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하는 사이 벌써 5월이었다. 

어느새 한주가 지났고, 3일의 연휴를 보내고 나니 심신이 너덜너덜.. 유독 피곤한 월요일이다. 

늦었지만 4월의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없지. 


산 책 : 4권 

헉. 4권이나 사다니. 그동안 열심히 참았는데 ㅠㅠ 






























<청소년을 위한 제주 4.3> - 4월 내에 읽으려고 샀는데, 읽다가 다른 책 읽느라 미뤄지고 나니 의욕이 떨어졌 ㅠㅠ 이러다 내년 4월에 읽게 생겼음.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 세월호 생존자 학생이 쓴 에세이. 읽고 리뷰를 썼다.

콜드브루 온두라스 어쩌고 - 이제 더워지니 콜드브루는 하나 있어야지! 

<한자의 풍경> - 앨리스 문진 사려고 사게 된 책 ㅋㅋ 100쪽 정도 읽었는데, 꽤 재밌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어느 계단의 이야기> - 앨리스 문진 땜에 가격 맞추려고 장바구니에서 고른 책. 생각보다 금방 읽었다. 리뷰 써야지! 



예외: 아이들 책















오잉? 아이들 책이 1권이라니.. 이번 달에는 나를 위해 썼구나. 

<우다다 꽁냥파크>는 첫째가 재미있게 읽었다. 동화 속에 미니게임 같은 걸 조금씩 넣어서 흥미롭다. 



읽은 책 : 6권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 <제2의 성>을 읽으면서 함께 읽으려고 옛날에 사뒀던 책을 꺼냈다. 아주 짧은 소설이다. 특별한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군데군데 좋은 문장들이 있었다.

<워드 슬럿, 젠더의 언어학> - 재미있게 읽었는데 리뷰는 못 썼고, 중간중간 페이퍼는 썼구만..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 리뷰를 썼다.

<토지 15> - 토지 듣기는 진행중! 

<제2의 성> - 올해의 성과가 아닐지!! 알라딘 서재에 2~3월 동안 <제2의 성> 읽겠다고 공표하고, 이웃님들 몇분이 함께 하신 덕에 4월에야 겨우겨우 완독 성공. 정말 뿌듯하다. 근데 이거 리뷰 쓰기가 가능한 책일까.. 

<순수의 시대> - <제2의 성>에 순수의 시대가 언급되어 집에 있던 걸 찾아 읽음. 리뷰를 썼다. 



사고싶은 책 : 많음 


<순수의 시대>를 읽고 나니 이디스 워튼이 더 읽고 싶어졌고, 그러나 집에는 <기쁨의 집>이 2권만 덜렁 있을 뿐이고.. 이 얘길 하니 친절한 알라디너님이 민음사판 <환락의 집>도 있으니 표지갈이 가능하다고 알려주셨고, 여러 분들께서 이디스 워튼은 <이선 프롬>이 짱이다, 하셨고.. 


내 마음속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 <기쁨의 집>을 1권만 살까? 아니면 <환락의 집>으로 예쁘게 표지갈이 할까? 

- 그럼 <기쁨의 집> 2권은 그냥 버리겠다는 거야? 아깝지 않아? 

- 좀 그렇지? 그치만 민음사판 <이선 프롬>이랑 <여름>이 예쁘던데 세트로 놓으면 좋지 않을까? 

- <이선 프롬>이랑 <여름>까지 사겠다고? <여름>은 회사 도서관에서 본 것 같은데?

- 아 그런가? 근데 도서관에서 빌리면 반납기한 떄문에 당장 읽어야 하잖아. 

- 당장 읽지 않을 거면 왜 당장 사? 

- (침묵) 어 그것은.. 읽고 싶어질 때 당장 읽기 위해서? 

- 그냥 <기쁨의 집> 1권만 사라. 

- 그럴까?...

 (검색중, '이 상품을 구입한 분들이 구매한 상품'에 <아담 비드>가 보여 클릭한다. 조지 엘리엇 작품이다. 조지 엘리엇을 클릭하니 2023. 3. 10. 출간된 <미들마치> 세트가 보인다) 

- 근데 말이야, 지난번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으면서 조지 엘리엇을 좀 읽어야겠다 했는데, <미들마치>가 개정되어 나왔네? 이거 진짜 좋다, 그치?

- 그냥 <기쁨의 집> 1권만 사라. 

-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어느 계단의 이야기> 참 좋았는데, 이 극작가의 <시녀들>도 최근에 나왔더라? 이거 진짜 재밌겠다, 그치? 

- 그냥 <기쁨의 집> 1권만 사라. 

- 하지만 <환락의 집> 표지가 좀더 예쁘지 않아? 

(다시 처음 대화로...) 





    



























새해 다짐을 되새기며.. 

4월에 많이 샀으니, 5월엔 사지 말자, 고 일단 유혹을 물리쳤다.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3-05-08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괭님 <한자의 풍경> 벌써 100쪽이나 읽으신거예요?ㅎㅎ 저보다 빨리 읽으시겠네요. 저 아직 못 시작했는데ㅠㅠㅋㅋㅋ 그나저나 4월에 굵직한 책 많이 읽으셨어요. 일단 <제2의 성>부터!ㅎㅎ 이디스 워튼은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근데 시간이...ㅎㅎㅎ 여성 작가들 소설도 많이 읽어야 하는데 계속 밀리네요. 휴... 저는 야금야금 사들이고 있어요. 5월에 안 사야지 했는데 벌써 2권 샀고 하나는 펀딩 진행중! 남은 5월 유혹은 물리칠 수 있을 것인가ㅠㅠ
괭님 힘드시겠지만 한주 힘차게 보내세요!^^*

독서괭 2023-05-08 17:43   좋아요 1 | URL
으하하 화가님 제가 앞서 나가고있군요! 그런데 화가님 한번 잡으시면 쑥쑥 금방 읽으실 것 같습니다. 중국문화에 관심 많으신 화가님 재미있어 하실 듯요^^
화가님도 아직 이디스 워튼을 접하지 못하셨다니! 많이들 추천하시는 <이선 프롬>은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자긴 안 읽고는 ㅋㅋㅋ).
5월에 이미 좀 사셨군요 ㅋㅋ 그래도 3권이면 괜찮네요. 5월이 아직 너무 많이 남은 게 문제지만..ㅋㅋ
응원 감사합니다. 화가님도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햇살과함께 2023-05-08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면의 소리 ㅋㅋㅋ 누가 이길지 ㅋㅋㅋ 아무나 이겨요~!
기쁨의 집이 환락의 집인가요? 어감이 많이 다르네요.
저도 환락의 집 민음북클럽으로 골랐어요.
지금 집에 도착했다는 택배 문자 받았네요.
이로써 민음판 이디스 워튼은 다 소장 ㅋㅋㅋ
여름 먼저 읽어야 겠습니다

독서괭 2023-05-08 17:44   좋아요 2 | URL
내면의 소리 공감하시나요? ㅋㅋ
기쁨의 집으로 찾아보면 펭귄밖에 없었거든요. 다른 분이 알려주지 않았음 환락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 같아요. 대환장파티라는 거 보면 환락의 집 쪽이 더 맞는 번역이 아닐지 ㅋㅋㅋ
햇살님 민음북클럽으로 고르셨군요! 대환장파티 감상 부탁드립니다 ㅋㅋ 민음 이디스 워튼 다 소장하셨다니 저의 소장욕구에 불을 붙이시네요!! ㅠㅠ

다락방 2023-05-08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 여름도 좋죠. 이선 프롬은 최고 최고~~ 저도 아직 환락의 집은 안샀는데 살까요? 하다가 설마.. 싶어 <산책> 앱 검색해보니 저 이미 <기쁨의 집> 1,2권 다 있대요~ 랄랄랄랄라라라라 인생은 도대체 뭔지.. 껄껄.

