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어스트가 쓴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를 보면 수학을 배우는 이유가 나와있다.

책이 옆에 없어서 정확한 문구가 생각 안나지만, 대충 이런 거였다.

회사에서 상사가 정말 쓸데없는 일을 시켰을 때,

"난 수학도 배웠는데" 이러면서 묵묵히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마음에 담고 시간 날 때마다 이 말을 써먹었다.

 

어제, 우리 학교 옆에 있는 북일여고에서 강의를 했다.

진로에 대한 강의였고, 난 "공부가 가장 쉽고 편한 길"이라는 보수적인 내용을

학생들에게 역설했다.

그 와중에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는데,

강의가 끝나고 나서 내 강의를 주의깊게 들으시던 교장 선생님이 연단에 올라오신다.

교장 선생님은 마이크를 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학은 아주 중요한 과목입니다. 수학을 배워야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어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옆에 있던 학생에게 물었다.

혹시 교장 선생님 담당과목이 수학이냐고.

그렇단다.

앞으로 북일여고를 다시 못올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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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4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06-25 09:38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제가 좀 성향이 이상해서, 그런 것들이 저한테 큰 힘이 됩니다. 제가 쓴 글이 맞다는 걸 그분들이 입증해 주는 거라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님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우린 서로가 서로의 팬...!

moonnight 2015-06-2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장면이 상상이 되어서 빵 터졌어요^^; 고교때까진 수학을 참 좋아했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_-a

마태우스 2015-06-25 09:39   좋아요 0 | URL
역시 님은 수학을 좋아하셨군요. 보통 분이 아니다 싶었는데....존경합니다

해피북 2015-06-24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필이면 교장선생님이 ㅋㅂㅋ,,,

마태우스 2015-06-25 09:40   좋아요 0 | URL
글게 말입니다. 수학 가르치시는 줄 알았다면 수학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을 텐데...

아무개 2015-06-2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쓸데없는 일을 참고 못하는 이유가
수학을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군요.
-..-++

마태우스 2015-06-25 09:40   좋아요 0 | URL
그, 그런가요. 뭐 그래도 아무개님 충분히 훌륭하신 분입니다!!

단발머리 2015-06-24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왜 수학을 배워야하냐`며 울분을 토하는 어린이가 저희 집에 한 명 있어서요.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까요? ㅋㅎㅎㅎㅎ

마태우스 2015-06-25 09:42   좋아요 0 | URL
아니오 안됩니다. 그 책 읽으면 수학이 더 하기 싫어질 거예요. 귀차니즘의 대명사격인 분의 책이라....^^

blanca 2015-06-24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수학과 애증의 역사가. 수학 공부만 했는데 수능에서는 수학 때문에 진로가--;; 그래서 도망간 회사가 또 수학을 안 하고는 못 버티는 곳.

그래서 제발 제 아이들 만큼은 수학으로 고생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해도 해도 안 되더라고요.

마태우스 2015-06-25 09:43   좋아요 0 | URL
수능에서 수학이 배신했군요 저도 수학 못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수능에서 수학을 망치는 바람에, 진로가 꺾일 뻔 했습니다 ㅠㅠ 수학에 대해선 대부분 좋은 추억이 없더라고요.

순오기 2015-06-24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삼남매와 나는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사는데 불편하지 않다고... 어려운 수학은 필요한 사람만 배우게 하면 좋겠다고 말해요.ㅋ

마태우스 2015-06-25 09:44   좋아요 0 | URL
오오 선진적인 어머니십니다 역쉬.... 사실 미적분 써먹을 일이 뭐 얼마나 되겠어요. 그 생각을 하면 수학 때문에 고생한 게 좀 아까울 때도 있죠

순오기 2015-06-2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교장샘 전근가든지 곧 퇴직하든지 하실테니 걱정마세요~ 후임은 절대 수학교장이 아닐테니까요!!ㅋㅋ

무스탕 2015-06-25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어보다 수학! 이라는 울 정성은 제게도 미스테리에요. ㅋㅋ

clavis 2015-06-2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국문과로 전과시켜달라고 그 대학 총장님을 찾아갔는데(자계서의 효과)그분이 용캐 시인이셨죠
 













신경숙 작가의 표절시비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놀란 건 신경숙 작가가 표절을 해서가 아니었어요.

고 안승준의 유고집에 실린 서문을 표절한 <딸기밭>이 나온 건 무려 2000년입니다.

