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말하고 있으니까. 네가 생각하는, 바라는 사랑은 '환상'이라는 것, 그리고 선입견과 편견에서 우리는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 그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이 한 편의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놨는데, 나는 분명 어딘가에서 이 영화에 대한 극찬을 보기는 했지만, 내가 볼 때는 완전 처음부터 메롱이었다.
여자는 지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오는데 집 전화벨이 울린다. 받아보니 자신의 핸드폰을 주웠다는 남자다. 그 남자는 '네가 누군가랑 말다툼을 하고 흥분한 나머지 계산을 하면서 레스토랑 테이블에 핸드폰을 두고 갔다, 그걸 내가 주웠고, 거기에 집 이라고 단축번호가 있길래 너에게 이렇게 전화를 했다' 라고 말한다. 이에 여자는 '그렇다면 바로 그 때 나에게 말을 해주지, 왜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주웠다고 하느냐' 라고 하자, 남자는 '만약 내가 너에게 그때 핸드폰을 거기 두었다고 얘길한다면 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연락했으므로 너는 이제 나를 봐줄 것이다' 라고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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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고 기분이 나빴다. 핸드폰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매우 고마운 일이다. 왜냐하면 요즘 핸드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내 개인 정보가 들어 있으니까. 그걸 잃어버린다면 내가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상상하기도 싫은데, 그런 참에 '네 핸드폰을 주웠고 돌려주겠다'라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러나 테이블에 놓고 나가던 바로 그 때, 바로 알려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고 자기가 챙겨서는 전화를 해??? 이에 여자는 깔깔대며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라면 그 전화기 찾으러 갈 때 누군가와 함께 나가자고 할 것 같다. 그러니까 나를 만나려고 부러 그랬다는 건데, 빡치지 않나?
게다가 핸드폰을 돌려주기 위해 만남을 갖는데, 그 만남에서 여자의 오후 일정을 물어보더니 '내가 지금부터 너를 신세계로 안내할테니 업무약속을 취소하라'고 하는 거다. 여자는 그럴 수 없다고 몇 번이나 거절을 하다가, 남자의 계속되는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서게 되는데, 거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난생 처음해보게 된다. 결과적으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신났다, 고 얘기하지만, 밑으로 떨어지기까지 그녀는 하기 싫다고 몇 번이나 말한다.
그러니까 진행상황이 이런 거다. 남자가 핸드폰을 주웠다- 여자에게 돌려주면서 여자의 오후 일정을 취소하라고 하더니 여자를 데리고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와우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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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업무 약속이 있다는데 그걸 취소하라고 하지? 왜 싫다고 하는데 자꾸 뛰어내리라고 하지? 이 남자는 여기서 많은 사람들에게 '난장이'라고 불리며 키가 작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데, 여자는 그 핸디캡 때문에 그와의 연애와 결혼을 망설이게 되지만, 이미 나는 첫 통화에서 그가 싫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즐겁지 않아요?' 라고 하는데, 뭐가 즐겁지? 부러 내 핸드폰 그 자리에서 안준 남자인데...이 통화가 왜 즐겁지?????? 즐거운 통화가 뭔지 모르나? 그동안 경험해본 적 없나???? 나랑 칠봉이랑 어떻게 통화를 했는지 한 번 들려줄까? 살아있는 즐거운 대화의 교본 같은 것인딩... 아, 어이없어....
이 영화 다 보고난 후에 친구에게 '나 완전 별론데 너는 어때?' 라고 물으니 친구도 별로라고 했다. 뭐 이러냐고..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은 좋던데, OST 검색해도 안나오더라. 아마존...들어가봐야 하나.... 인생........ 아 어이없어 ㅠㅠ
오늘은 이래저래 아침에 처리할 일들이 있어서 아침 7시 10분까지 출근하기로 했다. 평소 일어나는 시간이 05시 30분인데, 혹여 그 때 일어나지 못할까봐 05:48에 알람을 또 맞춰놓고 출근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일어나서는 아침만 안먹으면 내가 생각하는 시간에 출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가고 싶어 눈을 떠서는 화장실에 갔다가 부엌에서 물을 마시면서 시계를 보니 06:15 가 아닌가. 응? 뭐라고? 그래서 거실에 있는 시계를 다시 봤다. 역시나 같은 시간이었다. 헉!!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 내 핸드폰을 봤다. 마찬가지였다. 아니, 이게 뭐여... 평소에 집에서 6:30에 나가는데, 오늘은 06:10 에 나갈 생각이었는데... 06:15에 일어났다고??????????
나는 얼른 욕실로 들어가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 보통 따뜻한 물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려서 물을 잠시 받아두고 따뜻한 물 나오면 그 때 머리 감는데,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틀자마자 나오는 찬물로 후다다닥 추워추워 차가워차가워 하면서 머리를 감았다. 부랴부랴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말리고 후다닥 집에서 나가면서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택시에 타서는 친구랑 통화를 했다. 아니, 어제 회사 가기 싫다고 이천 번 말했더니, 평소 잘 일어나다가 이렇게 일어난건가... 새해 첫 출근부터 이게 뭐여...하는 내게, 친구는 '너 새해부터 택시 타고 편하게 출근하라고 그랬나보다' 라며 나를 달랜다. 말도 이뿌게 하는구먼... 하면서 훌쩍, 삶은 왜이런것인가........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일찍 나와서인지 차가 막히지 않았고, 약 13,000원의 택시비를 내고서는 07:10에 계획대로 회사에 도착했다.
인생...
내가 여태 이른 출근 하면서 알람 끄고 다시 잔 적 없었던 것 같은데...있었나? 내가 어쨌든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다고 해서 이 회사 다니는 15년 동안 택시 타고 출근한 적은 없었는딩... 새해부터 이게 뭔 일이여.... 써글.... ㅠㅠ 그만둘까 회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마나 나오기 싫었으면 못일어났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쩐지 가엾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때려쳐 때려쳐 집어쳐버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