아무튼 독서괭 님, 화이팅!! (뭘? ㅋㅋ)

독서괭 2023-05-08 17:4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산책 앱에 작정하고 싹 책정리 해두신 거 정말 잘하셨네요. 없는 줄 알고 또 살 뻔 ㅋㅋ 저는 산책 앱에도 <기쁨의 집>이 2권만 저장되어 있어요 ㅠㅠ 확실히 집에 없는가 봅니다.. 흑흑. 역시 미리미리 사두면 좋은 걸까요? ㅋㅋ 다락방님도 어서 읽으시길요!
뭔지 모르겠지만 응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3-05-08 14: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기쁨의 집> 1권만 사라. ㅋㅋㅋㅋㅋㅋ

민음사 버전으로 다 구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5-08 17:46   좋아요 0 | URL
그냥 <기쁨의 집> 1권만 사라는 단호박같은 목소리가 제안에 있습니다.. ㅋㅋㅋ
민음사로 다 구비하는 거 좀 땡겨요. 하지만 이미 <순수의 시대>는 다른 판본이라..ㅋㅋ

잠자냥 2023-05-08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녀들은 제가 읽어보고 어떤지 말씀드릴게요.
전 전자책으로 구매했어요. 지만지 책 비싸..;;

독서괭 2023-05-08 17:47   좋아요 1 | URL
오 안 그래도 잠자냥님이 먼저 읽어주시면 좋겠다 싶어요! 비싸서 전자책 구매하셨다는 것도 봤구요. 비싸긴 하더라구요. 하아..

새파랑 2023-05-08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디스워튼 여름도 좋습니다~!! 그런데 커피도 구매 갯수에 포함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 읽으신 책들이 화려화려 합니다~!!

독서괭 2023-05-08 17:47   좋아요 1 | URL
여름도 좋으셨군요^^ 커피 구매에 포함시키라고 계속 얘기하시는 새파랑님이지만 포함 안 시킬 겁니닷 ㅋㅋ 커피는 쌓여있지 않고 소비하니까 자리 차지를 안 하거든요!!

건수하 2023-05-08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3월에 <미들마치> 세트가 나왔군요? 모르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것은....
민음사에서 새로 번역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안 사실 것 같지만 혹시나 해서 달아둡니다.

- 당장 읽지 않을 거면 왜 당장 사?
- (침묵) 어 그것은.. 읽고 싶어질 때 당장 읽기 위해서?

이 부분 읽으며 잠시 침묵했어요 ㅎㅎㅎ

저도 4월에 올해의 성과를!

독서괭 2023-05-08 17:50   좋아요 2 | URL
뭐라고요? 민음사에서도 번역 중이라고요? 예전에 미들마치 새 번역중이라고 누가 말씀하셨는데 전 그게 3월에 출간된 건 줄 알았는데 민음사일 수도 있겠네요.. 출간되면 그때 생각해보기로...
˝당장 읽지 않을 거면 왜 당장 사?˝라는 내면의 목소리에 저 스스로 찔리고 말았습니다..으윽.. 팩폭이야..
수하님은 저보다 훨씬 많은 성과를 거두셨네요. <제2의 성>은 기본이고 다른 보부아르 책까지!! 멋집니다!! 5월도 화이팅이요^^

건수하 2023-05-08 21:04   좋아요 2 | URL
저건 번역자 사후에 개정판을 낸 것이라.. 두꺼웠는데 분권해서 세트로 다시 나왔네요.

사 두고 읽지 않은 책이 얼마나 많은지….😂 당장 사는 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독서괭 2023-05-09 12:52   좋아요 1 | URL
아, 그렇담 번역은 별로 다르지 않겠군요?
(사지도 않을 거면서 진지함) ㅋㅋ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줄어들지를 않네요 ㅎㅎㅎ

공쟝쟝 2023-05-09 17:41   좋아요 0 | URL
미들마치 💪🥹 소식 업데이트 기다립니다뇽

2023-05-08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8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8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9 0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5-08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면의 이 진지한 갈등 어쩌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표지갈이의 일환으로 <환락의 집> 진행을 추천드립니다 (안 읽어본 1인)
<제2의 성> 완독 축하드려요! 아무나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랍니다. 오래오래 자랑하시고 행복해 하시고 페이퍼도 쓰시길요^^

독서괭 2023-05-09 06:25   좋아요 1 | URL
진짜 진지합니다.... 우리 모두 책 살까말까 할 때 그렇잖아요? ㅋㅋㅋ
<환락의 집> 추천 잘 받았습니다 ㅋㅋ 저도 자꾸 그쪽으로 마음이 기웁니다 큭..
<제2의 성>은 정말 완독하길 잘했다 싶은 책이었어요. 써먹을 수 있는 인용문도 많이 얻고 ㅋㅋㅋ 감사합니다 단발님~~^^

공쟝쟝 2023-05-09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훌륭하다…! 전 내면의 갈등이….. (책 살때는 갈등안함 ㅋㅋㅋㅋ) 갈등을 하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와 갈등을 좀 하자 ㅋㅋㅋㅋㅋㅋ!!!! 하나 크게 배워갑니다 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ㅋㅋㅋ 앗! 이건 사야지~ 하고 알라딘 들어오면 일단 사고, 더 살 거 없나 이러고 두리번대고 있었네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5-13 10:41   좋아요 0 | URL
책 살 때 갈등 안 하신다니 ㅋㅋㅋㅋ 저도 갈등 없이 사고 싶습니다! 책장이 좀 넓어지면요 ㅠㅠ 쟝쟝님은 북트리도 만드시고 하니 더 사셔도 돼요!(응?)

책읽는나무 2023-05-13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제2의 성> 다 읽으셨군요?
축하, 축하^^
내면의 갈등 대화!ㅋㅋㅋ
저도 늘 하는 편인지라 넘 공감됩니다.
<기쁨의 집> 1권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라면 정말 굉장한 갈등이ㅜㅜ
근데 시대가 바뀌었고.. 만약 1권을 주문해서 2권 옆에 꽂아두셔도 뭔가 책등 색깔의 차이가 날 것입니다. 한 번 잘 살펴보신다면 눈에 확 들어올 것입니다. 제 경우가 그랬걸랑요ㅋㅋ
앗, 근데 펭귄북스라면 표지가 까매서 표시가 덜 나겠군요?ㅋㅋㅋ
제 경우엔 특히 민음사 책이 그랬습니다만, 시리즈를 천천히 따로 따로 사서 곁에 꽂아두면 몇 달 지났다고 책등 색깔이 다른 거에요. 먼저 산 책등은 이미 좀 바래져 있던....
세트가 세트로 안 보여 맘 아팠어요. 그래서 저도 이왕이면 책표지 갈이 민음사 <환락의 집>을 사시는 걸 추천합니다. 번역은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책 표지로만 추천!ㅋㅋㅋ
전 <여름> 책은 가지고 있어요.
올 여름에 읽으려구요^^
<미들마치>가 분권으로 나왔군요?
순간 새로 개정한 건가? 싶었습니다.
내용도 조금 고쳤을까요?
번역이 조금 그렇단 소문이 있었거든요.
암튼 미들마치는 좀 더 기다려봐야겠습니다.
근데 분권이라면 두께가 덜 부담스럽긴 합니다^^

독서괭 2023-05-13 10:44   좋아요 1 | URL
축하 감사드립니다~^^
우와 책나무님께서 저에게 표지갈이 해야할 좋은 이유를 제공해주셨어요!! 세트가 세트같아 보이지 않는 이런 심각한 문제가!!! 펭귄은 검정이라 티가 조금은 덜 날 것 같지만 속은 종이색이 다를 것 같.. ㅋㅋㅋ 나중에 살 때 크게 참고하겠습니다^^
<여름>을 여름에 읽으시겠다고요? 저도 여름에 살까 싶네요 ㅋㅋ 미들마치는 민음사에서 새번역으로 나오면 많이들 고민하실 것 같아요. 일단 그때까지 미뤄두기로~~
 

둘째의 근황을 궁금해하시는 고마운 알라디너님이 계셔서 보고합니다.

귀요미 둘째는 여전히 귀욤합니다. 여전히 택배 뜯기 담당이지만 예전 같은 열정은 없고요. 

애교는 더욱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례1 : 손 잡고 걸어가다가 갑자기 내 손등에 쪽 뽀뽀하고는 쳐다보면 눈웃음 

사례2 : 밥 먹다 말고 갑자기 귓속말로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아" 하고 눈웃음

사례3 : 앉아 있는데 와서 다리에 부비적대길래 "졸립구나?" 하니 "아니 그냥 엄마가 좋아서" 하고 눈웃음 


뭐 이렇습니다.. ㅋㅋ 

힘 조절을 못하고 하도 귀찮게 굴어서 첫째가 화낼 때도 많지만, 둘째가 누나를 많이 좋아하다 보니 첫째도 동생을 귀여워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계속 귀여워야 할텐데.. 


