까 어른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을 한다. 이 아이는 언제나 이렇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나는 이 아이를 너무 사랑하고 내게 이 아이는 정말이지 특별하다. 1박2일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아이가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 아이는 제 부모에게 집에 가지 않겠다, 이모랑 살고싶다, 고 얘기했다. 아이 아빠랑 엄마는 빨리 가야 니가 좋아하는 유치원가지, 하면서 달래보았지만 아이는 막무가내. 삼촌 방에 숨었다가는 삼촌이 이내 '나와, 아빠 엄마 가잖아 같이 가야지' 하자 억지로 나와서는, 이내 식탁밑으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집에 안가, 이모랑 살래.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겁나게 사랑한다 조카야 ㅠㅠ 



나 역시 감정에 솔직한 편이고 또 그걸 드러내는 편이지만, 이 아이처럼 백프로 다 드러내기는 쉽지 않은데, 이 아이는 아직 아이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아이이기 때문인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고 싫으면 싫다고 말한다. 게다가 좋아하니까 같이 살고 싶어하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걸 알자 식탁밑으로 들어가 숨는다. 나를 이렇게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순환고리를 보자면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한 게 먼저이지만. 시작은 나로부터 였지만, 이 아이도 자신의 애정을 나에게 듬뿍 준다. 물론, 이 아이가 내게 주는 애정은, 내가 아이에게 주는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내가 아이에게,


<이모는 세상에서 타미를 제일 좋아해>


라고 말하자 아이는 내게 이렇게 말한 거다.


<나도 이모 좋아.>



아이는 이모가 좋다고 말했지, 내가 그랬듯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라고 하진 않았다. 아아, 이 쿨쉭한 아이야, 너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나도 좋아' 라니, 너무 쿨쉭한 거 아니니? Orz



















아, 그리고 이 영화! 진짜 너무 재미있다. 엄청 재미있게 봤어! 주인공 '수잔 쿠퍼'는 CIA 의 사무실 요원인데, 현장 요원인 '파인'을 돕는다. 그 과정에서 파인이 살해당하는 순간에도 파인이 보는 장면과 파인이 듣는 소리를 듣게 된다. 슬픔에 잠긴 수잔은 자신이 직접 현장 요원이 되겠노라 부국장에게 얘기한다. 소심한 성격이었고 계속 사무실에만 있던 터라 모두가 그녀에게 '절대 안돼' 라고 말하지만, 여자인 부국장은 안 될 것도 없지 않나, 하고는 그녀가 훈련받던 시절의 영상을 찾아 본다. 그리고 그녀가 너무나도 실습 성적도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 직원들로부터 방해를 받아 사무실에만 있었다는 것을 알게 돼, 현장을 맡긴다. 사무실에서 다른 요원을 지원하며 알게 된 머릿속 지식과 또 그녀의 뛰어난 액션 실력은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데, 그 과정 모두가 똑똑하고 통쾌하지만, 나는 재이슨 스태덤에게 또 뿅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나 뛰어난 액션 실력을 가지고, 그렇게나 뛰어난 액션을 위한 몸을 가지고, 재이슨 스태덤은 액션을 보여주지 않는다. 게다가 허세 쩌는 남자로 나와서 허풍과 과장,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바보 같은 캐릭터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종일관 수잔을 무시하면서 허세로 똘똘 뭉쳐 잘난척만 해대다가, 나중에는 수잔에게 잘했다고 얘기한다. 참 엉성한 캐릭터인데, 이 엉성한 역을 맡은 게 너무 좋은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드(재이슨 스태덤)는 수잔이 무능할거라 '짐작'하고 그녀를 무시하지만, 수잔은 포드가 정말 무식해서 무시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긍 저 바보....이런 느낌이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음. 그런데 영화의 마지막, 이거 스포일러인가, 제기랄, 수잔이 포드랑 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오랜 시간 짝사랑했지만 그걸 알지도 못하는 머저리 파인(쥬드 로)보다는 포드가 낫다고 생각한다. 뭣보다 수잔도 그걸 알기 때문이었는지, 그토록 오래 짝사랑했던 파인이 함께 저녁을 먹자고 청하는데도,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늘 자기 곁에 있던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알겠지만, 오늘밤은 여자들끼리 뭉치고 싶어요' 라고 하면서. 아 너무 멋지지 않나. 그런데!! 술에 떡이 돼 눈을 떴더니 침대에 재이슨 스태덤이 똭-





