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 슬로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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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동물은 배설물은 더럽다고 생각하고 사체는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모든 동물은 먹으면 당연히 싸고, 태어났으면 언제가 죽기 마련이지만 인간동물은 먹고 사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구의 생태계는 몸 밖으로 싼 배설물과 죽음을 맞은 사체로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모든 동물은 먹고, 번식하고, 이동하며 지구 내의 필수 영양물질(질소, 인, 탄소 등), 에너지, 유기물을 서로 다른 생태계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고래처럼 다른 동물보다 큰 동물의 경우 그 동물에 기생하는 또 다른 생태계가 만들어질 정도이다. 고래의 경우 바다를 통해 대륙을 이동하며 단순히 영양물질이나 에너지의 이동으로 특정 계절에 특정 지역의 1차 생산을 증가 시킬 뿐만 아니라 사체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탄소를 공기로부터 격리하기도 한다. 고래의 경우 한 마리가 큰 영향을 주는 매개체가 되지만 작은 동물이나 곤충 또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위기 대응에 도움을 주는 생명체이다. 하나의 동물 자체는 작을지언정 개체군으로서 큰 집단이라면 한 번에 많은 수의 사체가 생기거나 이동을 하는 상황만으로도 지구 내 영양 순환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문제는 현재 대다수의 국가에서 야생동물 보전 활동을 할 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막아 서식지 자체를 제한해두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인간동물의 개체수 증가이다. 지구 내 포유류의 생물량을 무게로 환산하였을 때 인간동물은 36%, 인간동물이 '먹기위해' 키우는 가축(으로 분류된 동물)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즉 포유류의 96%가 인간동물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며 고작 4%만이 야생동물이라는 것이다. 지구 생태계는 인간동물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데, 인간동물은 지구 생태계를 인간동물만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쓰고 있다.

자연스러운 비인간 동물의 이동 경로가 끊기면 영양물질 순환이 막히고, 이는 탄소 저장 및 생태계 기능 유지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온전히 지구만을 위한 기후 대응 전략에는 모든 동물 개체군의 자연스러운 회복과 이동 경로 확보가 포함되어야 하는데도, 인간동물은 자신의 활동을 줄이거나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생태계 파괴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았다. 인간동물이 자초한 일이다. 과연 인간동물은 스스로 망가뜨린 생태계를 얼마나 회복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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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레이북 - 마르지 않는 매출을 만드는 B2B 마케팅 세일즈
김한규.황하운.김가은 지음, 황민지 일러스트 / 파지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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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마케팅과 B2C마케팅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개인의 욕망과 충동구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B2C마케팅과 다르게 B2B마케팅이 성공하려면 기업이라는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아이템과 서비스를 어떻게 세일즈 하는가이다. 중요한 점은 제품의 기술적 스펙이 아니다. 특정 조직(기업)이 가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가와 그 가격이 합리적인가 하는 부분이다.

'더 플레이북'을 읽으면서 B2B마케팅과 세일즈를 분리된 요소가 아닌 통합된 매출 시스템으로 이해시키려는 과정이 인상깊었다. 마케팅 분야는 리드를 수집하고 세일즈는 영업이 최우선이지만, 두 분야의 전환이 안된다면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 '더 플레이북'에서는 마케팅과 세일즈의 연결성을 리드, MQK, SAL, SQL, 계약으로 연결시키고 각 단계에서 필요한 콘텐츠와 고객과의 접점을 고민하게 만들어주었다. 다수의 기업이 블로그, 웨비나, 유투브를 통해 자시의 서비스와 기술을 홍보하고 조회수도 긍정적인데, 실제 판매로 전환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제대로 된 B2B마케팅과 세일즈는 광고비 단가 상승이 아닌 기본적인 고객 이해와 구매 여정 설계를 어떻게 구상하는가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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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위 -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태도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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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동하는 증명하는 사람'이라는 곳에 적혀 있던 문장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말로서 자신을 꾸미기보다 의미 있는 행동으로서 삶에 진심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크게 말하고 떠벌리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을 증명하는 삶의 태도에서 진심을 전해질 수 있다. 겉으로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작은 움직임, 매일 같은 태도, 일상에서의 결심을 실제로 행동하는 그 순간에 진정성을 볼 수 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진심을 증명하며 성숙되고 자신을 완성해나가는 태도에서 우리는 어른이 될 수 있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고, 책임없는 조언은 진정성이 없다. 말로만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한다면 모든 언어는 공허해질 뿐이다. 책임을 질 수 있는 매일의 작은 행동으로 나를 증명할 수는 없는 것일까? 살면서 '저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의 저런 어른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진심은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행동하지 않고 숨는 것은 무책임하다.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책임을 지고, 내가 한 말에 대해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으로서 거듭나는 것이 아닐까? 언제나 내가 던진 말과 행동의 무게를 고민하게 된다. 가장 멀리 가는 조용하고 진중한 진심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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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머문 순간 울림 1
이디스 워튼 지음, 마이너스 옮김 / 해밀누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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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머문 순간'은 수지와 닉의 신혼생활로 시작된다. 사랑에 빠진 그 순간이나 결혼식이 아닌 신혼이라는 특성상 사랑을 기반으로 한 로맨틱한 상황과 실제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전환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수지와 닉은 특정한 자본이 없어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지만, 부유한 친구의 후원으로 삶을 버텨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류층의 화려한 삶을 욕망하지만 실제로 가진 것도 직업도 없는 두 사람은 계산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 정말 태양이 없다면 빛을 내지 못하는 달빛처럼 부드럽지만 차갑고 불완전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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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개 고양이 대학살 - 인간의 전쟁에서 지워진 동물 학살의 역사, 재구성하다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20
힐다 킨 지음, 오윤성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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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개 고양이 대학살'은 세계대전 당시 영국과 인근 유럽국가에서 비인간동물을, 특히 개와 고양이를 인간동물이 어떤 방식으로 다루었는지 쓰고 있다. 비인간동물과 관련된 빈약한 문헌을 최대한 모으고 찾아 쓴 역사적 사실에서 인간동물은 반려동물을 사랑하지만 '쓸데없는 존재'로 여기며 '유익하다'라고 생각되는 가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인다. 전시 중 배급되는 식량은 가축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보여졌다. 반려동물의 위치가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현대와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반려동물과 가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세계대전 당시와 현대는 완전 뒤바뀌어있다고 생각되었다. 개인적으로 어떤 권리도 다른 권리 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두 평행세계의 논리는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만, 기억에서 애써 지우려고 한 기록을 다시 끌어올려 전쟁의 잔혹함을 비인간동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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