(존댓말 끝)


그나저나, 2, 3월로 계획했던 <제2의 성>을 4월 중순에야 비로소 끝내고,

4월 책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을 읽고 있다. 그런데 나혜석님, 놀랍다. 한국의 보부아르가 아닐까! 계약결혼 주장, 산아제한 주장 등 시대를 앞서나간 비범한 여성. 하지만 프랑스가 아닌 조선이었으므로 그 삶은 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나혜석은 "자기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데˝ 패배 란 없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고통도 그녀에게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우리의 가장 무서워하는 불행이 언제든지 내습할지라도 염려 없이 받아넘길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아무러한 고통이 있을지라도 그 고통 중에서 일신일변할지언정 결코 패배를 당할 이치는 만무하다.˝   - 13쪽 


너무 멋있지 않습니까..? 언니..!! 

나혜석의 단편소설 '경희'에는 당시 신여성을 흰눈뜨고 바라보던 시선이 느껴진다. 신여성은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별 쓸모도 없는 공부나 한다며 나댄다는 시선. 그런 시선을 가지고 찾아온 사돈 마님에게, 경희의 어머니는 경희가 집안일을 얼마나 살뜰히 잘하는지, 또 여자라도 공부를 하니 일본사람이 찾아와 높은 급료를 제시하며 데려가라고 했다든지 하는 이야기를 자랑스레 한다. 그러나 결국 부모는 경희를 시집 보내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 시집 가라고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경희는 말한다.  


˝아버지, 안자[顔子, 안회(顔回)]의 말씀에도 일단사(一單食)와 일표음 (一瓢飮)에 낙역재기중(樂亦在基中)(*한 그릇의 소쿠리 밥과 한 표주박의 물을 마시고 팔베개하여 눞더라도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다는 뜻)이라는 말씀이 없습니까? 먹고만 살다 죽으면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금수이지요. 보리밥이라도 제 노력으로 제 밥을 제가 먹는 것이 사람인 줄 압니다. 조상이 벌어 놓은 밥 그것을 그대로 받은 남편의 그 밥을 또 그대로 얻어먹고 있는 것은 우리 집 개나 일반이지요.˝ 하였다.  - 64쪽 '경희'중


이리 멋지고 당당하게 말해놓고 방에 돌아와서는 울며 내가 뭐라고 부모의 뜻을 거역하나, 공부해서 뭣하나 하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경희의 모습은, 당시 많은 신여성들의 마음을 괴롭혔던 문제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한다. 공부한다고 남자처럼 나대서는 안 되고 기존 여성이 해왔던 일들도 잘 해내야만 겨우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여자 치곤"이라는 의미일 뿐, 여성으로서는 진짜 남자만큼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간한 천재"가 아니면 안 된다고 경희는 자조한다. 


나혜석은 실제 남편 이영구와 나눈 대화를 '부처 간의 문답'이라 하여 발표하기도 했는데, 진보적인 여성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남성들을 시원하게 비판한다.



처: 암, 말대로만 하면 어려운 것은 없을 터이니까 누구든지 여자가 입지를 세워 놓고 그거에 대하여 항상 충실한 태도로 있을 것 같으면 일부러 심청(심술) 부리는 남자 아니고야 감복 아 니 할 것이요. 이해 못 할 것이 있겠소? 다 여자 자신에게 달린 것 이지요.
부: 아따, 참 장하시군.
처: 그럼, 장하고말고, 미구에 여자들이 다 나와 같이 자각해 보구려. 그까짓 하나만 알고 둘도 생각지 못하는 남자들 무슨 일이 있답디까?
부: 왜, 남자는 그대로 있나, 남자는 또 그대로 자꾸 진보해 갈 것인데.
처: 다른 나라 남자들은 그러할지 모르거니와 굴레를 벗지 못 하는 조선 남자들에게 진보가 있으면 몇 푼어치가 있겠소? 그중 에도 되지 못한 것일수록 제 앞 하나 꾸리지 못하는 것이 언필칭(말을 할 때마다 이르기를) 여자가 어떠니 어떠니 하는 것을 보면 참 아니꼬와. 3년 전에 먹은 오례송편이 다 나올 듯하지. 실상 학식 있고 인격 있는 남자들이야 다 자기 앞을 꾸려 가려기에 어느 여가에 여자 타령할 여유가 있답디까?   - 125~126쪽 '부처 간의 문답' 중


그러게요. 제말이 그말입니다 언니!!

하지만 '이혼 고백장'을 읽고 있으려니 마음이 아프다. 이렇게 자유롭고자 했던 여성도 시가와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구나..  



<제2의 성>에 <순수의 시대>가 언급되어 갑자기 읽고 싶어졌다. 마침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아, 이래서 미리미리 책은 사서 쟁여두는 게 답인가.. 




처음 만나는 이디스 워튼. 1870년경 미국, 뉴욕의 사교계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뉴랜드 아처'라는 남성은 뉴욕 사교계의 명문가 자제로서 사교계의 모든 관습들을 충실히 따라왔으며, 누구나 완벽한 결합이라 칭송할 만한 가문의 아름다운 처녀 메이 웰랜드와 약혼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뚜둥~ 오랫동안 미국을 떠나 유럽에서 백작과 결혼하여 지냈던, 메이 웰랜드의 사촌, 올렌스카 백작부인이 뉴욕에 나타나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이 흔들리게 되는데... 


뉴랜드 아처(그런데 뉴랜드에 웰랜드라니 웃긴당)는 사실 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뉴욕 사교계의 관습에 순응하던 그에게 엘렌 올렌스카라는 균열은 비판적 사고에 눈뜨게 하는 계기가 된다. 사교계가 원하는 바에 따라 순수하고 천진하게 자란 메이 웰랜드. 그녀를 바라보는 아처의 시선이 변화하는 과정이 섬세하다. 

<순수의 시대>는 사교계 중심에 있는 사람이 사교계를, 남녀관계에서 권력을 가진 쪽인 남자가 그 관계를 스스로 비판하는, 내부고발자적 작품이라 더 흥미롭다. 

 


"여성들은 자유로워야 해요. 남자들이 자유로운 만큼 말이에요˝ 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 이는 그가 속한 세계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여겨져야 할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 것이었다. 아무리 학대 당해도, ‘휼륭한‘ 여성은 자유 같은 건 절대로 요구하지 않아야 했다. 그리하여 아처와 같이 마음이 너그러운 남자들이 다른 이들과의 열면 논쟁 속에서 그런 주장에 동의를 구하려는 기사도의 용기를 발휘한다. 이러한 말뿐인 관용은 사실상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전통이라는 구실로 묶어두고 세월이 흘러도 결코 변하지 않는 관습을 기만적으로 위장한 것에 불과했다. (...)  ‘품위 있는‘ 남자로서 자신의 과거는 감추고 결혼 적령기 처녀인 메이의 과거는 절대 숨길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면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혹시 사소한 것들을 알게 되면서 지겨워하고, 서로 화를 내거나 오해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처는 친구들의 (다른 이들이 행복하다고 여기는) 결혼 생활 중, 그가 꿈꾸는 메이 웰랜드와의 열정적이고 부드러운 부부 관계에 대한 답이 될 만한 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러한 관계를 위해서는 경험과 다양한 기교, 그리고 자유로운 판단력을 갖추어야 했는데 메이는 지금까지 이런 것들을 세심하게 배제하는 교육을 받아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결혼이 그러하듯이, 그들의 결혼 역시 한 사람의 무지와 다른 한 사람의 위선으로 유지되는 물질적이고 사회적인 이해관계의 결합이 될 거라는 암울한 예감이 밀려왔다. -  56,57쪽