그 당시 박철화를 비롯한 소수의 평론가가 신경숙의 표절을 지적했어요.

표절은 작가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이라는 생각에 전 거품을 물고 신경숙을 욕했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문단, 그리고 일반인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었지요. 

우리나라는 잘나가는 작가에겐 이렇게 관대하구나, 싶어서 절망했습니다. 

지금 제가 신경숙 작가의 표절논란에 화가 나지 않는 이유의 상당 부분은

15년 전에 이미 화를 낼만큼 내서입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그때만 해도 저는 신경숙 작가에 대해 잘 몰랐는데, 그 후 책과 기사를 통해 신작가의 스토리를 알게 됐습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 <외딴 방>에 나온대로 신작가는 낮에는 여공으로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으면서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지요.

그 당시 여공의 처우가 열악했음을 감안하면, 신작가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했던 노력은 엄청났으리라 생각합니다. 

제대로 훈련받지 못하다보니 아름다운 문장들을 보면 탐이 났을 테고,

‘나도 저런 문장들을 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겠지요. 

글에 평생을 걸기로 각오했던, 하지만 문장은 그 각오를 따라오지 못했던 그 시절,

신경숙은 자신이 썼으면 좋겠다 싶은 작품의 일부분을 따서 자기가 쓴 것처럼 우기고픈 욕구를 느끼지 않았을까요?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작가에게 표절은 씻을 수 없는 범죄인 건 맞지만,

그 당시 신경숙의 모습을 혼자 상상하다 보니 그전만큼 그녀를 욕하기가 힘드네요.

신경숙이 웬만큼 사는 집에서 태어났다면,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쓸 수 있었다면

표절을 하지 않고도 좋은 글을 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제가 이번 논란에서 화를 낼 수 없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실망스럽게도 신경숙은 자신의 표절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기사에 소개된 <우국>은 몇 문장이 같음에도 표절이 아니라고 했고,

<딸기밭>에서 인용을 뺀 건 ‘유족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라는 괴이한 변명으로 일관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전 신경숙이 왜 이러는 건지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것도 

그게 자신의 삶에 하등 악영향을 주지 않을 때 가능하니까요.

제가 첫 번째로 냈던 마태우스란 책이 쓰레기라는 걸 쿨하게 인정하는 건

제가 전업작가가 아닌데다 후진 책을 내는 게 범죄는 아니기 때문이며,

그 과거가 오늘의 저를 더 돋보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신경숙은 저와는 다르겠지요.

글만으로 오늘의 자리에 오른 그녀가 표절을 인정하는 순간

그녀는 표절작가가 되며, 자신의 많은 부분이 무너집니다.

표절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건 그 때문입니다. 


* 글을 쓰고 난 뒤 인터뷰

-지금 너는 신경숙을 옹호하는 것이냐?

=그건 아니구요, 그냥 신경숙의 마음이 이해된다는 거죠.

-그게 옹호 아니냐?

=글쎄요. 옹호라기보단 나이가 드니까 좀 관대해지더라, 이런 건데.

-그런데 넌 왜 박모씨한테는 관대해지지 않니?

=그러게 말입니다. 박모씨한테 관대히지려면 100살 정도 더 먹어야 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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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6-1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이 웬만큼 사는 집에서 태어났다면,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쓸 수 있었다면

표절을 하지 않고도 좋은 글을 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구절은 아무래도 전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힘들고 어렵게 작가수업을 혼자 했으니
자신도 모르게 표절을 할수 있다 라는 말씀이신지요....

힘들고 어렵게 혼자 작가수업하지 않고
작가가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요.

초등학생이 읽어 봐도 표절이라는 어려운 단어 쓸 필요도 없이
베껴쓴것을 알수 있는데
그런것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작가에 대해
저는 관대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신경숙씨의 외딴방과 깊은 슬픔을 읽으며
책 읽는 이유, 재미를 알게 된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태우스 2015-06-19 12:04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안녕하세요. 오해가 있네요 자신도 모르게 표절했다, 이런 건 아니고요 표절을 하면서 자기가 모를 수 있을까요. 좋은 글을 쓰고 싶은데 안되니깐 그냥 표절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놓고선 그냥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는 뜻인데요..ㅠㅠ 글구 제가 신경숙에게 관대한 건, 님만큼 신작가에 대해 애정이 없어서이기도 하겠네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라면 좀 달랐을 수도 있겠죠

마립간 2015-06-1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아시는 바와 같은 저의 성향으로, 제 판단을 아시리라 봅니다.

