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린
김보겸 지음 / 사람과가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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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의 우리는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직업을 바꾸며 흔들리면서 사는 존재로 남게 될 수도 있다. 김광석 시대의 서른은 결혼을 하고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 열정적인 20대의 청춘을 잃은 상실감을 표현하고 있지만 2026년의 서른은 아직 미완성인 존재로 남아 여전히 20살처럼 흔들리고 있다. '서른의 시린'에서는 거창하게 성공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는 미묘한 거리감과 매일 이별하고 달라지는 관계를 한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닌 진행하고 있는 상태로 말해준다. 과하게 과장된 감정을 절절하게 쓰지 않는다. 담담하고 현실적으로 한 글자가 쓰인다. 개인적으로는 김보겸이라는 사람이 안정적으로 잘 나갈 수 있는 교육 사업이라는 커리어를 버리고 시와 에세이를 쓰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시와 에세이라는 것이 불확실하고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길이기에 낭만적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의 언어로 삶을 쓰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선택을 존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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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 - 암이라는 여정에서 만난 미술치료 이야기
김태은 지음 / 비타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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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같은 예술치료는 특정 병을 고치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술심리치료는 환자에게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여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은 불안감, 상실감, 분노, 무력감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게 해준다. 부정적인 감정은 통증이 원인일 수도 있고 치료를 받으면서 사회적으로 단절되는데서 오는 박탈감일 수도 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미술로 표현하여 인식하고 해소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미술심리치료의 역할이다. 미술심리치료는 단순하게 감정을 배출하는 것이 아닌 환자가 감정을 배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준다.

'그림으로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를 읽으면서 암 환자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 병동에서 암 환자의 가족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함께 다루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암 환자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가족은 슬픔, 공허함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나도 중학생 때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겉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인 상처가 회복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그 때 미술심리치료의 도움을 받았다면 심리적 상처의 회복이 빨라지지 않았을까?

미술치료는 암 자체를 치료하는 의학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환자와 간병을 도맡아 하고 있는 가족의 심리적인 안정과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환자가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라면 몸이 치료되는데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미술치료에서는 잘 그린 그림이 아는 솔직하게 표현된 마음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예술이 고통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지만 고통에서 회복될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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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팝니다 - 창의성을 돈으로 바꾸는 예술비즈니스 실전 가이드
신다혜.이지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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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어느 나라에서건, 어느 시대에서건 안정적인 직업은 아니다. 예술이 미(美)적으로 가치있는 활동일 수 있지만, 예술가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예로부터 돈이 있는 사람(귀족, 자본가 등)의 후원이 필요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가가 굶어죽지 않고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돈을 벌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예술을 팝니다'는 예술을 바탕으로 두고 창업을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예술가라면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SNS와 IT가 발달한 사회에서 예술은 단순히 작품 판매/구매로만 소비되는 것은 아니다. 전시와 공연은 굿즈, 아트북, 온라인 콘텐츠, 체험 프로그램 등의 상품과 서비스로 결합될 수 있고 커다란 산업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다. 소수의 귀족과 자본가만이 예술을 누리는 사회가 아닌 대중 모두가 예술에 다양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예술가가 창작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하고 '예술은 팝니다'에서는 예술창업이라는 정체성을 제시한다. 대중과 연결되고 경험으로 확장되는 예술은 결국 비즈니스가 되어 수익이 될 수 있다. 예술의 순수성이 계속되어 창작이 지속되려면 예술가가 살아있어야 하고, 예술가의 삶을 위해서는 돈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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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초대하는 방법 - 기후위기 시대, 인간과 자연을 잇는 도시 건축 이야기
남상문 지음 / 현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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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초대하는 방법'은 건축 기술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인간과 자연이 어떤 관계 속에서 살아나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진짜로 우리 집 앞에 새를 초대하고 싶다면 방법은 아주 쉽다. 테라스 창문에 작은 물그릇을 걸어둔 뒤, 물과 새가 주로 먹는 쌀알 같은 것을 채워두면 된다. 깨끗한 물과 음식이 있다면 새는 자연스럽게 날아오게 되어있다. 개인이 아닌 공공성을 바탕으로 새를 초대하는 것은 어렵다, 도시에서 작은 수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유지 관리와 보수가 필요하고 경제적인 논리가 있어야 한다. 도시에서의 수공간은 자연을 위한 공간이 아닌 전적으로 미(美)와 품위를 위한 장식적이고 인공적인 공간이 된다. 도시의 외적인 아름다움은 자본으로 그려지고 화려하고 투명한 건물이 높아질수록 새를 비롯한 다른 동물과 나무는 보이지 않게 된다. 건물의 유리에 부딪혀 죽는 새를 보면 인간이 도시를 만든 방법이 잔혹하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새를 초대하는 방법'을 읽으면서 이번 겨울 집 근처 카페 앞에서 온수관이 터졌던 날 아침이 생각났다. 갑작스럽게 터진 온수관은 카페 앞에 작은 물웅덩이을 만들었다. 난감한 표정으로 전화를 하고 있던 카페 사장 옆으로 동네 비둘기 여러 마리가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인간에게는 예기치 못한 사고가 도시의 새에게는 따뜻한 온천이 된 것이었다. 내가 본 사건이 아니더라도 서울이라는 메가시티 안에서 다양한 생명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창덕궁 안에서는 너구리 가족이 살고, 청계천, 안양천, 홍제천 같은 도심의 하천에서는 왜가리와 오리 같은 새를 볼 수 있다. 도시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닌 수많은 생명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과 공간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뀐다면 도시의 모습은 지금과 달라질 수 있을거라 믿는다. 우리는 도시를 인간만이 살아가는 공간이 아닌 나무와 바람과 숲의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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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심판자들 - 기업 권력과 격돌한 공정위의 치열한 기록
송병철 외 지음 / 박영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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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의 활동을 규제하기 위한 국가기관이 아니다. 경쟁법이라는 법 안에서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경제가 정상적인 효율성과 혁신으로 작동하게 만들려고 기업이 경쟁법이라는 규칙을 준수하게끔 노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쟁법이 없다면, 소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혁신성이 있는 중소기업은 시장 진입이 불가능해지면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없어지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담합을 적발하고 기업의 결합을 심사하며 불공정 거래를 감시하고 있다. 경쟁법은 추상적인 규범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물건을 소비하는 일상에서의 법이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알기는 어렵기에 라면 가격, 플랫폼 수수료 같은 구체적인 사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과 경쟁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디지털 경제가 확대되고 국가 간의 국경이 희미해지면서 글로벌 기업의 전세계시장 독점은 시장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가 경쟁법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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