그녀는 단지 누군가에게 들은 말을 반복하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녀의 스물두 번 째 생일이 곧 다가오고 있었다. 아처는 나이가 몇 살이나 되어야 이 멋진 여성이 자기 주관에 따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생겼다.
나이가 들어도 안 되겠지. 우리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는 생각에 잠겨 실러턴 잭슨 씨한테 ˝여자들은 우리만큼 자유로워야 합니다˝ 라고 부르짖던 광기 어린 분노를 기억해 냈다.
메이의 안대를 벗기고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해야 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이전 세대 여성들이 그 안대를 벗으려 했다가 실패 한 채 결국 가족의 지하 납골당으로 다시 내려가야 했던가? 그는 과학책에 나오던 새로운 이론 몇 가지를 기억해 냈는데, 사람들이 많이 인용하는 켄터키 지하 동굴 물고기의 사례를 떠올리고는 약간 전율했다. 그 물고기는 눈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퇴화했다고 한다. 아무리 메이 웰랜드에게 눈을 뜨라고 해도, 그녀가 단지 멍하니 텅 빈 곳을 본다면 어쩔 것인가? -100



전통적인 결혼은 여자에게 남자와 더불어 자기를 초월하도록 권하지 않는다. 결혼은 여자를 내재 속에 가두어둔다. 그러므로 여자는 과거의 연장인 현재에 머물며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는 안정된 생활을 이룩하는 것, 다시 말해 행복을 이룩하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을 목표로 세울 수 없다.  - <제2의 성> 612


 결혼으로 인해 내재 속에 갇히게 되는 것은 여자다. 그러나 <순수의 시대>에서 뉴랜드 아처 또한 사교계의 관습이라는 보다 큰 굴레에 갇혀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법률회사에 출근하지만 그것 또한 관습에 의한 의례일 뿐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니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아처는 태연하게 사교계의 관습을 무시하며 그의 세계에 또박또박 걸어들어온 엘렌 올렌스카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1부 마지막, 아처가 그의 마음을 고백하자마자, 전보가 온다. 결혼식이 앞당겨진다는 메이의 전보. 뚜둥~ <순수의 시대>가 당시에도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을 듯. 아주 쫄깃한 재미가 있다. 아처는 메이와 결혼함으로써 꼼짝없이 매여 버린다. 그는 메이와 함께 할수록, 메이와의 거리를 느낄 뿐이다. 체념하고 다시 사교계에 적응해가던 아처, 그러나 아내와 사촌인 엘렌의 소식은 계속 들려올 수밖에 없고, 두사람이 만나게 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이디스 워튼을 이제야 만난 게 아쉽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4-27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얼마나 좋으면 밥 먹다가!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9 10:53   좋아요 0 | URL
뜬금없이 갑자기, 가 애교 포인트 아닌가 합니다 ㅋㅋㅋ

건수하 2023-04-27 1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둘째는 귀여운데…
그 뒤의 이야기는 귀엽지 않네요 ㅎㅎ

저는 둘째가 없어서 그런가 그렇게 귀여운 모습을 보지 못하였…..

독서괭 2023-04-29 10:59   좋아요 1 | URL
ㅎㅎ 주변에 둘째 있는 분들이 많은데 첫째에 비해 둘째가 애교가 많다는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으니…

우끼 2023-04-27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뉴랜드 웰랜드 이 이름 정말 재밌네요.. 뉴랜드라서 진보적인…??

독서괭 2023-04-29 10:59   좋아요 2 | URL
여자가 남자 성을 따르니 메이 아처가 되었지만, 반대였다면 뉴랜드 웰랜드가 될 뻔 했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3-04-27 16: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둘째들은 애교를 타고나는가 봐요. 저희 둘째 조카도 남자 아이인데 엄청 애교가 많거든요? 그런데 첫째는 애교는 커녕 차갑고 도도하기가... 하하하하하. 둘이 엄청 싸워요 ㅠㅠ 둘째는 누나바라기인데 누나는 동생을.... ㅠㅠㅠㅠㅠ 그런데 다른 분들 얘기 들어보니 그것도 둘째가 좀 더 크고 나면 괜찮아진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순수의 시대 저도 좋아해요! 저는 민음사 고전으로 읽었어요. 이 소설 읽고 ‘마음 속 성소에 사람을 묻어둔다는 것‘에 대해 고개 끄덕였어요. 누구나 자기 마음 속 성소가 하나쯤 있지 않나,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도..

ㅋ ㅑ ~

잠자냥 2023-04-27 17:19   좋아요 7 | URL
저도 즤 집에서 둘째입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7 18:01   좋아요 8 | URL
………네? 🙄

은오 2023-04-27 21:25   좋아요 7 | URL
헐....

독서괭 2023-04-29 11:14   좋아요 2 | URL
대체로 첫째는 애교가 없고 둘째가 애교가 많은 듯 합니다. 생존본능이 아닐까요?? 둘째는 누나바라기인데 누나가ㅋㅋㅋㅋ 동생들의 운명이 아닐까 합니더..
다락방님도 순수의시대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지금 2/3 정도 읽었는데 좋습니다.캬~ㅋㅋ
/ 충격! 잠자냥 둘째로 밝혀져.. 둘째 애교유전자를 주장하던 독서괭 동공지진 ㅋㅋㅋ
혹시 잠자냥님 동생도 있으신가요? 위에 형제랑 나이차가 많다든가??

햇살과함께 2023-04-27 17: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 귀엽던 둘째가 보고 싶네요^^
요즘 점점 말 안 듣는 둘째 보고 맨날 그 귀엽던 아이는 어디 갔냐고, 돌려 달라고 ㅋㅋㅋ

독서괭 2023-04-30 10:50   좋아요 1 | URL
햇살님 둘째도 귀여웠…지요? 말 안 듣는다 하시니 저의 미래가 보이는 듯한 ㅋㅋㅋㅋㅋ

은오 2023-04-27 2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매는 애기땐 친하다가 이제 좀 크면....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남매인데욬ㅋㅋㅋㅋㅋㅋㅋ곧 동생이나 누나가 방에 들어오면 아 꺼지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3-04-30 10:50   좋아요 0 | URL
남매의 한계가 있는 듯요 ㅠㅠ 어릴때라도 친하면 다행 ㅋㅋㅋ 은오님도 남매이시군요. 둘째신가요?

psyche 2023-04-28 0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둘째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너무너무 귀엽네요! 저희집을 보면 다 커도 큰 애의 동생 사랑은 계속 됩니다만... 남동생이 누나에게 시쿤둥,무뚝뚝해 지더라고요. 속마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독서괭 2023-04-30 12:20   좋아요 0 | URL
큰 애의 동생 사랑이 계속된다니 기특하네요~~ 동생도 속에는 사랑이 있겠지요? 저희 애들은 크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책읽는나무 2023-04-28 06: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둘째 넘 사랑스럽네요. 어쩜~♡
전 남동생이 둘이나 있는데요.
어릴 땐 엄마가 데리고 놀라고 누나의 의무감을 심어주어 한 번씩 고무줄 뛰기할 때 데리고 논다는 전제하에 친구들이랑 동생 다리에 고무줄 끼워 세워 놓았던 막내 동생이 너무 가여웠던 기억이 늘 떠오릅니다ㅋㅋㅋ
사춘기 때는 종종 싸우기도 했었는데 그 양심적 기억 때문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남동생들은 좀 이쁜 것 같아요.
이젠 엄마가 없으니 동생들도 저에겐 엄마처럼 대하는 것 같구요.
괭 님네 아가들도 성인이 되어서도 속으로 은근하게 생각하며 잘 지낼 것 같아요.
둘째는 여전히 엄마를 좋아할 것 같네요.^^
저렇게 밥 먹다가도 애정 표현하는 아들이라니? 부럽습니다.
울 큰 아들은 밥 언제 차려 주나? 그것만 생각하는 것 같던데.....ㅋㅋㅋ

독서괭 2023-04-30 16:40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고무줄 끼워 세워 놓은 동생 ㅋㅋㅋㅋㅋㅋ 너무 상상됩니닼ㅋㅋㅋ 저도 언니에게 어릴 때 많이 당한(?) 기억이.. 고무줄은 아니었지만요 흠흠
사춘기 때야 다들 싸울 것 같고, 사춘기 이후에는 언제 밥 차려줄지만 생각하는것도 다들 그럴 것 같네요 ㅋㅋ 다 커서 저렇게 애정표현하면 좀 징그러울 듯도요 ㅎㅎ
저희 첫째가 책나무님처럼 좋은 누나가 되어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형제는 큰일이 있을 때 든든한 것 같긴 합니당^^
 

거창한 제목입니다..ㅋㅋ

하지만 오랫동안 충동구매를 참아온 독서괭을 무너뜨린 굿즈가 있어, 자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 

어제 일하다가 문득, 종이를 눌러 놓을 문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게 세상 급한 일인 것처럼 허겁지겁 알라딘에 들어가 책과 문진을 담았습니다.