저는 나이 값을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가는 제가 던진 돌에 제가 맞겠죠.

마태우스 2015-06-19 13:13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저처럼 불의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정의가 실종됩니다. 마립간님같은 분도 계셔야죠!

stella.K 2015-06-19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런 마음 충분히 들 수 있긴 해요.
그런데 가난하고 부자의 차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다 나쁜 사람만 나오게요?
그리고 웬만큼 있는 집에서 자란 사람은 정직하고...
물론 논리의 비약이 있겠습니다만 어떻든
그건 마음의 문제고, 정신의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가난해도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있는 집에서 자라도 나쁜 사람 있을 수 있거든요.

사실 저도 작가를 오래도록 동경해 왔던 사람이라
왠지 작가는 올바르고, 정직하고, 깨끗하고 뭐 이러면 좋겠는데
그 세계도 인간이 사는 세상이라 그렇지는 않은가 봅니다.
표절논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걸 깨끗히 인정하고 작가의 양심과 진정성을 가지고 살면
또 구제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표절논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진 않구요,
그렇더라도 너무 매조지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게 지금의 저의 바람입니다.

그런데 박모 씨는 또 누군가요? 요즘 생각없이 사는지라
누구를 지칭하시는지 모르겠네요.ㅠ

마태우스 2015-06-19 13:16   좋아요 0 | URL
앗 박모씨를 모르다니, 요즘 메르스 땜시 욕 많이 먹고 계시는 분인데... 아무튼 가난하다고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여기에 대해선 반박 못하겠네요. 글구..작가의 표절은 원래 단죄를 해야 하는 범죄고, 신경숙은 그 단죄를 받지 않았죠. 제가 이해는 하지만, 신경숙이 단죄된다 해도 그러려니 할 것 같습니다.

stella.K 2015-06-19 13:52   좋아요 0 | URL
아~! 박모 씨!ㅋㅋㅋㅋㅋㅋ 난 또 누구라고...
이제 나간 정신 들어왔습니다.ㅎㅎ

라스콜린 2015-06-1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퉁상품을 팔았습니다. 같다는게 중요하지 고의냐아니냐는 소비자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인정여부와 대처에 따라 향후 다음상품에 대한 소비자신뢰에 영향은 있겠죠. 이번에는 그 사후대처도 잘못되었습니다. 여기서 `짝퉁이아닐수도 있고 이거는기술적으로...`운운은 저그들 끼리나하라하고... 독자입장에서 분명 같은데 다르다고 우기니...소비자입장에서 할말은 이것뿐입니다. ˝안사요안사!˝

마태우스 2015-06-19 13:19   좋아요 1 | URL
네 라스콜린님처럼 행동하는 독자가 많아진다면 표절작가가 발을 붙일 수 없겠지요. 님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제가 신경숙에게 조금 관대해졌다는 거지, 표절이 옳다는 건 아니니깐요

sijifs 2015-06-1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박모씨에게 관대해지려면 100살은 더 먹어야한다.......... 그렇군요... 근데 그 박모씨가 박모씨인미 모박씨인지 둘 다인지 둘 다 아니아니 그냥 괴변입니다.

마태우스 2015-06-19 13:20   좋아요 0 | URL
원래 제 글이 기승전박이라고 항상 끝에가면 박모씨로 귀결돼 있어요. 저도 모르게 그만 박모씨 얘기를...^^

라스콜린 2015-06-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신경숙씨는 더이상 여공이 아닙니다^^; 문단 실력자 입니다

마태우스 2015-06-19 13:21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근데 신경숙씨가 표절을 수긍하는 순간 그게 다 날아갈 거 같아서 부인하는 거 같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 심리 아닐까 싶네요.

논란의 소지 2015-06-19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댓글 주신 분들 말씀도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태우스님께서 왜 이 글을 적으셨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명백한 표절에 누구보다 분노하셨고, 관심두는 이 별로 없을 때 조차 날카롭게 비판하셨고, 그걸 부정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시면서도 왜 이 글을 적으셨는지, 그 행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 댓글을 드립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줄 불보듯 알면서도, 이 글을 적으셨던 그 마음, ㅏ, ㅑ ㅗ,ㅛ 글자가 아니라, 그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태우스 2015-06-19 13:23   좋아요 0 | URL
오옷 이렇게 멋진 댓글이라니! 제가 로그인 안해도 댓글쓰기가 가능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도 다 이래서죠.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하이드 2015-06-1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별로 화 안 나요. 나이들어서 관대해졌다기 보다 귀찮아진 것 같아요. 한 시절 신경숙의 책에(?) 빚졌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좋지도 싫지도 않아져버려서. 옛날같으면 신경숙이고 창비고 막 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말입니다.