수잔이 눈을 떠서 자기 옆에 잠든 재이슨 스태덤 보고 너무 놀라서 소리지르는데, 재이슨 스태덤이 눈을 뜨고는 '소리지르지 마 좋아할 땐 언제고' 라고 하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수잔을 안는데, 아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한 편, 허풍 심하고 과장 심한 쿠퍼이니, 정말 수잔이 소리를 질렀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실 별로 느끼지도 못해서 소리도 안질렀는데, '이 여자가 나와의 섹스를 환장하게 좋아했다'라고 지 혼자 허풍 떠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하겠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정말 좋아서 소리를 지르게 만들었다면, 아 또 너무 좋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잔 쿠퍼, 만세! 그토록 염원하던 현장 요원도 됐고 능력도 인정받았고(부국장이 여자인 거 넘나 좋고!! 역시 높은 자리에 여자가 있어야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가는 것이여...), 이젠 굿 섹스파트너까지!! 세상을 다 가져라!!!!!


어쨌든 이 영화에서 바보로 나오는 재이슨 스태덤을 보면서 좋았는데, 그러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졌다. 그와 오랜시간 애인으로 지내는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영화 [매드맥스]에 출연했었고, 그 때 '이브 앤슬러'가 매드 맥스에 도움을 줬다→ 로지는 그 전부터든 혹은 그 때부터든 페미니스트가 됐고, 그녀의 애인인 재이슨 스태덤도 그녀로 인해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그 멍청한 역을 맡을 수 있었다. 는 것이었는데, 이건 그냥 내가 혼자 생각한거지 전혀 사실은 아니다. 실제로는 재이슨 스태덤도 어릴 때부터 페미니스트였을 수 있으니까. 얼마전에 본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서 '크리스 햄스워스'가 멍청한 비서 역을 맡아 연기했는데, 크리스 햄스워스는 어머니가 페미니스트여서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했던 기사를 본 적이 있었더랬다. 크리스 햄스워스가 페미니스트일 수 있는 건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듯이, 재이슨 스태덤이 페미니스트라면(제발 페미니스트라고 해줘...), 그 역시 주변 여성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어릴 적에 어머니나 누나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좋겠지만, 혹은 스스로 깨달아 페미니스트가 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뒤늦게 애인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뭔가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 같아서... 실제로 재이슨 스태덤과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오래 연인관계로 지내고 있는데, 그들이 서로에게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면 그렇게 오래 유지될 순 없는 거 아닐까. 내 연애도 아니지만, 재이슨 스태덤과 로지 헌팅턴 휘틀리의 연애를 건강하게 응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지금처럼 계속 다정한 사이였으면 좋겠다. 내 연애로 놓고 봐도 마찬가지. 만약 내가 다음 연애에서 페미니스트인 남자와 사귈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던 남자가 나로 인해 페미니스트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그렇게 페미니스트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음..그렇지만 페미니즘이 장착되어 있지 않은 남자와 시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군..... 안좋아질 것 같은데.....음.... 역시 장착한 남자를 만나는 게 나을 것 같군....... 아니라면 그냥 혼자 사는 것이 나을 것이여........




아, 그러고보니 지난 주에 만난 친구가 크리스 햄스워스 나오는 영화 [토르]를 강추했는데, 그거 다운 받아 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다정한 친구 B는 책을 안읽고, 새벽 세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랑 오랜시간 함께 대화하며 지내다보니, 이제 겨울휴관으로 드립도 치게 되었다. 오늘 출근하지 않는다는 친구에게 잘 쉬라고 말했더니 이런 문자메세지가 온 거다.



<나는 쉬겠네 그림을 걸지 않은 작은 미술관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짱이다. 잘 자랐어. 친구 잘만나서 드립도 고급지게 칠 수 있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를 만나 대화하다 보니 드립이 문학적이 되었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여기에 당연히 대꾸해주었다.




<쉬면서 다른 여자랑 자지는 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문학적인 드립의 끝판왕들이여...... 



