얼마나 급하게 했는지 오랜만의 땡투 기회도 깜박 ㅠㅠㅠ 

주문한 날 밤에 땡투를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읽지 않은 책장을 바라보며 충동구매를 후회했더랍니다.

하지만 어제! 포장을 뜯고 문진을 확인한 순간 후회는 날아가고!! 

이거다! 역시 알라딘은 굿즈 천재다!! 하며 내면의 환호성을 질렀답니다.

바로 이거! 




앨리스 문진! 

다른 분들 서재에서 몇번 봤지만 예쁘다 생각하면서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실물을 보니 정말 마음에 쏙 듭니다. 

애들이 볼까봐 얼른 숨겨서 ㅋㅋㅋ 회사로 챙겨옴. 아아 오늘은 더욱 일이 잘 될 것 같아요♥


문진을 사기 위해 산 책들은 요거. ㅋㅋ



  













<한자의 풍경>은 좀 생뚱맞지만, 얼마전 신간 소개에 혹하여 담아두었던 책. 두껍습니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잠자냥님 강추로 얼떨결에 담아뒀던 책인데 예상보다 너무 빨리 샀네요 ㅋㅋ 

하지만 땡투 깜박... 적립금 플렉스 잠자냥님은 쿨하시지만 제가 억울 ㅠㅠ 

<우다다 꽁냥파크>는 어제 첫쨰가 바로 붙잡고 다 읽었는데, 아주 재밌어했습니다. 2권 나오면 살 예정. 

문진 외에도 흄세 시즌4, 우다다 꽁냥파크 엘홀더도 받음..


어쩌다 보니 4월에 책을 4권이나 사버렸다??(얼마전 2권 삼) 

다시 한번 새해 계획을 되새기며 5월부터는 자린고비 독서괭으로 돌아가겠다 결심해 봅니다. 


참, 오늘 아침 <제2의 성> 밑줄을 옮기느라 한참 걸렸는데, 밑줄이 워낙 많지만 그래도 아이폰 새 기능 덕에 무난히 완료! 

일전에 미미님이 알려주셨던가요? 카메라 자체에 텍스트 복사 기능이 생겼다고. 업그레이드를 하고 나니 그 기능이 생겨서 이용중인데 아주 편합니다. 특히 카메라 찰칵 소리가 나지 않으니 공공장소에서 더 유용할 듯요.


저는 이제 앨리스 문진와 함께 신나는 업무시간을 보내겠습니다!  



댓글(35)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4-26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텍스트 복사 은오 님이 페이퍼 작성하셨던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문진을 갖고 싶은 생각이 들질 않아서 정말 다행이지 뭡니까! 저는 파우치 받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6 10:36   좋아요 0 | URL
앗 그러게 은오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락방님 기억력!
문진 욕심은 없으시군요?(의외) ㅋㅋㅋ 파우치도 좋아보이더라고요..하지만 집에 많아서..문진은 한개도 없거든요 ㅋㅋㅋ

다락방 2023-04-26 11:15   좋아요 2 | URL
저는 펀치라든가 주변 도구를 문진 대신 이용하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6 13:18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랬습니다만.. 갑자기 필수품 처럼 느껴지지 뭡니까? 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4-26 1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진에 여러 분께서 유혹을 당하신듯요^^ 앨리스 문진 이쁘네요ㅎㅎㅎ <한자의 풍경>은 저도 샀습니다! 4월이니 4권, 5월엔 5권 어떨까요?^^*

독서괭 2023-04-26 10:37   좋아요 2 | URL
제 기대보다 더 예뻐서 대만족입니다^^
오 화가님 <한자의 풍경> 사셨군요! 저보다 빨리 읽으실 듯요 ㅋㅋ
5월엔 5권이라니 새파랑님 같은 말씀을 ㅋㅋ

거리의화가 2023-04-26 10:39   좋아요 1 | URL
ㅋㅋ 새파랑님을 소환해보았습니다. 아마도 나중에 등판하실 것 같지만!ㅋㅋㅋ 저는 윤동주 문진으로 골랐어요ㅎㅎㅎ

독서괭 2023-04-26 13:19   좋아요 1 | URL
ㅋㅋㅋ 윤동주 문진 구경하고 왔습니다!

자목련 2023-04-26 1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앨리스 문진, 보며 볼수록 예쁩니다. 문진이 필요하냐고 계속 묻고 아니라고 답하고...
대리만족으로 참아볼까 합니다. ㅎ

독서괭 2023-04-26 10:37   좋아요 1 | URL
제말이 그말입니다 자목련님, 문진이 필요하냐..진짜 필요하냐? ㅋㅋㅋ 근데 갑자기 필요한 것 같은, 필수품인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 ㅋㅋㅋ 급히 샀답니다. 홀린 거지요..하지만 후회하지 않겠어요!

건수하 2023-04-26 1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앨리스도 예쁘고, 지구에서 달까지 도 예쁘지만…. 유혹을 이겨냈습니다.

의지의 독서괭님이 무너지셨다는데 왜 반갑죠 ㅎㅎ :)

독서괭 2023-04-26 10:38   좋아요 4 | URL
ㅎㅎ 수하님 지구에서 달까지 고민한다고 하셨던 댓글 봤어요. 참아내셨군요!! 지구에서 달까지는 다 나갔는지 선택지에 없었던 듯??한데 저는 앨리스가 더 맘에 들더라고요.
반갑다고 하셔도 자주 무너지지는 않겠습니다.. 진짜요.. ㅠㅠ

잠자냥 2023-04-26 12:03   좋아요 4 | URL
헉 지구에서 달까지 그새 품절이에요? 아아.........
다행이다.. 이번달엔 그만할게요.
근데 그거 갖고 싶네.. 지구에서 달까지............ㅠㅠ

독서괭 2023-04-26 13:19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도 앨리스 문진 사셨었죠?

책먼지 2023-04-27 10:39   좋아요 1 | URL
유일하게 지구에서 달까지만 갖고 싶었는데!! 책 좀 그만 사라고 온 우주가 다그치네요

독서괭 2023-04-27 13:19   좋아요 2 | URL
책먼지님/ 오 딱 품절된 그것! 제일 인기가 많았나 봅니다. 다시 나오지 않을까요? ㅋㅋ

건수하 2023-04-27 13:44   좋아요 1 | URL
제가 친구한테 문진을 보여줬더니 두세달 안에 알라딘 오프매장에 풀릴 거라고 예언하더군요. 과연…?;;

햇살과함께 2023-04-26 1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진도 독서대도 잘 안쓰는 저는 굿즈 땜에 책 사는 경지는 아직은 멀었네요 ㅋㅋㅋ
이쁘지만 갖고 싶진 않고 플친님들 산 거 구경하는 건 좋네요~
저는 지하철뿐만 아니라 책상에서도 책을 한손으로 들고 읽는게 버릇이라^^

독서괭 2023-04-26 13:20   좋아요 1 | URL
햇살님 굿즈 땜에 책 사는 경지가 멀었다니.. 부럽습니다. 저는 한창 굿즈 땜에 책을 사던 시기를 지나 작년부터 매우 절제하고 있습니다만.. 오랜만에 굿즈 욕심에 책을 샀네요 ㅎㅎ
그래도.. <제2의 성> 같은 건 한손으로 들고 못 읽지 않으셨나요?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4-26 17:16   좋아요 2 | URL
그건 두 손이 필요 ㅋㅋㅋ

공쟝쟝 2023-04-26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찰 칵 소리가 나지 않으니 회사에서 몰래 페이퍼 쓰기가 매우 편하다는 뜻으로 읽고 제2의 성을 기다리겠나이다 🙏

독서괭 2023-04-26 13:2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회사에서 몰래 하기 좋은데 오늘 아침 일찍 해버렸네요 ㅋㅋ 제2의 성 발췌한 게 너무 많아서 큰일입니다 뜨아..

