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400. 每日 매일 달걀 (김수연)

187/400. 每日 매일 두부 (김수연)

 

 사진도 깔끔하고 자세한 과정 설명도 좋다. 달걀편 보다는 두부편에 더 활용도가 높아보인다.두부는 찌개도 일품요리도 또 반찬으로도 변신이 가능하고, 계란편의 수란은 머리로만 알던 요리인데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어졌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요리책이 수십 권이라도 칼을 들어야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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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5-1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두부 궁금합니다요. 저는 두부 쪼아해요~~~~ㅋ

유부만두 2015-05-12 18:04   좋아요 0 | URL
매일 두부, 좋아요. 저도 두부 완전 사랑합니다. ^^
 

183/400. 만나러 가는 길 (안병현)

아주 어려운 책이다. 친구가 연락을 해서 만나러 가는 길인데, 길은 험난하고 수많은 갈래길에 도처엔 사기꾼들이 숨어있다. 그래도 주인공 토끼는 자기보다 큰 상대, 작은 상대를 성심성의껏 대하고 큰 강에선 수영하는 슬픔을 만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성장으로 여기기엔 너무나 어둡고 무섭다. 책소개엔 희망과 포근함을 느낀다고 되어있는데, 맨 마지막에 둘이 만나는 장면은 그보다는 더 복잡해보인다.

 

184/400.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

잔혹동시와 함께 언급되고있는 그림책이다. 이 꼬마도 엄마한테 험한 말을 하고, 괴물들을 찾아나서서 신나게 논다. 그리고 저녁밥 냄새를 맡고 (엄마의 정, 사랑을 나타낸다고들 합니다만) 돌아온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먹는 저녁밥이 아니라 자기 방, 자기 침대 옆에 놓인 혼자 먹는 밥이다. 내일은 꼬마가 엄마 아빠랑 함께 식탁에서 아침밥을 먹기를 바란다.

 

185/400. 코끼리 (앤서니 브라운)

백석의 동화도 생각나고 길떠나는 메뚜기도 생각나는 그림책. 다들 도움을 거절할 때 손을 내미는 건 작고 보잘것 없는 쥐 한마리. 아기 코끼리는 진짜 친구를 하나 얻은 걸까. 쥐는 안녕, 쿨하게 말하며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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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00. Never Let Me Go (kazuo Ishiguro)

 

제 1부는 읽기가 매우 힘들었다. 클론 이야기고, 인권 혹은 생명에 대한 이야기인 건 알았는데 이야기 흐름이 너무 느린데다 화자인 Kathy가 영 정이 안 가는 여자 아이였다. 스물 여덟 여자 (아이)가 어린 시절, 열살 혹은 그 이전의 이야기를 띄엄띄엄 하는데, 물론 자신의 기억에 의존한 서술이니 자기중심이고 그 예전의 사소한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되새기고, 또 후회하고, 어느정도 의미 부여를 하는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다니던 해셤 학교를 떠나 Cottage에 머무르는 2부는 흐름이 빨라지는데, 이제야 그들이 보통 사람과는 아주 다른, 그러니까 몸 안에 있는 장기를 떼어내 다른 '인간'에게 주어야하는 운명을 지닌 클론, Donor라는 걸 드러낸다. 그들의 운명이 complete (소설에선 죽는다,는 말 대신 완성된다고 표현한다) 되는 지점까지 하나, 둘, 셋, 어쩌면 네 개까지 장기를 떼어내는 어떤 존재들의 이야기. 하, 이쯤되면 이 기괴하고 잔인한 소설에서 손을 떼야 했는데, 벌써 나는 화자와 그 친구 Ruth, Tommy에 정을 붙여버린 후였다. 이 가여운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너희들은 특별해"라며 교육 받고, 착한 아이들로, 때론 시기와 질투, 혹은 혼란을 통과해, 어느 보통 인간들보다 자신들의 근원 (클론의 모델이었을 possible)을 궁금해하며,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는 아이들에 가슴이 찢어진다. 사랑, 이라기 보다 이 아이들은 혼자 남겨지는 것, 혹은 버려지는 것에 두려움이 컸다. 아, 이 아이들은 왜 도망이라도 가지 않을까. 끝까지 너희들은,....달라, 라는 말로 모든 가능성의 문을 닫는 미스 에밀리나 마담도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그렇게 면전에서 잔인하게 다 이야기해야 했나요? 미스 에밀리, 당신은 너무 잔인해요.) 내가 더 슬퍼서 어쩔줄 모르는 이유는, 이 젊은 생명들이 왠지 지금도 이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 것만 같아서다.

 

처음부터 기억, 그리고 느낌과 후회에 집착하는 Kathy의 기록이 진정한 인간이 갖추는 soul의 한 면인 것을 생각하면, 이 아이가 못 가진건 단지 물질성, 인간 기술이 복제하고 떼어내고 complete 시킬 수 있는 껍데기 였던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클론이 인간이 아닌 이유는 자신의 물질성에 주인일 수 없어서 일까. 자신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Tommy가 자신을 부르는 환영을 묘사하며 눈물을 흘리는 Kathy, 아, 이 아이는 끝까지 다른 데로 가지 않는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간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 그 아이를 위해서 울어버렸다. (네, 전 소설을 읽으며 잘 웁니다. 실제 있지도 않은, 사람도 아닌, 상상의 이야기 속의 클론을 위해서 엉엉 우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복잡하고 불편하고 슬프면서 까다로운 소설인데, 이전에 읽은 이시구로의 "남은 나날들" 과 "녹턴"과는 아주 다르다. 속속들이 다 꺼내어 찬찬히 쌓아가는 소설이라 갑갑하기도 한데, 아 이런 게 진정한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먼저 이 걸작을 읽으신 아롬님의 감상처럼, 다시 한 번, 꼭, 다시 읽어야 한다. 그땐 첫 페이지 부터 Kathy를 보듬으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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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5-11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제 이름이 언급되고,,, 영광입니다요!!^^
축하드려요. 처음엔 잘 읽히지 않는 소설이고, 또 좀 어렵게도 느껴지는데,,,, 그 모든 난해함을 뚫고서 읽어내셨네요!!! 우리 담에도 같이 시작해요~~~^^*

