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에 하루씩 건조하고 냉정하게 세월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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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어른 - 김지은 평론집
김지은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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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렇게 좋은 동화책이 많은데' 라는 책머리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다. 저자 김지은 선생님은 여러 좋은 동화책을, 어른들이 지어낸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거짓말 이야기'를 주제별로 묶어서 소개, 그리고 분석해주셨다. 여느 문학평론집과는 다르게 동화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른과 어린이를 오가며 따뜻하고 엉뚱하게, 하지만 올곶게 이어졌다. 읽는 내내 바쁘게 책 제목과 동화 작가 이름을 따로 적어 놓았다. (이 좋은 책에 왜 동화책 목록이 없는겁니까!!!) 어린이들이 좋아라하는 책들, 서점마다 비닐로 싸놓은 "~되는 법" 류의 책 말고도 이 책에는 이곳, 학원 말고 '다른 곳'의 '숨은' 이야기들이 반짝반짝 눈부시다. 소개된 50여권의 동화책 중 내가 읽은 건 고작 다섯 권쯤. 큰 아이를 키울 때와 이리 달라진 동화판이 반갑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 동화 작가가 쓰는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독자를 너무 아래로 만만하게 보아서도, 계도의 대상으로 다루어서도 안된다. 그 위험하고 섬세한 작업의 의미를 김지은 선생님의 이 책은 밝혀주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는 아이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린이가 억지로 부모의 짐을 지거나 어른의 옷을 입지 않토록, 어린이가 씩씩하게 자라나도록 우리, 어른들이 보살펴주고 사랑해주어야한다. 동화는 그러니까 어린 시절의 나, 지금의 아이들, 그리고 미래까지 아우르는 '거짓말로 된 사랑'인지도 모른다. 다시 어린이로 돌아가 동화책을 읽고 싶어졌다.

 

이 책 진짜 좋아요! 머리글부터 좋아서, 끝까지 다 좋아요! 선생님들, 초딩 부모님들 강추!

동화 평론집인데 다 읽고나면 울컥, 하면서 동화책 찾는 동심이 흘러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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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에 짜~한 서민 교수의 책을 이제야 읽었다. 처음 부분에는 기생충 나쁘지 않아요, 오래된 생명체에요, 라면서 긴장을 풀게 했지만 이어지는 디스토마 부분 부터는 내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돌이켜보면서 온갖 재앙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북으로 읽었는데, 사진은 너무 작게 들어가거나 그림표의 글씨는 흐려서 보기 불편했다) 작가의 뛰어난 글솜씨 덕에 어렵고 복잡한 기생충 열전을 쉽게 읽어내려갔고, 이런 저런 우스개 소리 속에서도 중심은 "인간사랑"이라고 계속 생각했다. 그나저나 내가 좋아하는 소간, 간장게장,,,,,,,은 당분간 먹기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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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6-01-19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간장 게장을 포기해야 한다고요? 서민 교수님도 간장 게장 좋아하실 분위기였는데...

유부만두 2016-01-19 07:55   좋아요 0 | URL
아예 포기는 아니고요. 15일 이상 숙성시키거나 하루쯤 냉동하는 방법도 있대요.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고나서 당분간은 못먹을듯해요... 책은 정말 재미있어요!
 

어린이용 홍삼액 이름으로만 알았는데 '양아록'은 조선시대 선비 이문건의 손자를 키우며 적었던 육아기록이다. 홍승우 만화가의 편집과 귀여운 그림으로 나오긴 했지만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비록 하인들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귀양살이를 하던 중)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라 밝고 따스할 수가 없다. 아이의 아비는 병으로 제정신이 아니었고 손이 귀한터라 가문을 일으키기위해 손주하나만을 열심으로 돌보려는 할아버지 이문건의 '마음'은 내내 아이를 들볶고 며느리를 불편하게 했다. 젖물리는 방법과 시간, 간병의 방법을 내내 일러주는 시아버지! 아이가 첫걸음을 떼고, 첫니가 돋고 하는 순간의 묘사는 감동스럽지만 아이를 훈육한다며 기절할 때까지 매질을 하는 장면은 (그것도 거푸 거푸) 지겹다못해 화가 났다. 아이가 곧 가문의 내일이니 시간도 많으신 선비님께서 챙기셨겠지만 선비 이문건의 양육법은 많이 불편하다. 그 아이가 커서 입신양명하여 가문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의병을 일으켰고 상 받기를 사양했다는, 즉 올곧게 자랐다는 기록은 남아있다. 그 짧은 기록으로 이문건의 양육법이 옳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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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기획도 신선하네요? ㅎㅎ 홍승우 작가의 그림체 좋아하는데 양아록을 그의 그림으로 읽을 수가 있군요^^

유부만두 2016-01-18 12:50   좋아요 0 | URL
하지만 기대보다는 밋밋하고요, 저자의 육아방식에 화가 많이 났습니다;;; 조선시대의 할아버지로서의 사랑 표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요. 하지만 애를 너무 패요. ㅜ ㅜ