잠자냥 2023-04-26 1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왈 : ˝문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멋지다 문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6 13:21   좋아요 1 | URL
우리 문지니~~♥ 쓰담쓰담

잠자냥 2023-04-26 1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진은 지금 보니 제가 제일 갖고 싶던 것과 제일 안 갖고 싶던 거 딱 2종류만 남았네요.....
내 취향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구에서 달까지 가도록 갖고 싶다......미치도록.. ㅠㅠ)

독서괭 2023-04-26 13:22   좋아요 2 | URL
오호 잠자냥님 제일 갖고 싶었던 것이 앨리스인가요? 달까지는 품절이 맞나 보네요. 미치도록 갖고 싶으시다니 안타깝 ㅠㅠㅠ 알라딘아 다시 내줘라!!

잠자냥 2023-04-26 13:2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네, 앨리스로 받아두고....
정작 그거 머리맡에 두고 고양이한테 자랑용.... 그리고 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7 13:19   좋아요 1 | URL
고양이 코웃음 치고 바닥에 털만 묻힐 것 같은데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3-04-26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보니 문진 넘 예뻐요
책 사는데만 지출하는 터라 웬만하면 굿즈는 안사는데,,, 이건 탐나네요^^

독서괭 2023-04-27 13:20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저도 최근 굿즈 별로 안 샀는데.. 홀랑 넘어갔습니다. 많이 쓸 일 없을 거라 예상되지만 그래도 만족이요 ㅋㅋ

새파랑 2023-04-26 14: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진 너무 맘에 들더라구요. 하나 더 받을까 고민중입니다 ㅋ
5월에 0권 6월에 1권 구매하시면 됩니다~!!

독서괭 2023-04-27 13:22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문진 뭘로 받으셨나요?^^
5월에 0권 6월에 1권이라니 새파랑님 답지 않은 말씀이시네요 ㅋㅋㅋ

새파랑 2023-04-27 18:18   좋아요 0 | URL
전 별헤는 밤 받았습니다 ㅋ

단발머리 2023-04-26 2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애들이 볼까봐 얼른 숨겨서 ㅋㅋㅋ 회사로 챙겨옴. 아아 오늘은 더욱 일이 잘 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역시 독서괭님 ㅋㅋㅋㅋ 저도 좋은 건 일단 제가 합니다. 특히, 요건 양보 못 하죠.
저는 앨리스 구매했고요. 저도 곧 책사진 올리고 싶으나 언제가 될지.... 곧 돌아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7 13:2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모처럼의 나를 위한 구매인데 절대 양보 못하죠!! 애들이 막 굴릴까봐 걱정되어 상자에 다시 담아서 잘 들고 왔습니다.
단발님도 앨리스!! 빨리 올려주세요^^
 


살아있다는 건 아름다운 거야. 우리 물기 빠진 나무는 되지 말자.

 - <토지> 14권 제2편 9장, 길여옥이 명희에게 



<토지> 13,14권에서 임명희의 불행한 결혼생활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조용하의 정신병적인 집요함에 대하여, 명희는 결혼생활 내내 무심한 태도를 견지하며 버텼다. 그러나 명희가 친구 여옥과 기차역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헤어진 후, 기차에서 내린 조찬하와 우연히 만나 함께 집으로 오게 되자, 그걸 빌미로 조용하는 (실제로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들을 괴롭히기 위해 둘이 불륜을 저질렀으므로 이혼하겠다는 말을 한다. 여기에 그동안 참아왔던 조찬하도, 명희도 한계에 이른다. 명희는 집을 나간다. 

그러나 부인이 집 나간 사실을 견딜 수 없는 조용하는 명희를 붙잡아 차에 태우고 별장으로 간다. 

이후 명희는 심신이 탈탈 털린 상태로 길여옥이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자살시도에 이어, 시골 교사로 취직. 새로운 삶을 꿈꾸며 희망을 품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명희를 찾아 시골로 내려간 유인실과 오가타, 조찬하가 만난 것은 "물기 빠진 나무"같은 모습 뿐이다. 친구 여옥이 명희에게 한 말은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이미 명희는 물기가 빠질대로 빠진 후이기 때문이다. 


역관의 사랑받는 막내딸로서 부족할 것 없이 자란 임명희. 동경유학까지 다녀온 신여성 임명희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임명빈이 옥고를 치른 후 동생 명희에게 시집가라는 말을 할 때, 신여성론을 들먹이며 말할 때 그녀는 딱히 반박을 하지 못한다. 자신 없는 태도. 무기력한 수동성. 적극적으로 주장할 건 없고 다만 반대할 뿐인 입장. 그건 무엇 때문일까? 


그녀들은 세계에 군림하여 날마다 세계를 정복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세계에서 분리되어 내재와 반복에 바쳐져 있다. 그녀들은 자신이 실추 되었다고 느낀다. 그러나 그녀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일반성 속에 삼켜져 버렸다는 것, 즉 아내나 어머니나 주부나 수백만의 다른 여자들 가운데 한 여자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는 이와 반대로 각자 자기가 처한 조건을 독자적으로 살았다. 그녀는 자기의 인생 수업과 친구들의 그것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을 모르고 있었다.
 - <제2의 성>, 861쪽



임명희는 보부아르가 지적한, 한계에 부딪힌 것이 아닐까? 그녀는 그 시대 신여성이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웠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여학교 선생이 되었지만 그녀는 거기에서 어떤 의미를 찾지 못한다. 배운 여성으로서 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을 택했을 뿐.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엇도 선택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그녀에게 반해버린 조용하에 의해 결혼은 순식간에 진행된다. 명희는 조용하에 의해 별장에 끌려가서야 비로소, 자신의 선택에 대해 돌이켜 본다.



쾌적한 곳에서 풍파 없이 자신을 달래가며 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 상황은 꽃과 관계가 없고 저 푸른 하늘과도 관계가 없고 음악회, 그 분위기와 관계가 있었는지 모른다. 고급 레스토랑의 하얗게 풀먹인 식탁보와 관계가 있었는지 모른다. 아, 하며 명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수치 때문에 비로소 입술을 깨문다.  

 - <토지> 13권 제2편 2장



제인 에어가 로체스터와 그대로 결혼했다면


임명희의 결혼생활을 보며 <제인 에어>를 생각한 것은, 제인 에어가 다락방의 미친 여자, 버사의 존재를 모른 채 그대로 로체스터와 결혼했더라면, 임명희처럼 되지 않았을까 여겨져서였다. 로체스터는 제인에어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부터 소유욕을 드러내며 그녀를 자기 마음대로 치장하려 든다. 제인 에어는 임명희처럼 귀족 가문에 편입되어 귀부인 행세를 해야했을 것이다. 로체스터는 다행히도(?) 불운을 겪고 추락하면서 변화하지만, 조용하는 임명희를 잃고 나서 추락에 추락을 거듭한다. 슬픈 것은, 그 추락의 과정에 임명희를 끈질기게 붙들고 늘어져 명희까지 동반 추락시켰다는 것이다. 진짜 써글놈이다. 


보부아르가 말하는 실존주의 철학의 언어를 빌리자면, 명희는 철저하게 내재에 갇혀있다. 반면, 제인 에어는 초월을 향해 나아간다. 그녀는 로체스터가 보장해 줄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무작정 길을 떠난다. 존이 제시하는 전도사의 길에 마음이 흔들린 것도 초월에의 욕망 떄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자신을 도구로서 이용하려는 존의 제안을 결국 거부하고, 불운에 처한 로체스터에게 돌아가 서로가 대등하게 관계 맺는 이상적인 부부가 된다(고 보인다). 그러나, <제인 에어>의 해제를 보면 과연 제인 에어가 초월에 성공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지금까지 제인에게 공감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 온 독자로서는 제인의 행복을 믿어 주고 싶다. 그러나 제인의 ‘완전한 화합'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제인이 ‘자유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지녔고 여성 전체가 ‘엄격한 속박과 너무 심한 정체‘에 시달리는 것을 개탄했던 것을 생각하면, 펀딘이라는 -로체스터가 버사를 가두기조차 꺼려했던 - 폐쇄적인 세계가 그녀가 바라던 더 넓은 세계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극히 의심스럽다.
더욱이 제인과 로체스터의 관계는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의존하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녀가 펀딘에서 얻은 권위는 이상화된 아내이자 어머니의 권위와 통하는 것이며, 그녀는 남성의 정신적 ‘지주이자 지도자‘라는 당대 여성에게 부과된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한다.   - <제인에어>, 해설 712쪽



브론테의 작품은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면모를 많이 보인다. 반면에 <토지>는 대단히 현실적이다. 브론테는 당대 여성의 현실을 초월하는 방법을 고심했다. 비록 그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판타지라 하더라도, 여성이 지금처럼만 살 필요는 없다며 다른 길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인에어가 세속의 기준에서 어느 모로 보나 우월한 로체스터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는 건 신나는 일이다. 현실적인 <토지>를 읽는 일은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깝고 화가 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작가의 통찰과 필력은 확실히 경외를 느끼게 한다. 