겨울 휴관

 

 

무대에서 내려왔어 꽃을 내미네 빨간 장미 한 송이

참 예쁜 애구나 뒤에서 웃고 있는 남자 한때 무지 좋

아했던 사람 목사가 되었다 하네 이주 노동자들 모이

는 교회라지 하도 괴롭혀서 도망치더니 이렇게 되었

구나 하하하 그가 웃네 감격적인 해후야 비록 내가

낭송한 시라는 게 성직자에게 들려주긴 참 뭐한 거였

지만

 

 

우린 조금 걸었어 슬며시 그의 딸 손을 잡았네 뭐

가 이리 작고 부드러울까 장갑을 빼려다 그만두네 노

란 코트에 반짝거리는 머리띠 큰 눈동자는 내 눈을

닮았구나 이 애 엄마는 아마 모를 거야 근처 미술관

까지 차가운 저녁 바람 속을 걸어가네 휴관이라 적혀

있네 우리는 마주 보고 웃다가 헤어지려네 전화번호

라도 물어볼까 그가 나를 위해 기도할 거라 하네

 

서로를 등지고 뛰어갔던 그 길에서 여기까지밖에

못 왔구나 서로 뜻밖의 사람이 되었어 넌 내 곁을 떠

나 붉게 물든 침대보 같은 석양으로 걸어가네 다른

여자랑 잠자겠지 나는 쉬겠네 그림을 걸지 않은 작은

미술관처럼






그리고 이것! 2017년에도 나는 공부를 멈추지 않겠다!!!


<2017 여성문화이론연구소 41번째 겨울강좌> 




꿈에 블라디보스톡에 갔는데, 일전에 친구랑 '블라디보스톡에 가서 랍스타 먹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잇었더랬다. 그러니까 꿈에 블라디보스톡에 갔다면, 거기서 랍스터를 먹었어야 했는데, 나는 거기에서 어떤 회사를 갔고(아마도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였던 것 같다), 출근을 한 게 아니라, 거기의 무슨 비리를 파헤치기 위한 것이었던 것 같다. 쓸쓸한 블라디보스톡에서(텔레비젼에서 되게 예뻤는데 꿈에서 왜그럼?), 그 커다란 회사의 자료실인지 도서관 비슷한 데를 가서 뭔가 문제점을 찾아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다 깼는데, 나는 '스파이' 영화를 보고 내가 '스파이' 된 줄 알았던건가... 아무튼 먹방여행 하려고 도착했는데, 제대로된 먹거리를 먹지 못하고 귀국해서 넘나 슬펐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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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6-12-2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이 재밌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저도 찜해놓습니다. 어제 분노의 질주를 티비에서 봤는데 제이슨 스태텀 나오길래 다락방님 생각했어요^^

다락방 2016-12-26 09:22   좋아요 0 | URL
저는 [분노의 질주] 7편인가요, 폴 워커 마지막으로 나오는 시리즈요. 포르투갈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봤다가 엄청 울었어요 ㅠㅠㅠㅠㅠ 갑자기 그 생각 나네요. 분노의 질주....

재이슨 스태덤 엄청 좋아요! >.<

버벌 2016-12-2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를 봐야겠어요. 연말에는 이영화를 친구랑 봐야겠네요.

다락방 2016-12-26 12:43   좋아요 1 | URL
이 영화 재미있어요, 버벌님. 이 영화 보고 친구랑 음주파티!!! >.<

블랙겟타 2016-12-26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오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을 읽고있으면 다락방님 글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저도 덩달아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하게되네요 ㅎㅎ
내년도 열심히 공부하실 다락방님에 자극을 받아 저도 관심있었던 분야의 책들도 많이 읽고 공부도 부지런히 해야겠어요~

다락방 2016-12-26 17:42   좋아요 2 | URL
블랙겟타님은 지금도 열심히 공부중이시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우리 계속 열심히 공부합시다. 일전에 정희진 쌤이 강연에서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보수적이 된다‘ 라고 하셨거든요. 백프로 동의하므로, 저 역시 계속 공부하려고요. 굳이 학교에 다시 들어가고 학원에 다니는 게 아니어도, 계속 관심을 갖고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2017년에도 열심히 지내도록 합시다.