유부만두 2015-05-12 18:07   좋아요 0 | URL
1부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문학의 힘이랄까요, 찬찬히 쌓아가는 이시구로의 문장이 멋졌어요. You know what? 저 .... War and Peace 펭귄판 으로 샀어요;;;;; 영어판이요. 글씨 완전 조그맣고 두껍고...ㅋ 진정한 목침이더군요. 일단 꽂아두었습니다.

라로 2015-05-19 13:51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ㅎㅎ 이 댓글 이제야 봤어요!!!!ㅋㅎㅎㅎㅎㅎㅎㅎ
저도 같이 시작해 볼까요???근데 지금은 안 되어요,,ㅠㅠ 저 영어수업 다 끝나면 꼭 같이,,응???^^;;;;
 

180/400. 중국인 거리 (오정희)

오래전 읽은 소설인데 다시 읽어도 새롭다. 거리의 묘사나 아이들의 말이 너무 생생해서 살짝 섬찟하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적산가옥과 창이 좁은 중국인 거리의 건물이 적대적일 만큼 낯설다. 비슷한 시대적 배경의 박완서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와 아주 다른 기분이 든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골방에 웅크린 소녀, 덜컥 찾아온 초경.

 

181/400. 건축이냐 혁명이냐 (정지돈)

담담하게 시작한 소설은 이구, 라는 이름으로 역사성을 띄나 싶다가 이런 저런 건축사의 일화들이 복잡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소설이 읽.힌.다. 줄거리도 없어 보이는데, 읽힌다. (내가 시를 잘 못 읽는 큰 이유는 줄거리를 못 찾아서입니다) 신기하기도 하지. 건축가와 문인의 연결점이라면 함성호 시인, 오기사, 그리고 엘리엇 부, 정도가 생각난다.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이구, 그리고 정신없이 이어지는 육칠십 년대의 서울과 뉴욕의 미술, 정치, 사람들의 삶. 제목에선 건축과 혁명 중 택일하라는 압박을 느꼈는데, 읽다보니 건축이나 혁명이나 삶이나 공간을 훑어가고 있었다. 제대로 읽었는가, 는 모르겠다. 이 소설이 하나의 건물이라면, 대문이 있던가 없던가, 닫혔던가 열렸던가. 없으면 뚫어보라고, 옆에 큰 망치 하나 놓여있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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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는 이교도인 와일드를 불편하고 괴롭게 했다. 그는 복음서가 전하는 기적을 용서하지 못했다. 이교도에게 기적이란 예술인데 기독교가 예술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비현실을 추구하는 예술가라도 실재하는 삶 가운데서는 현실성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37)

 

와일드는 예술가의 인생에는 일종의 치명적인 숙명이 동반되며, 생각은 인간을 뛰어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43)

 

"내 인생의 비밀을 알려줄까? 나는 나의 모든 천재성을 내 인생에 쏟아부었어. 내 작품에는 고작 재주만을 부렸네."

그보다 더 사실일 수 없었다. 와일드의 가장 뛰어난 작품도 그의 화려한 말솜씨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 이라면 누구나 그의 글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처음에는 얼마나 참신한 이야기인가. 발자크의 <나귀가죽>에 비하면 얼마나 대단하고 또 얼마나 의미심장한가! 하지만 글로 남겨진 그 작품은 실로 실패한 걸작이 아니던가! 그의 재미있는 이야기는 문학적 간섭을 지나치게 받아 아무리 수려해도 허식을 지울 수 없게 된다. 미사여구로 멋을 내느라 최초의 이야기가 지녔던 아름다움이 가려진다. 독자로서는 그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거치는 세 단계를 놓치기가 쉽지 않다. 최초의 생각은 언제나 아름답고 단순하며 오묘하고 놀랍다. 일종의 잠재적인 필연성으로 각각의 부분이 인위적으로 전개되고 작품의 구성이 서툴러진다. 그 후 와일드가 각 문장을 다듬고 손보면서 지나친 기교를 더하고 진부한 표현으로 뒤바꿔 감동은 사라지고 독자는 영롱한 표현 밑에 가려진 심오한 감정선을 놓치게 된다. (51)

 

"B는 끔찍하네.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네. 내가 다시 과거의 나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남들이 나를 변화시켰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네. 하지만 사람이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지. 내 인생은 예술작품이네. 그런데 예술가가 같은 작품을 다시 만드는 법이 있던가? 그랬다면 그 작품은 실패작이어서겠지. 수감 이전의 내 인생은 최고로 성공한 인생이었다네. 하지만 그것은 분명 나의 과거라네." (60-61)

 

와일드는 몇 번이나 말한 바 있다. "인생에서 얻은 모든 것은 예술로서는 잃은 것이다." 그랬기에 와일드는 비극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결국 예술만이 이 모든 것의 결론인가요?"라고 와일드는 <의도>의 화자를 통해 묻는다. 다른 화자를 통해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예술은 우리를 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10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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