  


<토지>의 제인 에어, 유인실


한편, 제인 에어는 임명희보다 성격이 적극적이고 분명한 편이라, 부자 로체스터와 결혼했더라도 임명희와는 달랐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제인 에어는 명희보다는 유인실과 닮은 것 같다. 독립운동에 관여하여 수감되었다 풀려나, 동경유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야간학교 선생으로 취직한 유인실은, 똑똑하고 강인한 여성의 표본이다. 그녀는 일본에서 만난 오가타 지로- 그는 일본인이지만 일본의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조선인들을 도와주는 인물이다 - 를 사랑하지만 애국심 때문에 그와 맺어지지 못한다. 

일본 여자와 결혼한 조찬하와 달리, 일본 남자와 만난다는 이유만으로 유인실은 많은 뒷담화를 감당해야 했다. 이같은 불균형은 어디에서 오는가. 



가부장제 문명은 여자에게 순결을 강요했다. 남자에게는 성욕을 채우도록 다소 공공연하게 그 권리를 인정했지만, 여자는 결혼 속에 갇혀 있게 된다. 그녀에게 육체적 행위는 법이나 의식에 의해 신성화되지 않으면 과실이고 타락이며, 패배이자 약점이다. 그녀는 자기의 정조와 명예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그녀가 '몸을 허락'하거나 '타락'하면 그녀는 멸시당하게 된다. 그녀를 정복한 남자에게 가해지는 비난에는 찬탄도 들어 있다. (...) 남자가 열등한 존재들을 지배하고 소유하는 일을 금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녀와의 정사는 언제나 허용됐지만, 운전기사나 정원사에게 자기를 내맡기는 부르주아 여자는 사회적으로 지위를 박탈당한다. 그토록 맹렬한 인종주의자인 남부 미국인들은 남북전쟁 이전이나 오늘날이나 변함없이 관습에 의해 흑인 여자들과 동침하는 것이 허용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이 권리를 귀족처럼 위풍당당한 교만함으로 행사한다. 백인 여자가 흑인 남자와 성관계를 하면 노예 시대에는 살해당했을 것이고, 오늘날에는 집단폭행을 당할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와 동침했다고 말하는 대신에 그녀를 '소유했다'거나 '가졌다'고 말한다.   

 - <제2의 성> 514쪽  * 없는 것 없는 제2의성..*



보부아르가 지적하였든, 이것은 여성과 남성 각각의 육체적 행위에 대한 평가가 전혀 다르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유인실과 오가타 지로가 둘이서 시간을 보내고 온 후, 육체관계를 의심하고 분노를 표시하는 조찬하의 태도는 정말이지 모순적이다. 피지배민족으로서 일본여자를 취하는 것은 일종의 승리고, 반대로 일본남자가 조선여자를 취하는 것은 패배, 수치, 타락이 된다. 


오가타 지로와 처음이자 마지막 밤을 보내고 헤어진 유인실.. 그녀가 자기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길 바랐건만, 운명이 그녀의 발을 붙잡는다. 바로.. 임신이다!! ㅠㅠㅠㅠㅠ 그녀는 오가타에게 말하지 않는다. 오가타는 알지 못한다. 피임도 안 했으면서 임신한 건 아닌지 한번쯤은 의심해봐야 하는 거 아니니..? 오가타도 나름대로 인실을 찾다니지만 아이가 태어나 다른 곳에 맡겨질 때까지 전혀 모른다. 인실은 아이를 낳고, 몸도 마음도 망가진 상태로 떠난다. 아마도 중국으로. 

하.. 결국 명희와 비슷한 상태에 이르러버린 인실 ㅠㅠ 두 여자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여기까지 쓰고 며칠 묵혀 두었는데, <토지> 15권에서 유인실이 변신하여 돌아온다!! 따단~ 

유인실은 진정, 여성조건에서 벗어나 본질적 주체로서 자신을 확립한 여성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흥미진진. 

 




댓글(34)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3-04-12 1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악 독서괭님 쩐다!!!!!!! 😫😫😫😫😫😫😫 근데 토지 진짜 대작이네요!!!
그나 저나 초월은 한 번 하면 끝없이 초월이라 ㅋㅋㅋㅋ 저도 유인실님의 미래가 기대 됩니다 ㅋㅋㅋㅋㅋ 어제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에서 메데이아 편이 생각 나요. 자유의 고통. 흥미진진하고 나도 토지!!! 읽어야지 ㅋㅋㅋㅋㅋ(언제?ㅋㅋ)

독서괭 2023-04-12 13:06   좋아요 1 | URL
토지 정~말 대단합니다. 그야말로 대하소설 중의 대하소설이랄까.. 너무 멋져요. 쟝쟝님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서 ㅋㅋㅋ 저도 오디오북 아니었음 도전 못했을 듯요!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 재밌을 것 같아요.

잠자냥 2023-04-12 1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글 쓰고 이달의 페이퍼를 남기고 간 괭......

공쟝쟝 2023-04-12 11:16   좋아요 3 | URL
자주 막 쓰는 저랑 다르죠?

잠자냥 2023-04-12 11:55   좋아요 2 | URL

공쟝쟝 2023-04-12 12:39   좋아요 3 | URL
😷

책읽는나무 2023-04-12 12:42   좋아요 1 | URL
단호한 자냥님ㅋㅋ

공쟝쟝 2023-04-12 12:55   좋아요 4 | URL
무척 기분이 상했으므로 두달동안 땡투 하지 않도록 하갰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4-12 13:00   좋아요 3 | URL
앗! 안 돼...삐지지 말아요.
전 쟝님 글도 좋아합니다^^

넘 늦었나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12 13:02   좋아요 3 | URL
쟝님 댓글에만 금방 좋아요! 눌렀어요.
제가 쟝님 글도 이렇게 좋아합니다^^

공쟝쟝 2023-04-12 13:05   좋아요 4 | URL
아닠ㅋㅋ 나무님 ㅇ 잠자냥한테 상함ㅋㅋㅋㅋㅋ 나무님 무질이 땡투 갑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3-04-12 13:08   좋아요 2 | URL
잠자냥/ 2,3월 못 썼더니 이달의 리뷰,페이퍼 당첨금을 못 받았는데 ㅋㅋ 감사합니다 ㅋ
공쟝쟝/ 자주 막 쓰지만 양질의 글이죠! 폰으로 막 써도 말야~ 부럽습니다.
책나무/ 쟝쟝님은 나무님에게 삐지지 않았다니 안심하십셔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12 13:08   좋아요 2 | URL
자냥님 바쁘신 거 같아 제가 대신 달래야 할 것 같았어요ㅋㅋㅋ
무질이는 읽는 그 순간 구입하시길^^

잠자냥 2023-04-12 13:2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쟝 놀리는 맛 세상 재밌어 ㅋㅋㅋㅋㅋㅋㅋ
ㅇ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12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임명희는 시대의 한계도 있지만 좀 약한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이상현에게 실연당한 충격도 있었겠지만. 제인 에어는 임명희 같지는 않을듯요… 일단 로체스터도 기가 꺾인 상태라서.