제 글로 인해 기분 좋아지셨다니 다행이에요. 힛.
:)

단발머리 2016-12-29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휴관 드립~~ 넘넘 좋아요.
이 페이퍼에 올리길 아주아주 잘 하셨어요.
아무리 읽어봐도.... ㅎㅎㅎㅎㅎㅎㅎ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문학 드립이예요. ~~~^^

다락방 2017-01-06 16:38   좋아요 1 | URL
으응? 오래전에 달린 댓글인데 제가 답글도 안달고 넘어갔네요? ㅎㅎㅎ

겨울휴관 드립 진짜 좋죠? 그러니까 저를 잘만 사귀면 이렇게 사람이 업그레이드가 돼요. 문학적 드립을 칠 수 있게 되고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해에도 저를 열심히 사귀세요, 단발머리님. 저랑 친해지면 참말로 좋을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01-06 16:54   좋아요 1 | URL
사귑시다... 우리^^
다락방님 만나 좋은 일이 많았지요!!!
우리 사귑시다~~ 올해도, 내년에도~~ ㅎㅎ

다락방 2017-01-06 17:38   좋아요 1 | URL
내내 뜨겁게 사랑합시다~ ㅎㅎㅎㅎㅎ
럽 ♡
 

오늘 아침엔 이유없이 기분이 좋았다. 눈을 뜨자마자 기분이 좋았는데, 인연이란 것은 아주 작은 우연들이 겹쳐서 만들어낸 것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출근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섰다. 버스를 타고 강동역에 내렸는데, 버스정류장에서 지하철역까지 걷는 그 순간,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노래가 나오고 있고, 작은 눈이 내리고 있고, 아직 어둡고, 바람이 부는데, 혼자 걷는 그 순간이 진짜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혼자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는, 좋네, 했다. 좋다. 지금의 기온과 지금의 어둠 지금의 노래 지금의 분위기, 좋네. 좋아라, 하면서 지하철역까지 걸었다. 출근길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그것도 누가 뭔가를 해준 게 아니라 그냥 스스로 이렇게 좋다고 느끼다니, 진짜 좋네, 하면서 정말 좋은 기분으로 출근을 했다.


듣고 있던 노래는 슬픈 노래였지만!!












어제는 유럽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한국에 온 거였는데, 우리가 본 지 한 일 년 됐던가...  친구와 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했는데, 그중에는 시차에 관한 것이 있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시차가 많이 나는 곳에 떨어져 지내고 있다면 그 관계가 유지되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한 얘기.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네, 라고 생각했다. 정말 그래. 사랑하는 마음으로 잠을 덜자고 연락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그렇게 자기 생활패턴을 깨면서 상대를 챙길 순 없는 노릇일거야, 같은 이야기들을 했다. 그러자, 김행숙의 시도 생각 났고.


 















당신이 지진이라면



여보세요, 떠나겠다는 나의 결정이 나는 두려워요. 당신으로부터 먼 곳에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당신이 지진이라면 먼 곳에서 지진이란 무엇일까요? 호숫가의 오리들도 놀라지 않아요. 나는 낮잠을 깨지 않아요. 네 시간 다섯 시간이 흘러가요. 나의 낮잠은 비뚤어진 입을 틀어막고 한량없이 귀가 커져요. 펄럭이는 귀는 검은 밤에 젖어요. 귀가 커다래지니까 이곳이 얼마나 조용한 곳인지 알겠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내가 옛날 전화기를 들고 있다면 검은 전화선을 따라 수억 개의 지붕 위를 건너 텔레파시의 화신처럼 나타날 수 있을까요. 옛날 연인들은 전화선을 손가락에 감거나 목에 감았어요. 주술 같은 것이었어요. 허공을 만지는 일도 그런 걸까요? 허공에 대해 공부했다는 한의사는 내게 생활 습관을 고치라고 말했어요. 밤에 잠을 자고 아침에 밥을 먹고 그리고 허공을 자꾸 만지지 말라고 했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귀를 막은 채 비명을 지르지 말라고 했어요. 침을 맞으라고 했어요.



나의 아침에 당신은 저녁 8시예요. 당신의 새벽에 나는 오후 2시예요. 먼 곳, 먼 곳, 먼 곳을 향해서 당신이라고 부르는 오후 2시에 나는 또 손이 저려요. 오후 3시에 침을 맞아요. 식전 30분에 나는 한약을 먹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는 먼 곳의 지진을 느끼지 못해요. 먼 곳에서 당신이 죽을까 봐 두려워요. 당신이 죽은 지 일 년이 지났는데 나는 슬퍼하지도 못했을까 봐 진짜 두려워요.