마태우스 2015-06-19 13:25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올만에 반갑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댓글 다는 게 쑥스러워져 님 글만 보고 도망쳐 온 게 한두번이 아니라니깐요. 글구 하이드님과 한창 술 마실 때 나이 알았던 것 같은데, 저보다 한 십년쯤 어리지 않으셨나요. 전 요즘 단어가 생각안나서 죽겠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이름이나 단어가 안떠올라요ㅠㅠ

blanca 2015-06-1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얘기가 하고 싶으셨던 건지 알겠어요. 왜냐하면 저의 책꽂이에도 <외딴방>이 있거든요. 그녀의 신산했던 삶의 기록이 오늘따라 빛이 바래요. 사람은 과거도 현재도 그 모습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이미 너무 많이 가져버리면 인간의 이기심을 떨치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나 상식으로 돌아가기도 힘들어지는 모양입니다.

마태우스 2015-06-19 13:56   좋아요 0 | URL
과거도 현재도 그 모습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너무 많이 가지면 상식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말씀에는 더더욱 동의해요. 저도 너무 많이 가진 건 아닌지,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네요.

samadhi(眞我) 2015-06-1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해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은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해서는 안 되는 것과 해도 되는 것을 분별해내는 것이 나이˝값˝을 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도 아닌데도 분노하게 되고 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게 됩니다.

마태우스 2015-06-19 13:57   좋아요 0 | URL
나이값 하는 게 참 어렵지요. 울나라에서 어른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도 거기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돼야 할텐데, 최소한 부끄러운 걸 아는 염치를 기르겠습니다.

감은빛 2015-06-19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절 그 자체는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관심이 없어 몰랐는데, [딸기밭]을 비롯해서 표절의혹은 제법 많더군요.
어쨌거나 중요한 건 그 후의 대응인데, 이게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죠.
게다가 저는 작가의 입장보다 출판사의 입장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참 들어가고 싶었던 곳인데, 만약 지금 제가 거기 다니고 있었다면,
어떤 입장일까 라는 생각이 또 한편으로 드네요.

마태우스 2015-06-20 11:19   좋아요 0 | URL
저도 창비에서 원고청탁을 받은 적 있어요. 무지 기뻤고 가문의 영광이었죠. 근데 그런 출판사라 해도 자기랑 책을 낸 작가를 내치긴 참 어려울 것 같더군요. 내쳐서 얻는 이익보단 함께해서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할 테니깐요. 솔직히 표절시비로 좀 시끄럽지만, 사람들은 곧 좋아라고 신경숙 책을 살 거니깐요. 그게 울나라...

재는재로 2015-06-1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절을 한것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해명하는 자세가 마음에 안드네요 이러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다시 책이 발매되겠죠 외면하는 자세보다는 성의있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듭니다 초보 작가도 아니면 문학계의 중진이라 할수 있는 분이라 더 나은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더이상 여직공이 아닌 문학계의 중진이라는 위치의 자신을 외면하시지 말기를

마태우스 2015-06-20 11:20   좋아요 0 | URL
안녕하셨어요. 가진 자들 중 제대로 해명하는 사람은 거의 없더라고요. 돈 안받았다는 정치인들이 대표적이죠. 뭐 신경숙이라고 다르겠습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5-06-19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다는 관대하신 것 같습니다. 박모씨는 저는 200살이 되도 싫어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 박모씨 대한민국이 다 아는 그 박모씨 말씀하시는 거죠 ? )

마태우스 2015-06-20 11:21   좋아요 1 | URL
그죠 그 박모씨...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사실 저도 100년 후 관대해질지 자신은 없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6-20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경숙의 표절 이상, 문단의 자세와 대응도 큰 문제라고 봅니다. 1999년도에 이미 의혹이 제기됐었지만, 그리고 그 이후에도 유야무야 넘어간 것 말이죠. 물론 저도 신경숙 개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표절은 그냥 범죄잖아요. 솔직히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믿기도 어려울만큼 여러 번 이슈가 있었고, 그때마다 최소한 자기 자신의 작품세계를 돌아보고 성찰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솔직히 역겹네요. 신경숙씨도 다른 표절인들과 별 다를바가 없다는 사실이 말입니다.-_-; 끝으로 박모씨와 그 일가는 그냥 영원히 싫습니다.