유인실의 미래가… 읽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납니다 ㅎㅎ 기억나도 말 하면 안되겠지요 :)

독서괭 2023-04-12 13:1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수하님^^
전 임명희 캐릭터가 답답하면서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상현에 대해서도 약간 밍숭맹숭 하다가 나중에서야.. 그 시대 많았을 여성캐릭터 아닐까 싶습니다. 로체스터 기가 살아나는 와중에 제인이 아주 확 꺾어버렸쥬 ㅋㅋㅋ
유인실 따단 나타나는데 넘 흥분됐어요 ㅎㅎ 앞으로 잘 지켜보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4-12 1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인에어의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작가가 여성의 입장에서 완전한 판타지로 가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한 느낌이었어요. 토지의 현실성 지극히 공감합니다! 읽으면서 분통터질 때도 많지만 그래서 저는 더 읽는 맛도 있는 것 같아요. 15권 다시 열청중입니다. 기다린 만큼 멋진 분석 글 감사합니다. 역시 괭님 최고!!!*^^*

독서괭 2023-04-12 13:12   좋아요 2 | URL
맞아요. 화가님. 해설에서 로체스터가 눈과 팔을 다치면서 남성성을 거세당하는데, 그 상태에서 제인과 이상적인 사랑을 이룬다는 것이 현실에서 있기 힘든 일이라고 했던 듯요.. 공감..
화가님과 토지 함께 듣고 있어 너무 좋습니다. 제가 약한 역사 부분 정리해주셔서 더 좋아요!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 2023-04-12 1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독서괭 2023-04-12 13: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햇살님~^^

망고 2023-04-12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지에서 신여성들을 보는 먹물든 남성들의 시선이 참 적나라하게 나오죠 유인실에대한 수근덕거림도 그렇고 남녀평등에 대한 칼럼 좀 썼다고 강선혜를 왕따시키는 것도 그렇고...근데 유인실의 미래는 정확하게 끝맺음해주지 않았던 기억이 나는데요ㅎㅎㅎ제가 기억을 못 하는걸지도ㅜㅜ

독서괭 2023-04-12 13:13   좋아요 2 | URL
오 망고님 완독자이시군요. 맞아요 강선혜 따돌리는 것도 참 보기 그렇더라고요. 강선혜도 그리 호감형 인물은 아니지만요. 유인실 미래가 끝맺음이 안 된다고요?? 그래도 유인실이 몸과 마음이 너덜해진 상태로 떠났는데, 몇년 후에 따단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끝까지 듣고 알려드리겠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3-04-12 12: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유인실이, 그 대사 하는 인물 아니던가요? 사랑했던 남자에게 ‘당신을 잊는 것은 나의 의지이지 마음이 아니지 않아요?‘ 이런 뉘앙스의 대사였는데. 제가 그 대사에 완전 치여가지고 박경리 님 천재.. 그랬었는데 말입니다. 유인실의 대사 같은데 기억이 불분명 합니다. 하도 오래전의 일이어서요.

아 그나저나 독서괭 님, 진짜 명품 페이퍼 쓰셨네요. 제2의 성을 뭐랄까 아주 맞춤한 시기에 똭- 읽고 또 맞춤한 문장들을 똭- 가져오고, 소설속 인물들을 비교하여 이렇게 멋진 글을 쓰시다니.. 독서괭 님 짱입니다. 투비라면 응원 500원 놓고갔을 겁니다. 독서괭 님, 만세!

계속 읽고 쓰셔야겠어요, 독서괭 님. ㅋ ㅑ -

독서괭 2023-04-12 13:15   좋아요 1 | URL
오옷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지만 유인실이 오가타에게 했던 말 같은데요?? 유인실이 참 멋있어서 좋아하다가 임신으로 힘들어하는 모습 보고 안타까웠는데.. 변신하여 너무 좋습니다.
명품 페이퍼라니 과찬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제2의 성>을 계속 읽다보니 이런저런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 관련시키게 되더라구요. 1도 모르는 실존주의에 대해서도 아는 척- ㅋㅋ 500원 마음으로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3-04-12 14:04   좋아요 2 | URL
괭님 저라면 괭님 투비에 응원 5000 포인트 놓고 갔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12 15:02   좋아요 2 | URL
저 투비 안 한다고 막 던지시는 거 아닌가요 자냥님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12 1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지 읽어야 하나? 괭님 후기 읽으면 늘 왔다 갔다 하던데, 오늘은 읽어! 뭐해? 이런 느낌이랄까요?^^
같이 읽은 책들과 연관성! 그것도 토지랑 보부아르 책이랑 제인 에어랑 찰떡궁합이라니?
사고의 폭이 무한정이시군요^^
이쁜 알라디너들 넘 많다!!!

독서괭 2023-04-12 13:18   좋아요 2 | URL
오늘은 읽어! 뭐해? ㅋㅋㅋㅋ
그러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늘은 들으시라고요^^ 진짜 <토지> 오디오북 연기자들 연기도 명품이예요. 사투리도 얼마나 잘 하시는지~ 감정연기도 최고~ 강추입니다.
명희의 삶이 너무 안타까워서, 제인에어 도망간 게 얼마나 잘한 일인가 새삼 생각했어요 ㅎㅎ 명희는 자기자신을 너무 존중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4-12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토지괭님~!
토지가 대작이긴 대작이나 봅니다. 찾아보니 22권짜리 이군요 ㅋ

독서괭 2023-04-18 14:25   좋아요 1 | URL
대작이죠.. 종이책으로도 가지고 있는데 자리를 너무 차지해서 본가에서 못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3-04-12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너무 좋네요! <제2의 성>이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니 역시 명작이고, 그런 명작을 빛나게 하는 독서괭님표 명페이퍼입니다.
저, 토지 다시 읽어야겠어요. 정말 1도 기억이 안 나는데 독서괭님 따라 읽으니 너무 궁금한 거 있죠!!

독서괭 2023-04-18 14:26   좋아요 0 | URL
명페이퍼라니 과찬 감사합니다 단발님 ㅎㅎ
토지 재독하시려면 오디오북을 강추 드립니다. 성우님들 목소리며 연기며 너무 좋아요!^^

난티나무 2023-04-13 0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토지 읽고 싶어지는!!!!!! 그동안 잘 외면(?)했는데요!!!! ㅎㅎㅎㅎ
조용히 기다린 보람 저도 느낍니다~~~~~^^
👏👏👏

독서괭 2023-04-18 14:26   좋아요 0 | URL
그동안 왜 외면해 오셨나요? ㅋㅋㅋ 난티나무님도 한번 다시 도전해보시는 겁니다! 오디오북 강추예요!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책 산 자랑. 이번 책들은 이런 책들은 사줘야지 하는 기준에 의해 골랐다.
세월호 생존 학생이 쓴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 곧 세월호 참사 9주기라니.. 시간 빠르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세대가 이만큼 자랐는데도 아직 세상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왜 사람들은 모르는 걸까요. 이런 일들을 계속 무시하고 지나친다면 그다음 차례는 자신과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그걸 막기 위해 왜 남겨진 사람들만 몸부림쳐야 하는 걸까요. 저는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다음 세대인 아이들도, 더 성장해 나갈 저의 세대 사람들도 우리 앞에 벌어진 참사에 두 눈 뜨고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거예요.
남겨진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이 나라에 사는 사람으로서.
부디 관심을 거두지 않기를, 생각을 멈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9쪽


<청소년을 위한 제주 4.3> - 제주4.3 사건을 처음 자세히 접한 건 강준만의 현대사 책에서였다. 지난해 청소년을 위한 5.18 책이 좋았기에 다른 책도 봐야지 했었는데, 4월을 맞아 샀다.

누군가 말했다. 제주 43은 3만여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하나 소중한 사람이 희생당한 3만 개의 사건이라고. 나는 그 하나하나의 이름을 다 말하고 싶었다. 3만 개의 이름을 ...... 이제 내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름을 불 러줄 것이고, 이름이 불린 이들은 평화의 꽃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채 피지도 못한 채 잠들어야 했던 우리 마을의 오 아기가 이제 영면하기를 .
-<청소년을 위한 제주4.3>, 7쪽


오늘도 50분의 자유시간, 선택한 책은 <토니오 크뢰거> 재밌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3-04-08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번달에 안사셨으니 이번달에는 4권 사셔도 되는거 아닌가요? ㅋ 열린책들 시리즈 읽고 계시는군요 ^^ 빵도 맛나보입니다~!!

독서괭 2023-04-12 10:09   좋아요 1 | URL
ㅎㅎ 역시 새파랑님의 구매 촉진 댓글. 하지만 저의 올해 목표는 월 2권 사기가 아니라 안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달 실패!! 새파랑님은 열린책들 진작에 다 읽으셨지요? / 저거 비스코티라는 건데 엄청 맛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4-08 2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의미있는 책 사진입니다^^

독서괭 2023-04-12 10:10   좋아요 1 | URL
그때의 생존자 학생이 이만큼 어른이 되어 책을 펴내다니, 대견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