시차가 있는 곳에 있던 남자를 사랑한 적이 있다.  우리의 시차는 크게 차이 나지 않아서, 나의 저녁이 그의 저녁이었고 그의 아침이 나의 아침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에게 밤이 찾아오면 내게도 밤이 찾아온다는 사실은, 그때는 잘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다행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쩌자고 당신은 고작 시차가 한 시간인 곳에 있었을까, 그랬으므로 내가 부를 때 응답이 가능하지 않았나, 당신이 나를 부르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이 모든 것들은 작은 우연들이 겹쳐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이 세상 모두가, 누구든,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에 있어서, 작은 우연들이 겹쳐져 생겨난 것이겠지만, 어제 먼 데서 온 친구를 만나고는 이 생각을 오늘 아침에 눈뜨자마자 하게 된 거다. 그리고, 정말이지 '왜 하필, 여기서, 너였을까' 라는 문장을 담아낸, 산드라 브라운의 소설이 생각났다.



"행방불명 장병의 아내와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 운명의 장난이었다면, 왜 그게 꼭 당신 같은 모습의 여자여야 했을까? 왜 당신이어야 했을까?" (p.118)

















아, 진짜 너무 좋다. 뭐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그냥 막 좋다. 오늘이 너무 좋다. 금요일이라서 좋은건지, 아침에 가볍게 내리는 눈이 좋았던건지, 볼에 닿는 바람이 좋았던건지, 아침 출근길의 그 완벽함, 그 좋음이, 계속 내게 남아있다. 좋다. 




어제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는데 집 현관문이 안열린다. 안에서 아예 잠가버린 것. 얼라리여? 그래서 나는 이걸 잠갔을 남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화장실도 급한데 제기랄...그런데 남동생이 전화를 안받는다. 아이쿠야..나는 이제 어쩌나... 그래서 망설이다 이미 잠들어있을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아빠는 전날 밤을 새셔 일하셨고, 또 다음날 새벽에 일을 나가시므로 일찍 주무시는데, 이렇게 한참 주무실 시간에 깨우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집에 들어가야 하므로 어쩔 수가 없었다. 추측하기론, 남동생이 내가 들어온 줄 알고 문을 잠그고 술취해 기절했나보다.. 했더랬다. 벨이 여러번 울려 아빠가 전화를 받았고, 아빠 문 좀 열어줘... 라고 해서 아빠가 문을 열어주셨다. 그리고 들어가서는 너무 다행이다 싶어, 아빠 문 열어줘서 고마워, 라고 했다. 그러자 아빠가 말했다.



야, 그러면 내 딸인데 문을 왜 안열어주냐, 당연히 열어줘야지.



아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쉐키는 뭐해!! 하고 버럭대자, 샤워중이라고 한다. 곧 남동생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닌 멀쩡한 남동생이 나와서는, 아 잠근 줄 몰랐다 진짜 미안해, 라고 하더라. 이쉐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화장실 가고 싶어서 미칠뻔 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화장실로 뛰어갔다 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저거보다 더 노골적이고 극한 표현을 했지만, 이미지 관리라는 게 있으니까 이정도로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샤워 후에 텔레비젼 보는 남동생 옆에 앉았다가 잠깐 남동생 다리에 머리를 기대고 누웠다. 남동생은 술주정 하지말고 들어가서 자라고 나를 구박했지만,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사랑하는 존재의 다리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게 너무 좋았다. 또 좋네... 했다. 

어제도 친구에게 얘기했지만, 이런 강한 사랑과 신뢰를 가진 존재가 있다는 건 무척 행복한 일이다. 완전한 타인을 사랑하게 된다면 헤어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 곁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은,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하고 있으며,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있다. 평소에 나는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살진 않지만, '언제나 내 편일거다' 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나를 든든하게 한다. 



오늘과 내일의 약속이 다 취소되어버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잉?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집에 혼자 가서 보낼 시간을 생각하니 막 씐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란 인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면 내가 신나는 건, 누가 나를 신나게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혼자 알아서 신나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요일이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자정엔 키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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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양배추 2016-12-2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오늘은 정말 저의 마음을 들여다보신 것 같네요 ㅋㅋ

1시간의 시차가 나는 곳에 소중한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원래 홈타운은 훨씬 더 먼 곳이지만, 감사하게도 저와 1시간 차이만 나는 곳에 있네요.

그의 밤이 나의 밤이고, 그의 아침이 나의 아침이라는 말이 절절히 감사했습니다.

저의 바로 옆에 있는 것이 물론 제일 좋겠지만, 이렇게 함께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 속에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습니다.