마태우스 2015-06-20 11:25   좋아요 0 | URL
표절을 스스로가 인정하긴 어렵습니다. 님 말씀대로 문단에서 자정노력이 있었어야죠. 표절을 하면 문단에서 매장당한다, 뭐 이런 선례가 있어야 작가들이 조심할텐데 그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성찰은 대부분 추락한 다음에 합니다. 잘나갈 땐 그딴 거 안하더라고요. 신경숙으로서는 네티즌들과 잘 못나가는 평론가가 떠든다고 해봤자 그리 무서울 게 없을 거예요. 우겨도 된다 싶겠지요. 글구..저는 신경숙의 표절이 다른 작가의 표절보다 좋다, 이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 심리는 이런 게 아니었을까,라고 추정하는 것과 단죄돼선 안된다라고 말하는 건 다르다고 봐요. 전 신경숙을 봐주자는 건 아니랍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5-06-2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잃을 게 많은 사람은 쉽사리 인정하긴 어렵겠지요. 원래 신경숙 작품을 별로 안 좋아해서 실망같은 건 없었지만.. 창비가 대응하는 걸 보니 이번 건 뿐만아니라 다른 작가 표절 건도 그냥저냥 없었던 일로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름 한국문학을 대표했다던 작가가 비전문가가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거의 베껴쓰기 수준이니 제가 창피하네요. 전 아기엄마가 분유를 훔쳤다거나 하는 소위 생계형 범죄에는 살짝 관대한 편인데.. 요건 쇼크가 좀 크네요. 이제 신경숙 작가에겐 작품발표가 절박한 생계형은 아니기 때문일지. 아몰랑. 메르스나 잡혔으면 좋겠네요.

마태우스 2015-06-24 10:2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메르스가 7월 5일까지는 잡혀야 하는데.... 신경숙이 결국 인정을 하긴 했더군요. 근데 마치 남 탓인 것처럼 말했더군요. 그게 가진 자들의 수사인 듯 싶네요.

moonnight 2015-06-2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작가는.. 이미 실망을 많이 해서 이번에도 그러려니-_- 하고 있었어요. 이런 무관심도 문제겠지요. ㅜㅜ

마태우스 2015-06-24 10:25   좋아요 0 | URL
아니어요 원래 자기 살기도 바쁜 세상에서, 모든 불의를 다 챙긴다는 게 어렵긴 합니다.

책이좋아 2015-06-3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절 얘기를 들었을 때 화가 나기보단 슬프더라고요.
그리고 표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안타까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든다는 것 때문에 그 피곤함이 싫어서 거짓말 안 하거든요(사실 사람들이 실수했다거나 잘못했다고 하면 왜 그랬냐며 달려들지 않잖아요. 오히려 더 관대해지지..). 그걸 몰라서 거짓말하는 건 아닐 텐데 힘들겠다 싶어요. 그리고 문단에서 꽤나 큰 거목인데 표절 시비라니 안타깝고요.

마태우스 2015-07-04 01:45   좋아요 0 | URL
정치인들은 돈 안받았다고 무조건 버텨요. 그러다보면 길이 열리더군요. 성완종 리스트 인물들 중 순순히 시인한 사람이 누가 있나요. 다 그러고 사는 것 같습니다.잃을 게 많은 이들은 인정을 안하죠. 신경숙도 잃을 게 많고 잃고 싶지 않은가봐요..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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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으로 태어나 모든 시간을 남성으로 살았던 터라

여성에 관한 책은 언제나 내게 깨달음을 준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책은 깨달음에 더해 재미까지 준 유쾌한 책이었다.

인상 깊었던 구절은 대부분의 폭력범죄를 남성이 저지르는데,

왜 의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통계자료를 말하지 않느냐는 저자의 힐난이었다. 

남성이라는 성별은 출생 전 담배연기에 노출된 것, 반사회적 부모를 둔 것, 가난한 가정에 소속된 것과 더불어 폭력적 범죄행동을 유발하는 위험인자 중 하나인 것으로 여러 조사에서 확인되었다.” (42쪽)


게다가 사회는 여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쁜 일을 당할 수 있으니 밤늦게 다니지 말라고. 

여기에 대한 저자의 반박이다.

예방의 책임을 전적으로 잠재적 피해자에게만 지움으로써 폭력을 기정사실화한다는 점이다. 대학은 여학생들에게 공격자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집중할 뿐

나머지 절반의 학생들에게 공격자가 되지 말라고 이르는 일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데, 여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전혀 없다.”(52쪽)

성폭력의 거의 100%가 여성을 대상으로, 남성들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점에서

남성은 성폭력의 잠재적 가해자라고 봐도 무리가 없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든 남자가 그렇지 않아.” (182쪽)


남성들은 성폭행을 저지르는 남자가 따로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 책에서 예로 든 IMF 총재의 경우처럼 성폭행의 가해자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보면 “점잖은” 사람들이다.

국회의장을 지낸 박희태 씨를 보라.

그가 캐디의 가슴을 찌를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여전히 남성들은 이들 남성들이 특별히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많은 남성들이 그럴 만한 권력과 기회를 갖는다면 성폭행. 성추행을 한다는 것이

내가 만난 숱한 여성들의 증언이다. 

그렇게 해도 자신이 처벌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니까.

만의 하나 그 여성이 신고라도 하려 치면 어떻게 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자가 혼자 지어낸 거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여자는 전에 술집에 나간 적이 있다, 딸 같아서 그랬다 등등 여러 단계의 방어막이 존재하고,

심지어 “저 여자가 성추행 사실을 외부로 알림으로써 우리 조직이 위태로워졌다” 같은 조직논리도 등장하는데,

피해자가 이 모든 방어막을 뚫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설사 가해자가 경미한 처벌을 받는다 해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성추행을 저질렀던 출판사 상무는 복직했지만 피해자는 결국 사직하고 만 걸 보면, 

다른 범죄와 달리 성범죄만은 가해자가 갑이고 피해자가 을인 듯싶다. 

이해 안 되는 일 하나. 

성추행을 당할 위험에서 벗어나 마음놓고 밤늦게 다닐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남성들은

“우리 사회는 여성들만 편하다”면서 울분에 차 있던데,

이건 도대체 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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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5-06-18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해자가 갑이 되는 것이 아니고, 갑이 가해자가 되는 것 아닌가요? 두 가지가 같은 것인데, 제가 구분하려 하는 것일까요? 제 의견으로는 유일하게 보이지 않는데요. (정부나 삼성을 봐도 ... 친일파, 일본, 미국 ... )

마태우스 2015-06-18 08:27   좋아요 0 | URL
네 읽고보니 그게 좀 이상하네요. 갑이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받을 때도 갑이고. 뭐 그렇게 되는군요. 너무 급하게 쓰면 이렇다니깐요 암튼 마립간님 반갑습니다. 늘 한결같이 활동하시는 모습이 멋지세요.
 
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허즈번드 시크릿>은 남편이 술김에 쓴 편지를 아내가 읽고 난 뒤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다. 

편지를 쓴 다음날 남편은 그 편지를 찾았지만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 아내가 그 편지를 찾아낸 것이다.

그 사실을 안 남편은 보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아내는 그 편지를 읽고야 만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을 알고픈 호기심이 있다.

하지만 배우자가 그렇게 애원한다면 안봐 주는 게 도리가 아닐까?

그 비밀을 알고 난 다음의 삶은 알기 전과 완전히 다를 텐데,

현재의 삶이 행복하다면 굳이 알리기 싫은 비밀을 들쑤심으로써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휴대전화 메시지는 물론이고 이메일까지 아내가 다 검열하는데,

어제 오전 7시경 온 문자를 아내가 보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지금의 삶을 유지하려면 내가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야 하건만,

그게 쉽지가 않은 것이 또 우리네 인생인지라,

난 늘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산다. 

아무튼 이 책은 꽤 쏠쏠한 재미를 제공해 줬고,

그래서 그런지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다 (부럽다, 한달 반만에 13쇄라니!)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얘기해 본다.

1) "시어머니 버지니아의 특기는 무슨 일을 해서든 상대방의 기분을 조금은 나쁘게 만드는 거였다. 그녀에겐 아들 다섯과 며느리 다섯이 있었는데, 버지니아 때문에 분노나 불만을 터뜨리지 않은 며느리는 세실리아 뿐이었다...좋아요, 덤벼봐요! 시어머니를...볼 때마다 세실리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290쪽)

시어머니가 기본적으로 며느리를 괴롭히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건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새삼 신기하다. 만국의 며느리들아, 단결하라, 같은 구호를 외치고 싶다.