오늘 싸리눈도 오고 몹시 춥던데ㅜ 좋은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16-12-23 09:41   좋아요 0 | URL
아, 사각양배추님!! 그러시군요. 한 시간 시차가 나는 곳에 소중한 사람이 살고 있다니. 아, 정말 남 얘기가 아니네요. 그의 밤이 나의 밤이라는 거, 정말 좋지요? 바로 옆에 있는 것도 좋겠지만, 그 먼 데 있어도 같은 밤을 살 수 있다는 건 정말 다행한 일인 것 같아요. 그 자체로 좋고요. 멀리 있지만 또 같이 있는 느낌.

사각양배추님,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리고 지금의 그 소중한 마음을 뜨겁게 유지하시길 바랄게요. 응원합니다!
:)

Forgettable. 2016-12-2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소한 수다로 이런 저런 책을 생각해내는 것도 참 능력이네 능력 ㅋㅋ 나는 치매라 ㅠㅠ

다락방 2016-12-23 13:5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ㅋㅋㅋㅋ 나도 참 능력자인듯? 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6-12-2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이유없이 기분 좋은게 아님 ㅋㅋㅋㅋㅋㅋㅋ 이유가 왜 없어요? 좋은 사람 많나서 에너지 팡팡 받아서 그런 것 같은데 딱 보니깐..

다락방 2016-12-23 14:33   좋아요 0 | URL
아 이게 그런거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사람 만나서 에너지 팡팡 받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은 좀 어때요? 아 유 오케이?

서니데이 2016-12-2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2016 서재의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다락방 2016-12-26 07:5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크리스마스 끝나고 출근했습니다 ㅠㅠ
서니데이님, 남은 올 한 해도 잘 마무리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재는재로 2016-12-2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크리스마스되세요 서재의달인 축하해요

다락방 2016-12-26 07:5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이미 지났지만, 재는재로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6-12-24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6 0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든 사람은 혼자다 - 결혼한 독신녀 보부아르의 장편 에세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박정자 옮김 / 꾸리에 / 201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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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철학에 완전히 무지한데 이 책에 철학용어가 계속 등장해서, 몇 개 안되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이해하기가 벅찼다. 네이버 검색창 띄워놓고 용어 검색하면서 읽었지만, 그럼에도 다 따라잡기에는 역부족. 오늘 아침에 친구에게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얘기해주려는데, 나 자체가 백프로 이해를 못해놓으니 친구에게 명징하게 설명을 할 수가 없더라. 약간 뜬구름 잡는 식으로 이해하고 또 맥락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지만, 그 정도 이해로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가 힘들다. 내가 완전히 이해해야 상대에게 설명을 잘 할 수 있는데! 책의 끝에 옮긴이의 용어 해설이 친절하게 나오지만, 용어 해설도 쉽지가 않아...


어렵게 읽어내고 어휴, 다 읽었네, 하고는 저리 치워놨는데, 오늘 친구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내가 좀 답답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책들을 좀 더 읽어본 후에 다시 읽어 봐야겠다. 

그러나 고착되어 있는 순간은 결코 새롭지 않다. 과거와의 관계 속에서만 비로소 순간은 새로워진다. 바로 지금 출현한 형태는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배경이 뚜렷하고 분명해야만 자신의 모습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나무 그늘의 시원함이 귀중한 것은 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대낮의 길가에서이다. 휴식은 고된 일과를 마친 뒤의 편안한 긴장 이완이다. 작은 산꼭대기에서 나는 내가 돌아다녔던 길을 바라본다. 내 성취감의 기쁨 속에 현존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길 전체이다. 이 휴식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보해이다. 그리고 이 한 잔의 물을 귀중하게 만드는 것은 나의 갈증이다.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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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16-12-2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용어는 잘 모르신다 하셔도 자유롭게 생각을 적고 펼치는 능력은 단연 뛰어나신 듯 합니다. 저는 통통 튀는 글쓰기 능력이 부럽습니다.

다락방 2016-12-22 13:57   좋아요 0 | URL
오, 지친 목요일의 깨알칭찬 감사합니다.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철학 서적도 좀 읽어봐야겠어요. 천천히요.

사각양배추 2016-12-2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철학적, 인문학적 용어와 친하지 않아서, 네이버의 도움을 받으면서 봐요. 기초지식?을 조금이라고 쌓으려고 남경태의 개념어 사전을 한두 꼭지씩 봅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책이라면, 추천!^^

다락방 2016-12-22 14:05   좋아요 0 | URL
우와- 전 이런 게 있는줄도 몰랐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아주 좋을 것 같아요. 게다가 평들도 좋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