2) 328쪽을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자기가 평소 좋게 봤던 어떤 이의 특징들이 보는 시각을 달리하면 그게 다 단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사랑이 변할 때 변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이 그 사람을 보는 시각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3) 한 소녀가 두 남자, A와 B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한 사람을 선택한다.

이유는 이렇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A지만, A는 너무 완벽한 남자라서

A와 사귀면 “잘생겼고 영리하고 재밌고 친절한 사람에게 받는 중압감을 늘 느껴야 한다는 뜻이었다.” (333쪽)

내 아내가 날 편하게 생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인 듯. 


4) “훨씬 전에도....따분한 젊은 회계사였을 때도 그는 침대에서 아주 잘했다. 그땐 그녀가 너무 어려서 그 진가를 몰랐을 뿐이다. 그저 섹스는 모두 그렇게 좋은 줄만 알았다.” (350쪽)

더 읽다보면 이런 구절도 나온다.

그의 특정 기술은 정말로 아주..걸출했다. 혹시 섹스를 잘하는 비법이 실린 책을 읽는 걸까?”

(408쪽)

잘 하는 게 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정말로 그런 비법이 실린 책이 있다면, 

나는 이미 늦었지만, 젊은 분들은 구해보는 게 좋을 듯. 

좋은 섹스는 구운 전어보다 훨씬 더, 며느리로 하여금 집을 나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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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06-13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비밀은 너무 궁금해서요

마태우스 2015-06-13 21:09   좋아요 2 | URL
비밀편지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안보는 건 쉽지 않죠. 하늘바람님 오랜만!!

감은빛 2015-06-13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부 사이라도 비밀은 있게 마련이죠.
문자와 이메일까지 검열한다니~ 어휴! 힘드시겠어요!

마태우스 2015-06-13 21:09   좋아요 1 | URL
네 좀 힘들어요 흑흑. 더 이를 악물고 바르게 살아야죠ㅠㅠ

다락방 2015-06-13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도 전어 때문에 집 나가는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섹스라면 좀 생각해볼 것 같아요. ㅎㅎ

마태우스 2015-06-13 21:10   좋아요 1 | URL
호호 그렇군요 일단 잘 하는 게 뭔지 정의를 알고 싶은데,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하늘바람 2015-06-13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마태님 소식 여기저기서 늘 들어요
님 글 제 페북에도 공유했는데 인기짱

재는재로 2015-06-14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밀이라는게 참 모른게 나을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부부관계라는게 한순간에 깨질수도 있네요
사소한 일이 쌓여 깨지는게 대부분이라 생각했는데
마태우스님 오랜만

후애(厚愛) 2015-06-15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꼭 봐야겠네요.^^
편안한 한 주 되세요~

transient-guest 2015-06-16 0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적정선에서 비밀은 유지되어야 건강한 부부생활이 이루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문자/이메일 검열의 빈도와 수위만큼이나 사랑받고 계신듯...ㅎㅎ

[그장소] 2016-02-05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처음부터 검열대상였나..아니었나..잘 생각해보셔요.
^^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으셨던 분이라면 아마 그런 검열 하고 남죠.
그나마 그건 애정이 남아있다는 소리..
보는 아내분도 그걸 볼때마다 자신의 자아가 천갈래로
뚝뚝 떨어진다는 걸 잊지마시면 좋겠어요.
좋아서 즐거워 보는게 아니라는거.
비밀 만들어 놓고 보지 말라는건 ㅡ장난도 뭐도 아니라는거..아예 그럴일은 하지 않는게 좋죠.
그렇다기 보단 , 이미 엎어졌어도 사람일 ..신뢰회복이 우선이니 최선을 정말 최선을 다해 신뢰부터 복구하심이..
.......
하지만 ㅡ일생에 단 한번 , 을 걸고 진지하게 부탁을
해보는건 어떨지. 싶어요.
ㅡ결투 ㅡ아내 보시오 .
그 편지는 행운의 편지요. 바로 보자마자 발동하므로
보는 즉시 닥치는 온갖 일에 대해 자신 있다면 열어보시고
앞으로 닥칠일에 자신없다 .지금이 좋다 ㅡ면 절대 열지
마시오. 매일 매일 행운의 편지를 쓸자신이 있다면 말이오!ㅡ 라고...
저는....
고리대금업 행세를....ㅋㅋㅋ
 
지승호, 더 인터뷰 - 인터뷰의 재발견
지승호 지음 / 비아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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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빙벨>을 보지 않았다.

다른 일로 바쁘기도 했지만, 볼 마음이 없었다는 게 더 큰 이유였다.

음모론을 잘 믿지 않는 내게 <다이빙벨>은 세월호에 관한 음모론을 주장함으로써 정부를 공격하는 영화에 불과했다.

하지만 난 오늘 그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었다.

아내가 야구를 다 보고 나면 VOD로 보던지, 아니면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든지 해서 볼 것이다.

변심한 이유는 한 권의 책이었다.

한국 최고의 인터뷰어가 쓴 <지승호: 더 인터뷰>에서 <다이빙벨>을 찍은 이상호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승호: 다이빙벨은 실패를 했고 이종인 대표(다이빙벨을 만든 회사)도 그것을 인정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이상호: 그 부분은 영화를 보면 클리어하게 해소되는데요, 안 보신 분들은 여전히 그 거짓말을 믿고 있죠. 

난 정권과 언론의 합작 거짓말에 속고 있었던가? 

이상호 기자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이 영화를 안보면 오늘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다.


그밖에도 이 책은 내게 읽지 않았으면 절대 모를 얘기들을 해준다. 

하나, 김난도 교수에게 좀 더 호의적이 됐다. 

그간 김난도 교수가 쓴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부정적이었다. 

청춘에게 아픔을 감내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세간의 비판에 동화된 탓인데,

정작 그 책을 읽은 청춘들은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저자에게 고마워한다.

제대로 읽지도 않고 욕한다는 김난도 교수의 지적에도 뜨끔한 것이,

난 그 책을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읽었고, 그나마도 비판하고픈 대목만 찾아서 눈을 부라렸다.

생각해보면 그 책이 욕을 먹은 이유는 단지 그게 많이 팔렸다는 것일 뿐,

김교수의 말처럼 3만부가 팔렸다면 좋은 책이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그 책이 너무 많이 팔린 건, 저자의 책임만은 아닐 것이다.


둘째, 강풀 작가님을 더 좋아하게 됐다.

예컨대 이런 말, “그 어떤 마감보다 애 키우는 일이 더 힘들어요...가끔 잘 모르는 아빠들이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 그러는데, 그럴 때 나라에서 3일간 집에서 애 키우도록 지정해두면 다시는 그런 소리 안할 거예요.” (96-97쪽)


셋째, 강준만 교수의 책은 워낙 많이 읽었지만 들을수록 새롭다.

“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인데 한겨레 100만부 못만들어 줍니까?...진보라고 하면서 신문 끊고 안보는 사람 많아요...한겨레 안보고 팟캐스트만 찾아 듣는 사람들, 이게 과연 바람직하기만 한가. 그 공격을 해야겠어요. 밤낮 조중동 밉다고 하면서 한겨레 안보는 인간들은 진보에 역행하는 반개혁주의자예요.” (38쪽, 40-41쪽) 


마지막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됐다. 가수 한희정 씨와의 인터뷰.

지승호: 가사를 잘 쓰시는 이유는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어서인가요?

한희정: ...일단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에는 문학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많이 읽기 시작했죠. (334쪽)


인터뷰집은 이렇듯 유명인의 엑기스만을 섭취할 수 있는 경제적인 책이다.

그럼에도 인터뷰집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박하기만 하다.

모든 분야에서 최고는 그래도 잘 먹고 살아야 하건만

인터뷰어의 개척자 지승호는 서문에서 인터뷰어로 살아온 11년을 이렇게 회고한다.

“...그것이 실패였음을 자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라는 노동을 둘러싼 추레한 환경을 개선해서 새로운 인터뷰어들이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전혀 만들이 못했기 때문입니다.” (6쪽)

멀고도 힘든 길을 묵묵히 걷는 인터뷰어의 개척자에게 따뜻한 격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승호: 더 인터뷰>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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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5-06-1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승호씨~ 오래전 알라딘에서 시비돌이님으로 함께 했는데...
저도 마태우스님께 땡스투하고 이 책 살게요!^^

2015-06-14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